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담장 밖에서 본 것은...

소화기
02.20
·
조회 5675
출처 : 글쓴이의 체험을 바탕으로 함

괜히 옛날 집 사진을 보다 갑자기 생각이 났던 일이라 괜히 적어본다.

지금 생각해도 난 이게 귀신이라고 믿는데, 중2 남학생의 망상이 현실화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과거 우리집은 소위 ‘집장사’들이 만든 집이었다. 작은 마당, 반지하 여럿, 2층 방 2개 그리고 그 사이에

주인집이 위치해있던 다세대 주택이었다. 당시 우리집은 주인집+반지하를 같이 쓰고 있었다.

컴퓨터가 반지하에 있던 관계로, 부모님이 지방으로 문상을 가신 틈을 타 신나게 게임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12시가 넘어 1시에 가까워질 무렵, 긁내 방이 있던 윗층으로 올라갔다.

윗층으로 가려면 작은 마당을 지나 계단을 올라야했다. 그리고 담장 밖은 흔한 주택가 골목길이었다.

 

담장에 내 몸이 반쯤, 그러니까 상반신만 보일 때 쯤, 어디선가 ‘또각 또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닥에 닿는 구두소리였고 자연스럽게 시선이 담 밖으로 향했는데,,,

말도 안되게 예쁜 여자가 우리 집 앞을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난 살면서 그렇게 예쁜 사람 처음 봤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AI에게 그려달라고 했는데,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완벽한 모습이 나왔다.

 

 

딱 위와 같은 모습이었다. 길고 검은 머리, 흰 피부, 투피스를 입은 여자가 우리 집앞을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사춘기 소년의 시선을 사로잡고도 남을 미모였다. 순간, 이 여자도 시선을 느꼈는지 내 쪽을 바라보았다.

 

“안녕?^^” 살짝 웃으며 인사를 했다. 기절하는 줄 알았다.

“아….안녕하세요? -.-;;;” 나도 얼떨결에 엉거주춤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그녀는 가던 길을 가기 시작했다. 약간의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 골목길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일이 생겼다. 과학적으로 소리를 내는 물체가 멀어질수록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야 한다.

즉, 소리가 멀어져야 정상인데, 구두소리는 귓가에 스테레오처럼 계속 선명히 들리는 것이 아닌가.

과학선생님의 아들이지만 과학점수 42점 받던 나도 그건 알고 있었다.

멀어지는 그 사람(?)을 바라보니 분명 멀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소리는 귓가를 때렸다. 이상했다.

 

이 때부터 내가 무엇에 홀렸는지, 대문을 열고 나가서 따라가기로했다.

물론 지금은 매우 범죄지만, 중2의 미친 만용이었는지, 정말 홀렸는지는 모르겠다.

익숙한 골목길도 그 날 만큼은 엄청 이질적이었다. 그저 앞만 보고 계속 따라갔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일정한 리듬으로 걸었다. “또각 또각…또각 또각…”

겨우 그 여자를 따라잡아서, 소리의 근원인 구두를 봤을 때 나는 굳어버렸다.

 

스타킹의 발 부분이 펄럭거리고 있었다. 즉, 발 없이 둥둥 떠있는데 구두만 움직이고 있었다.

그 구두가 움직이며 소리를 내고 있었고, 그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또각 또각 걸어갔다.

굳었던 몸에서 식은 땀이 확 났고, 그 길로 집으로 뛰어들어가 대문을 잠그고 내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날 밤, 인생 처음으로 가위에 눌렸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다. 어린 객기였을 것이다.

그 날 이후 귀신을 본 적은 없다.

가장 강렬한 귀신 체험이었다.

 

물론, 난 귀신보다 나방이 더 무섭다….. 너무 무셔웡….

