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

난 과 특성상 자주 출장도 나가고

계장이 철밥통이라 주무관하고 같이 행정 보조 하느라 바빠서

같이 일하는 시간도 적은데, 같이 하면 꼼꼼히 하는 탓에

그리고 일 좀 제대로 하자는 잔소리 하는 탓에

뒤에서 내 선임하고 같시 내 욕 많이 했을 거야. 

그리고 결국 의도적으로 무시했지, 내 선임과 함께

그래서 난 2년 중 1년을 니들 없었지만 다 해냈어. 그게 되더라

무거운 나무 의자, 탁자 열 몇 개 옮기는 회의 설비도

출장도, 보조 업무도, 창고랑 문서함 정리도

니들이 설렁설렁 한 일들 몰래 다시 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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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꼭 눕혀야 하는 기기함을 세워놓고 가는 바람에 내가 눕혀놨었지. 문서함 회계 서류들도 뒤죽박죽 갔다놔서 내가 다시 정리했지. 간단한 스프링 제본도 허술해서 결국 나한테 다시 맡기더라. 그리고 난 니들 쉴드를 쳐줬어. 바빠서 그랬을 거라고.

다들 안 믿는 눈치인 건 알았지. 왜냐면 너희랑 난 비교 당하고 있었거든. 직원들이 슬쩍 흘리는 말들과 니들이 날 무시하기 전에 선임이니까 이런 것들 말 좀 해서 고쳤으면 한다는 각 과들의 담당 주무관들 불평. 난 진짜 다 말 안 하고 있었단 말이야, 니들이 알든 모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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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에 회식하는데, 미친 것처럼 술 받아 먹더니 식당 나갈 때 네가 그랬지. 담당 주무관들도 있는 자리에서,

사진 찍는 거 뭐하러 dslr로 찍냐고. 폰카로 좀 찍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그러게. 나도 폰카로 찍었던 적은 있지만, 주로 과 dslr 썼지. 공보용, 홍보용 찍으라고 산 dslr인데. 넌 그게 그렇게 불만이었나 봐.

근데 그게 결국 돌아오더라고. 계약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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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소집 해제한 니들이 커피 사들고 놀러왔답시고 찾아왔었지.

계약직 직원이 된 난 얼떨결에 그 커피 받았는데, 기분 묘했어.

그래서 안 마시다가 저녁 때 몰래 버렸지. 나도 참 어렸나 봐.

계약직이 되고 새로 본 사복 애들에게 내 기준을 강요하진 않았어

걔넨 걔네 룰이 있었고, 난 내가 부탁한 일만 감독하면 됐으니까

걔네들하고 같이 일하니까 내 모습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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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을 원망하진 않는다. 충분히 그럴 수 있었어.

근데 폰카 대신 dslr로 찍는 게 마냥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아.

난 사소한 일에도 dslr 달려들고 잘 나온 사진 찍으려 애썼거든.

난 그냥 아쉽지 않게 후회 없이 했을 뿐이었어. 지금 계약직도 그래.

너희들도 소집 해제 했을 때 그랬길 바란다. 후회 없이 하고 나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