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은 학폭이지
나는 좀 별로 여성스러운 사람은 아님
막 여자처럼 꾸미지도 않고 위생관념이 별로 좋지가 않음
혼자 있으면 손가락으로 코도 잘 파고 (파서 먹진 않음)
그래도 사회생활 못할 정도로 더러운건 아니고
잘 씻고 다니기는 하는데 그다지 깔끔떨진 않음.
남한테 관심이 별로 없고 남 시선 의식도 별로 안 함
사교성도 별로 없음. 아이돌 좋아한 적도 없음
그래서 친구도 별로 없었음 그래봤자
나는 왜 친구가 없지 하는 의문을 품지도 않았음.
이미 나는 그때부터 다른 거에 빠져서
다른거 하고 내 혼자 잘 놀았음.
친구야 뭐 없으면 없나보다 했지. 어릴때부터 혼밥도 잘함
평소에 웬만한 것들에는 줏대가 별로 없는데
뭐 하나 꽂히면 주관이 엄청 또렷해지는 경향이 있음
나는 평범한 인문계 여고 나왔는데
고2때 우리반에 자폐를 앓는 애가 있었음
그애는 외형적으로도 보통 사람하곤 좀 다르게 생겼었음
라떼는 거의 대부분 대학진학이 목표였던 시절이라
요즘같이 대학 못가면 말지 하던 시절이 아님.
적어도 공부를 그래도 중간이상은 해야 인문계를 가던 시절임.
그래서 이 아이는 어떻게 여길 들어온 걸까 의아하긴 했는데
다른 애들도 같은 의문을 품고 집에 돈이 많아서
학교에 기부하고 들어왔느니 뭐 그런 얘기가 있었음
각설하고 그 애가 별 이유도 없이 왕따를 당함.
내가 볼땐 이유가 없더라고. 걔는 그냥 자기 자리에
가만히 엎드려있는게 전부인 앤데
옆에 앉으려고 하지는 않으면서 일진애들이 걔를 한 번씩 건드렸음.
일진이라고 해봐야 우리학교는 뭐 대단한 사고치는 일진은
아니고 그냥 학교 뒤에서 담배피는 정도?
우리학교 애들은 뉴스에 나오는 진짜 일진같은 그런
포학한 애들은 없었음 근데 유독 그 여자애 한테만 못되게 굴었음.
머리 언제 감았냐 떡졌네 한 3일 안 감은듯ㅋ
이러면서 30센티 자로 쿡쿡 찌르고
치마는 빨아서 입냐 하면서 치마 들추고
그걸 지속적으로 하니깐 애가 하지말라고 울고 소리지르고
그러면 다른 애가 야 시끄러워 여기 너만 있냐
이런게 반복이었음
애들이 걔 옆에 앉기 싫다고 엄청 호들갑 떨었음
나는 그런 호들갑이 싫었고 그래서 걔랑 1년동안 짝꿍했음
걔나 나나 말도 없고 둘다 아싸라서 친해지진 않았는데
걔 괴롭히는 족족 열번이면 열번 다 뭐라고 하지도 못했는데
그래도 그냥 걔 옆에 있었음.
그냥 한 두번 지나치다 싶을때 몇번 비꼬면서 꼽준 적은 있음
물론 나도 안 무서웠던건 아님 1대 다수니까
근데 그땐 나도 좀 분위기 장난 아니긴 했음
별명이 또라이였음.
학폭하는 걸 이해하겠다느니 여기 대부분 방관자였으면서 이제와서 착한적 한다느니 하길래 알려주는거임
왕따에 거부감 느끼고 있는 대다수들은 방관했던 사람도 있었겠지 그들도 용기가 안 나서 지켜만 보기는 했을거임
근데 아예 행동을 안 하면서 그런 생각을 갖고있지는 않다는거
적어도 몇몇은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 걸로 그 행동을 대신하거나 뭐 어떤 식으로든 행동을 했을거라는거
그리고 장애인 재미로 괴롭힌 경험이 있는 애들은
커서도 어차피 그런 생각 별로 안 변한다는거
그냥 그런 어른으로 성장한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