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글을 남기고 싶은 날에 익게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경력이 쪼개져서 무얼 할 수 있을 지 걱정만 가득했습니다.
2주 간 교육 끝에 시작해본 홈쇼핑 고객센터 일은 생각 보다 감정 소모가 심하더군요.
단단한 정규직은 언감생심에 바라지도 않게 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선 분명히 정규직으로 시작했는데 말이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 직장을 나온 후에 즐겁게 하게된 일도 있었습니다. 회사가 경영악화로 부도나기 전까지는 말이죠.
경력을 이어가려고 하니 업계가 사양산업이 되어 가고 있어 다시 부도 엔딩을 맞을 까 겁이 났습니다.
무슨 일이든 해야 할 것 같아 정수기 콜센터에 들어가 1년 간 재밌게 일했던 것 같네요. 재밌게 하던 일도 다시 경영 악화로 부서 축소가 되어 타 업체에 고용승계가 되어버리지 않았으면 그래도 좀 더 같은 일을 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고용승계 대신 퇴사 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 왔습니다. 걷고 있는 동안엔 새로운 경험과 만남에 즐거웠습니다.
한국에 돌아와보니 서른 후반, 인생의 서사가 끊어진 것 같은 막막함에 어쩔 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천만다행인 것은 돌아온 침착맨 방송을 보며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을 붙잡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 오후엔 알바사이트에 올려둔 이력서를 보고 어떤 콜센터에서 면접 보러 오지 않겠냐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목소리가 좋으시니 합격하실 수 있을 거라고 하는 채용담당자 말에 잠깐이나마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합격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업무를 떠나서 친절한 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단 마음이 듭니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다 찾아 해본 셈 치고, 새로하게 될 일은 고되더라도 퇴근 후에 맥주 한 잔 하며 그날 올라온 침착맨 영상 보며 하하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뭐, 사실 지금도 침투부 보며 하하 웃는 낙으로 살 긴 하지만.)
그냥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쓰면 감정을 휘발시켜 좋아요를 기대할 까봐 그냥 침하하 익게에 남기고 싶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찾아오든 내 삶은 내 선물이라 믿어 보려고 합니다. 침하하 분들도 오늘도 선물같은 하루가 되시길 기도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