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빠는 방통대를 나오셨음
아빠는 고졸로 바로 회사에 들어갔다가 독하게 승진시험 처서 젊어서 일찍 위로 올라갔는데
너무 무시를 당해서 방통대를 드가심
엄마는 주간엔 급사, 야간으로 고등학교 졸업하면서도 성적은 1등이었는데
너무 공부가 하고 싶어서 자기 힘으로 공장 다니면서 대학도 같이 가고 싶어서 방통대에 드가심
아빠는 학생회 회장 엄마는 부회장으로 이쁘게 만나셨고
아빠는 30에 과장 달고 엄마는 24세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됨
두 분은 내가 아는 한 공부도 잘하시고, 무엇보다 되게 열심히 사시고 아껴 쓰시면서 사심
그렇다고 그 아낀돈 전부 나한테 올인하고 그런건 아님, 오히려 돈이 사람 망친다고 용돈도 안주심
그래도 내가 공부하겠다는 건 아끼지 않았음
그렇게 아버지는 박사학위까지 엄마도 박사학위까지 따셨음
아버지는 그 회사 사원이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끝까지올라가셨고
어머니는 초등교육학과 나오셔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됨, 옛날이라 시험이 쉬웠다고 해도 애 보다가 한 반년 공부하고 시험 바로 합격하셨던거 보면 대단하심…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신 분들이라 그런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로 돈 못벌고 빌빌 거릴때면
난 지금 여기서 뭐하나 하고 미안할 때가 있음
은퇴후에도 아직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일하심 진짜 레알 정직하게 버심
돈만 벌거였으면 아버지 전 회사 탑 찍은 경력 활용하면 됐는데, 또 그런건 안하시고 자격증 따서 막노동 나가시다가 어느순간 관리자급 되심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돌아가신거 보면 일 하는게 건강한거라 일하시는 거 가지고 뭐라고 하진 않지만
모으지 말고 쓰시라고 하는데
나중에 자기들 죽으면 집을 물려줘야 한다고
나 말고도 형제가 하나 더 있는데 둘 다 물려줘야 하니까 좀 더 열심히 하겠데.
내 형제 결혼한 분한테는 다달이 손주들 학비 해야 한다고 모은 돈 다 저축하고 남은 돈 부쳐줌
울 엄빠는 진짜 쉬는걸 모르심
그래서 가끔 쉬려고 방장 방송 보는거나
가끔 쉬려고 이런 익명게 와서 댓글 쓰는 것도 미안해질 때가 있는데
내가 해보니까 나는 부모님처럼은 못살겠드라
종이 다르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다 그런게 아니라
걍 내 직업은 직업대로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어디 하소연할데가 없는데라 그런지
가끔은 방장 방송도 봐야 하고
가끔 이런데 와서 남들 글 쓰는것도 봐야 하드라
갑자기 왜 이런 말을 쓰냐…
어떤 게시글을 봤는데
누구(아빠)와 누구(엄마)의 자식이면 어떤 분야는 로얄 블러드다 라는 댓글을 봐서 그런거임
왜 엄마 아빠의 노력과 직업이, 자식에게도 고스란히 나올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그거 되게 부담스러운 건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조적으로 갑자기 엄빠 자랑 하고 싶었고
그만큼 내가 못난놈이라는 것도 말하고 싶었음
근데 솔직히 말해서 나도 못난놈은 아님
아직 안 잘난놈인거지
님들도 다들 못난자식 아님, 잘났거나 아직 안 잘났지만 잘나질 자식들인거임
어느 분야나 다들 힘든거 견디고 살겠지
다들 잘 살고
나도 잘 살게
암튼 남의 부모 직업이나 이런걸로
자식들은 어쩔꺼다 이런 기대감 같은거 되게 부담스러운데
이정후 같은 선수 보면 그런 부담 이겨내고 성공한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함
아무튼 내가 이런 생각해서 그런지
나는 사람들이 선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가지는 걸 되게 안 좋게 봄
그냥 내가 직접 본 사람의 모습만 바탕으로 판단을 함
그래서 논란 같은거에 잘 안 휘둘리는 듯
암튼 헛소리 그만하고 갈란다
하지만 엄빠를 리스펙하고 사랑하는 건 헛소리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