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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갈량은 외계인이 아니었을까

효자 반림
23.04.17
·
조회 180

뭐만 하면 천문을 보고 세상의 이치를 내다보는 제갈량.

근데 그게 사실은 점을 치는 것이 아니라, 우주에 있는 자신의 우주선과 연락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아주아주 오래 전, 중국 대륙에 정착한 한 외계인.

그는 우주를 떠도는 연구자로서 단순한 호기심에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인류 문명을 관찰하기 위해 지구인들 사이에 숨어 들었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지구인들과 함께 했고, 때로는 지구인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삼황오제의 전설이며, 도교의 신선이며,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원숭이의 전설들도 사실은 전부 그의 흔적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비라는 한 남자가 찾아온다.

 

그 무렵 제갈량은 지구인들의 습성에 환멸을 느껴가던 참이었다.

 

인간은 서로를 미워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이구나.

인간은 서로를 미워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는 생물들이구나.

 

전쟁은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끊이지 않았고, 제갈량이 서로를 사랑하라며 알려준 것들은 머지 않아 서로를 해치는 무기가 되곤 했다.

 

제갈량은 더는 이 지구인들의 역사에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

제갈량은 유비라는 자의 방문을 연거푸 거절한다. 

 

그러나 유비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기어코 3번째까지 제갈량을 찾아와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한황실의 부흥을 꿈꾸고 있다며 제갈량에게 힘을 빌려달라고 한다. 

 

제갈량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한황실이니 천하통일이니 하는 것들은 전부 허울일 뿐이다. 

그 너머에 존재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사리사욕, 혹은 헛된 공명심일 뿐이다.

 

제갈량은 유비에게 물었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그대가 원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제갈량은 유비의 눈을 보았다.

 

제갈량은 선천적으로 상대의 거짓말을 간파할 줄 알았다.

이는 그의 종족이 지닌 능력으로서 상대방이 감추고자 하는 비밀들을 제갈량이 쉬이 알아차릴 수 있게 하였다.

 

제갈량은 이미 또 한 번 인간들에게 실망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유비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 제갈량은 이 지구에 와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각을 느꼈다.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원하고 싶소.”

 

제갈량이 신야에 자리잡은 것은 이곳이 중화대륙의 한가운데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전국의 수많은 인사들을 만나고, 그들의 수많은 거짓말을 들어왔다.

 

하지만 지금 유비의 말에서는 한 치의 거짓도 느껴지지 않았다.

 

유니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다시 한번 제갈량에게 말했다.

 

“그러니 부디, 내게 힘을 보태주시오.”

 

제갈량은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제갈량은 저도 모르게 그에게 천하의 정세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혼란에 빠진 난세.

이미 강대한 세력을 이루고 있는 군웅들 

그리고 유비라는 그대의 미약함, 그대의 허황된 꿈.

 

“그럼에도 그대는 난세를 끝내고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겠다는 말입니까?”

“그렇소.”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대는 보잘 것 없는 필부에 불과합니다.”

“알고 있소."

 

그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다시 한번 제갈량 앞에 깊이 머리를 조아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 내게는 당신이 필요하오.”

 

제갈량은 놀라 그만 뒤로 우당탕 자빠지고 말았다. 

 

제갈량은 초라한 가옥의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을 좌우로 상하로 가로지른 서까래와 들보들.

그 모습이 마치 천하의 형세로 보이는 듯했다.

 

제갈량은 꿈을 꾸듯 입을 열어 말문을 떼었다. 

 

“천하를… 셋으로 나누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천하를 셋으로 나눈다.

마치 세 개의 발로 솥을 받치는 형국으로.

지금 이 순간 천하를 노리기 위해서는 오직 그 방법뿐이다. 

 

천하삼분지계의 안이 제갈량의 입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제갈량이 말을 마쳤을 무렵.

제갈량이 다시 고개를 내려 바라본 유비는 울고 있었다.

