다른 사람의 감정과 즐거움이 먼저인가
약간 심리 고민에 관한 글
요즘에 엄마랑 전화하면 얘기가 자꾸 옛날로 가는데 자기가 옛날에 나 버리고 떠났을때 얘기하면서 그때 왜 그런결심을 하게되었고 뭐..인생이 그때는 너무 막막했고 이대로 안되겠다 싶어서 어쩌고저쩌고 해서 그렇게 했다
이러면 저는 그냥 좋은 이야기하거든요? 거기다 대고 뭐라하겠습니까. 저는 이야기할때 친구든 처음만나는 사람이든 싫어하는 사람이든 무조건 좋은 얘기해줍니다. 저절로 그냥 그렇게 말을 하다보니까 친구든 뭐든 저랑 얘기만 하면 자기 안 좋은 얘기꺼내는 것 같아요. 지칩니다. 저랑 이야기하면 재밌고 고민상담 받으면 정리된다고 하는데 그게 다 제 에너지 거든요. 아무튼..
엄마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그랬구나 그래 그래도 그런 과거가 있으니까 지금 자기 자신이 있고, 그런 과거가 쌓여서 지금의 본인이 있다. 이런 정도의 이야기를 해주거든요. 나는 지금같이 소설이 많이 쌓인 이 시대에 태어나서 책 읽을수있어서 좋다. 행복한 이야기도 해주고. 지금 나이가 조금씩 들고 제가 본인을 원망할까봐 걱정이 되는지 자꾸 그런 이야기를 꺼냅니다. 저는 겉으로 좋은 이야기를 막 해주다가 전화를 끄고 나면 속으로는 기분이 딱히 좋지는 않거든요.
어쩌라는거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해해달라는 건가? 그 이야기는 나에게도 상처인데 난 왜 저 사람을 위로해야하는가에 대한 자괴감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대학생일때 그 사람이 나를 때리고 그리고 갑자기 우는 바람에 저는 그 사람을 안아줬거든요. 이런 제가 싫습니다. 그냥 그 순간에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돼서 제 감정은 어디 내다버리나와요. 점점 지치고 이런게 인간관계에서도 작용하는 것같은 걸 최근에 인식했습니다. 제가 엄청 잘해주다가 제가 지쳐서 사라집니다. 누군가와 연애하고 시간을 보내는 상대방 즐겁게 해주느라 에너지 다 쓰고 웃고 화제꺼내고, 왜냐 함께있는 시간이 좀더 즐거우면 좋잖아요? 그게 배려고 그게 옳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건데. 연애 친구 이젠 가족관계에서 까지 과하게 말하면 소통하는 과정에서 착취당하는 느낌입니다.
이거 뭔 성격인가요? 착한 아이 증후군은 아닌것같은게, 저는 딱 끊어버리거든요. 연애도 친구도 관계를 확 끊어버립니다. 그냥 혼자서 책읽고 싶은 겁니다. 건들지 말았으면 해서. 에너지가 없어서… 막 뒷골이 댕겨서 막장드라마처럼 쓰러질 것 같아서
최근에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제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었는데… 스스로 진단한 결과…개선 방안이 좀 가만히 있어보자… 겠네요. 나를 때리고 울면 안아주진 말자. 그냥 가만히 있자… 상대방의 감정에 끌려가지 말자. 누가 고민들어주면 적당히 좋은 얘기해주자… 그냥 씻어야된다고 전화 끄자. 아프다고 못 나간다고 하자..
이래서 그런걸까요? 저는 책읽는 게 재밌거든요. 책읽으면서 그 글 하나하나 보면서 과몰입되면서 희노애락이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제 감정보다도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것도 장점일까요? 책을 재밌게 읽을수있으니까?..
제가 생각한 개선방안이 최선이겠죠? 다른 의견있으면 알려주세요. 침아저씨의 횐님들 다 고수들이시니까.
저는 근데 누구한테 제 안 좋은 이야기를 하거나 공격을 하면 옛날에는 안그랬던 것같은데 좀 스스로 힘들더라고요. 머리가 찌릿찌릿한 거 보니까 스트레스도 받는 것 같아서..뭐 그렇게는 잘 못하겠나봅니다. 나쁜말하면 전기 충격받는 고문이라도 당했나… 왜 이렇게 순두부처럼 물러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