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현이 형이 그렇게도 좋아하던 달나라로 떠난 지 6년이 되는 날입니다.

셜록을 따라 추다가 발목을 삐고, 반에 있는 마대자루로 드림걸 안무를 따라하고, 방백과 투명우산을 들으며 짝사랑하던 사람을 떠나보내고, 매일 밤 주파수 91.9를 맞춰서 푸른밤을 들으면서 야자를 했던 철부지가 어느새 형의 나이를 앞질러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참 빠릅니다.
가수의 인생은 자기 노래의 가사를 닮아간다고, ‘손을 더 뻗어도 온 힘을 다해 뻗어도' 닿지 않는 곳으로 떠나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원망스럽고 사무쳐서 6년 전에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 새벽, 난생 처음 본 민트색 달빛은 달에 도착한 형이 보내주는 안부 인사같아 눈물을 그치고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형은 사람으로서도, 아티스트로서도 아이돌(우상)이란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었기에 하느님께서 달나라로 여행하는 것을 허락해주셨을 거라 아직도 믿고 있습니다.
형이 떠나고 나서 세상은 더 추워지고 있습니다. 마음이 얼어붙어 서릿장같은 한숨이 새어 나오지만 괜찮다고 말해주기는커녕 그 입을 틀어막으려고 합니다. 지칠 때는 조금 쉬어도 좋다고, 그래도 너는 빛이 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 땅 위의 거대한 우울시계가 천천히, 하지만 아주 착실하게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사실들을 생각할 때마다 형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누군가 종현이 어떤 사람이었냐고 묻는다면 장작같은 사람이었다 말하고 싶습니다. 형은 자신의 몸과 영혼을 불살라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주었던 가수였습니다. 노래 잘한다는 많은 가수들이 있었지만 가장 예민하고 다쳤을 때의 저를 달래준 건 형의 위로였습니다. 형이 남겨주신 말을 따라서, 저도 제게 남은 삶을 열심히,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겠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형이 꿈꿨던 따뜻한 겨울이 올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먼 훗날, 아주 먼 훗날에 아름다운 달나라에서 부끄럽지 않은 얼굴로 뵙겠습니다. 형도 그 곳에서 힘들 때는 언제든지 쉬러 와요. 민트색 달빛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