 

제갈량은 그에게 왜 울고 있냐고 물었고, 유비는 이렇게 답했다.

한낱 필부에게 이리 천하를 보여주시니, 마치 물고기가 이제야 물을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감격에 감동에 감탄을 더하여 감정이 동하니 감사한 마음이 가슴을 울리고 말았다고.

 

그는 울 때에도 한 치의 가식 없이 아이처럼 울었더랬다. 

 

그때, 제갈량은 생각했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이 그의 심경이라면, 나는 이제야 이 광활한 우주 사이에서 하나의 진심을 찾은 것만 같다고.

이 빛나지 않는 작은 별의 오랜 역사 속에서 마침내.

 

제갈량은 일어나 유비의 손을 맞잡아주었다. 

 

“그대의 꿈을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유비는 제갈량은 와룡이라 불렀고, 제갈량은 유비를 주공이라 불렀다. 

 

 

  ***

 

 

이후 제갈량은 유비군의 군사가 되어 매순간 유비를 곁에서 보좌한다.

 

유비는 조조를 피해 강하로 바삐 도주하면서도 자신을 따라오는 10만의 백성들을 결코 버리지 않는다.

 

“백성들이 나를 버릴 수는 있어도, 내가 백성을 버리는 일은 있을 수 없소.”

 

이번에도 그의 말에는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제갈량은 자신이 선택이 옳았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제갈량이 한 인간의 꿈을 이토록 응원하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제갈량은 유비를 어떻게든 더 먼 곳까지 데려다주고 싶어진다. 

 

“동남풍이 불 것입니다. 반드시. 걱정할 것 없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한이 있더라도. 

 

제갈량은 우주에 있는 자신의 우주선과 교신하여 풍향을 바꾼다.

외계인의 기술력으로도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비록 짧은 순간이라지만 거대한 대기의 흐름을 거꾸로 뒤집어놓는 일이니 이 어찌 가벼운 일일까.

 

우주선은 이를 위해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해야 했다. 

그 대가는 제갈량의 생체 에너지였다. 

 

동남풍을 일으킨 이후 제갈량의 육체는 급격히 쇠약해지기 시작한다. 

이 지구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이후로도 제갈량은 천문을 본다고 가장하여 우주선과 교신을 통해 인공위성으로 적진을 살피고 수많은 계책을 만들어낸다.

그때마다 제갈량의 기침 소리가 깊어갔지만, 제갈량은 개의치 않았다. 

유비에게 천하를, 백성을 구하고 싶다는 그의 꿈을 이뤄주기로 했으니까.

 

 

  ***

 

 

관우와 장비는 너무나 허무하게도 목숨을 잃고 말았다. 

 

형제를 잃은 유비는 꿈을 잃어버린 듯 눈물을 흘렸다.

 

제갈량은 복수를 천명하는 유비를 온몸으로 붙잡고 저지하며 외쳤다.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원하겠다는 꿈은 어디로 갔냐고.

지금 이릉으로 간다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다고.

 

유비는 답했다.

형제들의 죽음을 외면하는 자가 어찌 백성을 구할 수 있겠냐고.

백성을 구하려는 자가 어찌 형제들의 죽음을 외면할 수 있겠냐고.

 

거짓말이었다.

 

제갈량은 그의 말에서 처음으로 거짓을 읽었다.

 

유비는 마치 처음 그때처럼 백성을 입에 담았지만, 지금 그의 내면에 있는 것은 오직 복수심뿐이었다. 

 

제갈량은 더는 유비를 말릴 수 없었다.

유비는 대군을 이끌고 이릉으로 떠나고 말았다. 

 

제갈량은 오래 전 인간에게 품었던 생각을 다시 떠올렸다. 

 

인간은 서로를 미워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이구나.

인간은 서로를 미워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는 생물들이구나.

 

이제야 그에 반대되는 증거를 찾았다고 생각했건만.

 

제갈량은 드높은 저 하늘 너머 우주를 바라보며 옛 생각에 한 줄을 보태었다. 

