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디시 네임드 분탕충이었던 썰
때는 고3.
친구 중에 수능 포기하고 인생 자포자기한 채 사는 애가 있었음.
한번은 그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재밌는 거 보여준다면서 컴퓨터를 켜는 거임.
게임이라도 하나 싶었지만 아니었음.
그때 한창 연예인 한 명이 논란 중인 상황이었는데, 친구가 그 연예인 팬 카페 게시글들을 보여줬음.
당시 팬 카페는 팬 카페인 만큼 옹호 의견이 굉장히 많았음.
그리고 그 반대로, 잘못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음.
그때 친구가 반대 의견이 작성된 게시글을 하나 보여주면서 묻는데
“넌 이 사람이 팬인 것 같냐, 아님 분탕충인 것 같냐?”
“분탕충 아냐? 팬이면 굳이 연예인을 공격할 필요가 없잖아?”
“여기 지금 가입 승인 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데 분탕충이 어떻게 있겠냐? 다 팬이야.”
그러면서 네이버 패스로 잘못을 지적하는 게시물 하나하나 뚫어가면서 댓글들을 확인하는데, 그중에서 분탕으로 몰아가는 댓글이 있으면 스크린 캡쳐로 따놨음.
그리고 그걸 하나하나 엮어서 디시에 글 하나를 올렸는데
대충 제목이 ‘XXX 팬덤 분탕몰이 수준 ㅋㅋ’ 이런 뉘앙스였고, 내용은 일베 단어를 잔뜩 섞어서 반대 의견을 내면 탄압한다는 식으로 썼던 걸로 기억함.
처음엔 그게 무슨 의미인가 싶었는데, 그날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그걸 재가공한 글이 다른 커뮤에 다 퍼져서 며칠 후엔 팬덤 이미지가 약간 악성 쪽으로 잡히게 되었음.
물론 처음부터 반응이 ‘어? 쟤네 팬덤 악성이었네?’ 이러면서 프레임이 짜여진 건 아니었음.
원래부터 안티였던 애들이 ‘그래, 쟤네 원래 악성이라 저래.’ 이런 식의 반응을 더하면서 악성 팬덤 프레임이 짜였던 거임.
그때 팬덤 이미지가 바뀐 거 보고 이런 게 진짜 분탕충이었구나 하면서 섬뜩했는데, 지금도 저 방식을 그대로 쓰는지는 모름.
조금 더 방식이 발전했을 수도, 변화했을 수도 있지만 왠지 오늘 침하하를 보다 보니 이 경험이 생각나서 써봄.
마무리가 애매하네
다들 선플 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