태그 :
#귀신
#중2
#체험
댓글
바솔로뮤조조심슨
02.20
BEST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740047394381-k81ps1ut2kf.gif
옾카페재오픈한풍전무
02.21
BEST
가능
바솔로뮤조조심슨
02.20
BEST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740047394381-k81ps1ut2kf.gif
소화기 글쓴이
02.20
살려줏메🙀
옾카페재오픈한풍전무
02.21
BEST
가능
소화기 글쓴이
02.21
시상에 마상에
간생이
02.21
과학점수 42점
소화기 글쓴이
02.21
불효자는 웁니다
딱지코모리
02.22
그녀는 다만 사람들의 예쁜 구두좌표계가 부러웠을 뿐이었다
소화기 글쓴이
02.24
그렇게 생각하니 구두를 공양해야 했었나 싶네요
침착바라
02.23
어떻게 지평좌표계로 고정하셨죠?
소화기 글쓴이
02.24
광기...
황금
02.23
그래서 지금 중3인가요?
소화기 글쓴이
02.24
39살입니다... 내 중3 돌려줘요...
길고양이의조언
02.23
눈나..
소화기 글쓴이
02.24
눈나 저한테 시선도 안 줌..
배추살땐무도사
02.23
고백 공격을 갈기셨다면 그대로 구천을 떠도는 불쌍한 영혼 하나 구제하는 거였는데... 아쉽네요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740307741614-7surtn3qsn8.gif
소화기 글쓴이
02.24
역으로 '우린 이제 하나야 이힣힣' 했을지도... 좋은건가요?ㅎ
배추살땐무도사
02.24
다크 아칸 될 수 있었는데... 까비
@소화기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740378172972-9havhfva9a.jpg
저저저저떼잉쯧
02.23
연예인 누구닮음?
소화기 글쓴이
02.24
그런 얼굴 있잖슴. 연예인은 안닮았는데 예쁜 얼굴. 누구 아무도 생각 안나는데 그냥 "예쁘다..." 했음.

😄유머 전체글

현실에 존재하는 NPC 말투
웃음
이삭삭
·
조회수 66
·
2시간전
빡센 중2병을 겪은 사람의 흑역사
웃음
라노링
·
조회수 84
·
4시간전
트와이스 다이어트 후기
웃음
라노링
·
조회수 90
·
4시간전
비건요리 대참사.jpg 1
웃음
웅취한교동
·
조회수 111
·
4시간전
자기 집 입구에 다른차가 주차해서 빡친 집주인
웃음
옾월량
·
조회수 59
·
5시간전
의외로 술 담배 마약 안 하는 사람 1
웃음
옾월량
·
조회수 122
·
5시간전
여자 알바는 이뻐봐야 다 똑같다는 사장님
웃음
옾월량
·
조회수 136
·
5시간전
요아소비
웃음
태엽장치돌고래
·
조회수 67
·
5시간전
돈 없는데 잠실에서 놀고 싶었던 한 대학생.jpg 1
웃음
침헉헉
·
조회수 147
·
6시간전
화가 많이 나버린 배텐러
웃음
통닭천사나가사와마사미
·
조회수 139
·
6시간전
보이스피싱범 과거를 들킨 슈블리맘
웃음
푸르로닝
·
조회수 135
·
7시간전
곰돌이 푸가 차에 치이면?
아재개그
굶망굶망전무웅가
·
조회수 53
·
7시간전
엄마랑 싸운건 난데 아빠가 큰일남 2
웃음
바이코딘
·
조회수 131
·
7시간전
모자매장 진열대 사이에 신발을 두면? 1
웃음
굶망굶망전무웅가
·
조회수 102
·
7시간전
섹스 폰 동우회원 모집하오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jpg 5
웃음
바이코딘
·
조회수 228
·
8시간전
룰렛 1
웃음
nlctxo
·
조회수 73
·
9시간전
게임 역사상 최고의 복수극 “미친 바텐더 이야기” 4
웃음
여섯시내고향
·
조회수 229
·
11시간전
미국 추기경 "마지막 투표때 교황님은 머리 감싸쥐고 계셨다" 3
웃음
웅취한교동
·
조회수 238
·
11시간전
방망이로 칼 이기는 법
웃음
dwz7rv
·
조회수 141
·
11시간전
오랜 첫사랑을 끝낸 여학생 1
이야기&썰
국밥부장관
·
조회수 329
·
14시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