 

하지만 때때로 인간은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도 하는 자들이로다.

 

얼마 후, 유비는 백제성에서 숨을 거두었다.

내게 물이 되어주어 고마웠고, 힘든 꿈을 쫓아오게 해서 미안했다는 말을 제갈량에게 남기고.

 

 

  ***

 

 

유비 사후.

제갈량은 유비의 유지를 이어받아 한황실을 부흥하고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제갈량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

때는 오장원이었다. 

 

제갈량은 선택해야 했다.

돌아가느냐, 남느냐.

 

우주선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몸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 그래왔듯 다시 기나긴 세월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육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또 몇 백 년의 세월 동안 잠들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곳에 남는다면.

 

‘조금이라도 더 그의 유지를….’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갈량은 제단을 꾸리고 기도를 올린다, 라고 가장하여 모두의 접근을 차단하고 우주선과 교신을 시도한다.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우주선으로 돌아가는 대신 우주선에 남아 있는 잔존 에너지를 전부 끌어모아 어떻게 이 육신의 가동 시간을 늘리려는 것이니까.

 

하지만 뜻밖의 사고로 교신은 중단되고 만다.

위연이라는 자의 침입 때문이었다. 

그가 촛대를 밟는 바람에 그 안에 숨견놓은 통신 장치가 고장나고 말았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였던가.

우주를 떠도는 자신이 할 말은 아니지만, 제갈량은 저도 모르게 그 말을 읇조리게 되었다. 

 

수많은 별들 사이 제갈량은 자신의 우주선을 바라본다. 

다시 돌아올 주인을 잃어버린 우주선은 그대로 동력을 잃고 추락할 준비를 한다. 

마치 하늘에 반짝이는 유성처럼.

 

반짝, 하늘에 기나긴 한 일 자의 흔적이 지나가고, 제갈량은 그렇게 눈을 감는다.

삼황오제의 전설이며, 도교의 신선이며,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원숭이의 전설이며 그 모든 것이었던 존재가 아닌, 한낱 지구인처럼.

주군이자 친구이자 이 광활한 우주에서 마침내 찾아낸 단 하나의 진심이었던 그를 추억하며, 비로소 인간처럼. 

댓글
울면죽여버리는 사환
23.04.17
3줄 요약좀
우직한 전오
23.04.17
정독했어요
관통한 부영
23.04.17
너무 길어요 죄송합니다.
피곤한 장의
23.04.17
외계인 제갈량과 엘프 유비의 뜨거운 합체오줌.. 감동받았습니다
부끄러운 성렴
23.04.17
제갈량도 엘프로 밝혀졌습니다
만취한 전혜해
23.04.17
유비는 엘프입니다
소심한 월길
23.04.17
옐후잖슴~
줄건주는 황승언
23.04.17
아 드럽게 기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피곤한 장의
23.04.17
다들 못됐다 읽어보면 좋은 글인데 꼭 길다고 한마디씩 하고 가시네 쓴 사람은 얼마나 힘빠질까
줄건주는 황승언
23.04.17
원래 장문의 글들은 카페 시절부터 서로 쿠사리 주고 그러면서 놀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지충 ㄷㄷㄷ
피곤한 장의
23.04.17
진지충 이러고 있네 ㅋㅋ 원래부터 그렇게 놀았다가 무슨 논거가 됨?
@줄건주는 황승언
만취한 전혜해
23.04.17
원래부터 그랬다 충들 인류는 원래부터 뚝배기 까면서 살았으니 주먹도끼로 뚝빼기 깨고 싶잖슴 ㅋㅋㅋ
줄건주는 황승언
23.04.17
공감능력자 납셨네 ㅋㅋㅋ
줄건주는 황승언
23.04.17
그럼 글쓴이 본인도 가만히 있는데 혼자 공감하는 척 남들 저격하는 건 뭐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논리적인 척 하기는 ㅉㅉ
@피곤한 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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