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게 없었으면 좋겠는데
마지막으로 침하하에 글을 쓴 게 1월이었네여 문득 생각나서 들어와봤습니다 많은 게 바뀌었네요
그동안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기도 하고 일도 옮기면서 거기에 전념하다 보니 잠깐 잊고 살았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 사람과 헤어지고 직장도 다음 달이면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헤어지고 나서는 2주 내내 울면서 지냈네요 연애가 처음도 아니었고 스쳐 지나간 사람들은 많았지만 진짜 사랑이라고 느껴본 게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정말 많이 사랑했거든요
첫사랑이었어요
원래 남 앞에서 잘 울지 않는 성격인데 그 사람 앞에서는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전전애인이 저랑 헤어질 때 울면서 너도 꼭 너 같은 사람을 만나서 울어보라고 했었는데 그 말마따나 정말 많이 울게 됐어요
그땐 걔를 보면서 왜 울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랑하면 눈물이 나는 것 같아요 이제서야 알게 됐네요
그 사람도 저를 정말 많이 사랑했고 저처럼 많은 사람을 만나봤지만 내 첫사랑은 너인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요 늘 서툴러서 저를 꽤 자주 힘들게 했어요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이 아닌 것도 알고 있었는데 그래도 놓을 수가 없었어요 사랑이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마지막엔 제 잘못으로 헤어졌고 이젠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네요
헤어진 지 이제 한 달이 좀 넘었고 지금은 자주 울지 않아요 평소엔 정말 괜찮다가도 그래도 아주 가끔은 눈물이 나요
모든 것은 왜 변하는 걸까요? 운명이라고 생각해서 설렜던 감정도 왜 점점 까먹게 되는 걸까요? 평생 사랑한다고 했던 것도 한 번 돌아서면 왜 이렇게 가차 없어지는 걸까요?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겠지만 저한테는 꽤 긴 시간이었어요
뭐든 쉽게 질려버려서 정착을 못 하는 제가 결혼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러고 싶어서 제가 하고 싶던 꿈도 접었어요 그 사람은 말렸지만 그때는 그냥 그 사람만 있으면 다 될 것 같아서 그렇게 했어요 우습죠…
우리는 어쩌면 같이 살 수도 있었을 텐데 내 잘못 하나로 전부 놓쳐버린 것 같았어요
전에는 분명 매일이 행복했는데 제가 제 손으로 모든 걸 망친 것 같았고요
그런데 오랜만에 침하하에 들어와서 제가 썼던 마지막 글을 읽게 되었어요
그때는 하고 싶었던 일이 잘 안돼서 슬퍼하고 있었더라고요
그걸 보고 깨달았습니다 행복이랑 우울은 늘 번갈아서 왔었구나 내 인생은 항상 행복했는데 이번 일로 내가 한순간에 망친 게 아니었구나 그냥 지금 다시 침체기로 돌아온 것뿐이구나
사유는 달라도 저는 언제나 걱정과 우울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언젠가 괜찮아지고 다시 매일이 행복할 때가 오겠죠
가끔 울어도 되니까 살아나가야죠 변하는 게 슬퍼도 하루하루 변해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숨 가쁘게 벅차던 사랑도 무뎌져서 헤어지게 되고 일을 옮기면서 마음먹었던 포부도 옅어져서 다시 이직을 하게 되었지만 계속 살아있다면 언젠가 다시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새롭게 시작하는 설렘을요
두서도 없이 길게 써버렸는데 아무튼 다시 오게 되니 신기하고 기쁘네요 익명을 빌려 그냥 좀 징징거려 봤습니다
다들 밥 잘 챙겨 드시고 모쪼록 각자의 자리에서 다채로운 행복을 느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