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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 꿈중독 5편(완) (스압)

GOTY
22.12.16
·
조회 1227

커플이야 그렇다치고,
몇 명 단위로 뭉쳐서 몰려다니며 다른 무리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 몹시 이질적이었지. 

미스틱의 주민들은 비교적 최근에 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나와 정호연을 아예 모르거나
안다고 해도 대충 그런 사람이 있구나 하는 정도였어. 

때문에 나와 정호연은 심한 경계의 눈빛을 받았어.
나와 정호연은 어쩔 수 없이 당분간 못 왔다가
오랜만에 왔다는 식으로 약간의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경계심을 쉽게 풀지를 않더라고. 

한참 뒤에 진에게서 겨우 얘기를 들을 수 있었어.
미스틱에서 갇힌 자 혹은 중독자가 된 사람들이 점차적으로 신경질적으로 변해가서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미스틱 사람들이 낯선 사람에 대해 경계심을 가진 것 같다고.
무리지어서 다니는 것에 대해서는...
중독자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자 미스틱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무리를 짓고
그 안에서 나오는 중독자를 빠르게 발견해서 진에게 알리는 형태가 성립되었다더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독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어.
내가 그곳에서 있던 불과 며칠 사이에 서너 명의 중독자를 보았으니까. 

미스틱의 사람들은 미스틱의 환경과 주어진 조건을 즐기면서도 항상 불안해했어.
자기 무리 중에서 중독자가 나오지는 않을까, 혹은 자기 자신이 중독자가 되는 건 아닐까 하고.
그러면서도 굉장히 가식적이었다. 

나와 정호연에게 앞에서는 웃으며 대하고
뒤에서는 중독자나 갇힌 자일 거라는 이야기를 하며 욕을 해댔지 맞는 말이었지만 속은 쓰렸어. 

해결책? 솔직히 이런 상황은 나도 처음이었고,
너무 예상 밖으로 분위기가 심각해서 도무지 떠오르질 않았어.
현실에서도 그 문제를 생각했지만 답은커녕 실마리도 보이질 않았다. 

하루는 너무 그 문제만 고민한 나머지
학교에서 졸다가 갑자기 신경질적으로 비명을 지르면서 깨어나기도 했어 물론 미친년 취급 받았고.... 

이 꿈 중독이 무서웠던 건.. 현실의 그 어떤 문제도 꿈의 문제보다 우선되지 못한다는 거야.
현실에서 누가 나를 뭐라고 욕하든 내 스펙이 어떻든 전혀 신경을 쓰지 않게 되니까..
하루 종일 미스틱의 문제를 어떻게 할 지만 생각했어. 

학교에서 내 평판은 진짜 밑바닥이었어.
때문에 조언을 구할 사람도 없었고.. 하지만 나 혼자서는 도무지 해결책이 생각나질 않았고...
정호연도 나름 여러모로 사람들을 관찰하며 궁리하고 있었지만..
당췌 길이 보이질 않는 상황이었어. 

결국 스카이그린으로 갈 때쯤 해서
나는 답답한 마음에 이리 저리 인터넷 카페를 정처없이 돌아다니기 시작했어. 

현실에서 어떻게 얼굴 마주 보고 이런 얘기를 하겠어..
처음엔 별 기대 없었다. 그냥 헛소리로 치부해도 좋으니까 누구한테 털어놓고 싶었어. 

익명 상담센터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지만 뭐랄까, 사람이랑 대화한다는 느낌이 별로 없었어.
채팅으로 상담자랑 대화하는 서비스가 있는 곳에 가서 상담을 해보긴 했는데
저쪽에서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는 게 확연히 느껴져서 중간에 그냥 나와버렸어. 

그냥 헛소리로 생각해도 괜찮은데,
다 좋은데 대놓고 '어쩌다 나한테 정신병자가 걸려서 아오 ㅡㅡ'... 같은 그런 느낌이
모니터 너머로 느껴지는 건 참을 수가 없었어. 

내가 너무 과민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당시에 느꼈던 상실감은 진짜 컸다.
그냥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어. 그러기 위해선 익명성은 필수였고.. 

그러다가 우연하게 카페 하나를 들어가게 됐어.
별다른 건 없고 그냥 평범한 소설카페 중 하나였어. 인증이 될지도 모르니 자세한 건 언급하지 않을게.
거기서 나는 C라는 사람을 만났어. C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여자였는데
평소에 오컬트나 자각몽에 관심이 많은 면모를 보였거든.
난 카페를 돌아다니다가 그 사람이 쓴 글들을 우연히 봤고
이런 사람이라면 내 말을 조금쯤은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을까
적어도 미친 사람 취급을 대놓고 하진 않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에
C한테 의도적으로 가까이 접근해서 친밀하게 굴었어. 

