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투쇼)진실을 알게 된 아들

아들이 세상에 궁금증이 많아진 어느날 저에게 묻더라구요.

"아빠, 아빠는 왜 머리카락이 없어?"

대머리 유전자를 가진 저는 미련없이 빡빡 밀고 다녔거든요.

다른 아빠들은 머리카락이 있는데 저희집 남자는 모두 머리카락이 없으니까 궁금했나봅니다.

유전자 때문에 할아버지도, 큰삼촌도, 아빠도...

그리고 너도.

라고 잔혹한 사실을 말하기에는 아들이 너무 어렸기 때문에 사실을 말할 수 없었죠.

그저, 대머리는 좋은거다.

머라 감을 필요도 없고, 눈을 찌르지 않고, 헤어스타일 고민할 필요도 없다며,

대머리가 되어도 상처 받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시켰습니다.

주말에 온가족이 펜션에 놀러가서 수영장에서 놀았는데,

그때도 아빠랑 할아버지, 삼촌은 수영모를 안 써도 된다고,

"어때? 대머리, 짱 좋지?"

라고 세뇌 시켰어요.

그래서 우리 아들은 대머리가 짱 좋은 줄 알아요.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퇴근하고 왔는데, 아들이 울다 지쳐 잠들어 있었어요.

아내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니까, 그림 한 장을 보여주는데, 가족들이 수영장에서 행복하게 노는 그림이었어요.

"아니? 이게 왜?"

"아니 그게..."

아내가 이야기 해주더라구요.

아들이 선생님에게 자랑하려고 어린이집에 그림을 가지고 갔는데,

수영장에 들어간 세명의 대머리 그림을 보고 선생님이...

"어머, 우리 친구~

쭈꾸미 샤브샤브 먹었구나~"

아들이 대머리 짱 안좋다는 진실을 알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