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영원한 사랑이 뭘까요..?
어제 짝사랑하는 친구와 사랑을 믿니 마니로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그 친구는 사랑이 영원하지 않을 거라고 하더군요.
저도 영원하다고는 생각 안 하지만, 힘 닿는 데까지의 노력은 하겠다고 했어요.
‘오존층 복구 된 거 봤냐~, 다들 안 될 거라고 해도 믿으면 될지도 모른다고’ 했어요, 하하.
집에 오고 나니 하고 싶은 말(어쩌면 그 순간 했어야 하는 말)이 우수수 떠올랐습니다만,
그 친구 앞에서 하지 못한 말들이 남아 여기에 남겨봐요.
뭐, 참으로 남사스러운 말들이지만 한 번 쯤 곱씹어보면 모르죠,
여러분께도 아직 사랑의 단물이 남아있을 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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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대방이 나를 믿게끔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해. 난 최선을 다할 뿐이야.
상대가 내 안에서 믿음을 찾아줄 때 까지.
언젠가 누군가에게 왜 나를 믿지 않냐고 성토한 적도 있지만, 결국 알게 됐어.
나는 남의 마음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대신에 나는 나를 어찌할 수 있고, 나와 관계를 맺는 누군가가 그 안에서 그걸 발견할 가능성 쯤은 존재한다는 걸.
나는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 밑에서 자라서, 어렸을 적부터 사랑에 대한 깊은 의심을 품고 있었어.
그래서 나도 너처럼 ‘역시 남녀 간의 사랑을 몇 개월짜리임에 틀림없어’라고 치부했지.
하지만 사랑은 다행이게도 그런 모습만 있는 건 아니라고 해.
어린 나를 키워주신 외할머니의 지극정성도,
너무 일찍 돌아가버리신 외할아버지가 우리 엄마에게 남기고 간 슬픔과 흔적도,
어렸던 엄마와 그보다도 어렸던 나의 투닥거림도,
사랑이라고들 하던데.
너가 생각하는 사랑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돌고 돌아 다시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 또한 사랑을 잘 모른다고 말하겠지.
하지만 나는 모르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말을 할 것이고, 열심히 찾아나설 것이라고 말하겠어.
사랑에 대해 이토록 긴 문장을 적어내게 한 너에게.
너를 좋아하는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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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어쨌거나 저쨌거나 사랑은 좋은 것이겠죠?
모두 사랑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길 바라요.
침-바

아 씨… 다 쓰고 나니 민망하잖슴~
민망하니 침조씨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