C는 평소에 좀 잘 노는.. 이라고 해야 하나?
채팅방도 활발하고 사진도 자주 올리고 그런 사람이어서 나한테도 금방 친근하게 굴었어
뭐라고 해야될지, 카페 마당발이라고 해야 될지, 그런 이미지인지라.
내게 좀 더 여유가 있었다면 몇 달 시간을 두고 얘기를 천천히 꺼냈을 텐데
당시 나한테는 그런 여유따윈 없었고..
2주? 정도밖에 안 지난 시점에서 다짜고짜 1:1을 걸었지.
물론 C는 ???하면서 레주야 웬 1:1이야?? 하는 반응이었고..
난 최대한 진지하게.. 현실에서 일어났던 일은 최대한 배제하고
이러한 꿈을 계속 꾸는데 이런 상황이라서 괴롭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는 식으로 말을 했어 

솔직히 말하면서 좀 무섭긴 했는데 후련한 게 더 컸다.
C는 내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줬어
얘기 듣다 말고 화내면서 나가버릴까봐 조마조마했는데
C가 얘기를 다 듣고 나서 제일 처음 한 말은 딱 한 마디였다 "그래봤자 꿈이잖아" 이거.
결국 거기서 뭘 하든 현실의 나는 죽지도 않고 다치지도 않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라는 그런 답을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말이 쉽지.... 상식적으로 꿈에서 자기가 꿈이라는 걸 자각하면
모든 것을 자기의 상상대로 할 수 있지만 이건 그게 안 되니까 그것까지 나는 C에게 말했다.
C는 이리저리 헷갈리긴 했지만 아마도 내 꿈 이야기를 가상현실이랑 비슷한 얼개로 받아들인 것 같았어.
다행스럽게도 꽤 재밌어하는 반응을 보이더라. 역시 취향이 그쪽이라 그런지... 

C는 나한테 미스틱이 그렇다면 스카이그린의 분위기도 먼저 알려달라고 했어.
스카이그린으로 간 지 2주 정도 지났기는 했지만
미스틱에서의 분위기에 너무 지친 나머지 외곽에서만 쉬고 있던 탓에
나와 정호연은 당시 스카이그린의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있지는 못했어. 

나는 그러겠다고 답했고, 곧 스카이그린에서 정호연에게 현실에서 있던 일을 털어놓으며 힘내서 돌아다녀 보자고 했지.하.. 스카이그린의 분위기는 미스틱보다 한결 살벌했다.
미스틱은 적어도 겉으로는 웃고 친절하게 대했지 여긴 대놓고 사납게 폭언을 퍼붓고 난동을 피웠거든. 

아마 대부분이 중독자라서 자기 제어가 잘 안 된 탓에 그런 거겠지만...
스카이그린의 중독자들은 하나같이 미쳐 있었어.
어떻게 보면 오히려 전에 봤던 스카이블루 사람들이 정상인으로 비춰질 정도였다. 

스카이그린의 사람들은 서로 두 개의 세력?으로 나뉘어서 대립하고 있는 구도였어.
한쪽은 좀 지양해서 미스틱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 부류.
다른 쪽은 갇힌 자가 되고 싶지만 자살할 때의 고통과 실패했을 때의 댓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부류. 아예 섬 양쪽으로 마을까지 갈라놓고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나와 정호연의 입장에서는 한없이 동질감이 들면서도
또한 한없이 미친놈들처럼 보였어. 그 미묘한 기분이란...
결국 두쪽 다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못 가서 미쳐버린 사람들이니. 

그러다가 미스틱으로의 귀환을 원하는 사람들 쪽에서 갇힌자가 나왔어
나와 정호연은 물론이고 양 쪽 사람들도 크게 당황했지.
미스틱으로의 귀환을 원하는 사람들 쪽에서 갇힌 자가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거든. 

물론 섬은 난리가 났어.나와 정호연은 사람들과 레이에게 부탁해서 갇힌 자를 만나볼 수 있었어.
솔직히 누군지 궁금했고,
평소에 미스틱 쪽 귀환을 원했는데 갇힌 자가 됐다는 건 뭔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생각해서였지. 

갇힌 자는 서씨 성을 가진 나이든 여자였어.
물어보니, 원래는 자제해서 미스틱 섬으로 가고 싶었는데 날이 갈수록 자기 제어가 불가능해졌다고,
그래서 결국 갇힌 자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는 식으로 말하더라. 

한숨밖에 안 나왔어. 어리석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이미 죽은 사람이 살아날 순 없었으니 말을 삼갔지
어쨌든 갇힌 자는 스카이블루로 가야만 했어. 

진은 예정대로 스카이블루로 여자를 보내려고 날을 잡았고,
레이와 세이는 혹시 숨어 있는 갇힌 자가 더 있지 않나 하고 섬을 샅샅이 뒤졌어.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여자 이외에는 없었어. 

진이 그 여자를 보내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수많은 사람들이 진이 있는 해안가로 구경을 나왔어.
그리고 진과 여자가 모습을 드러내자 분위기가 심각하게 변질되기 시작했지.
미스틱으로의 귀환을 원하는 사람들은 좀 불안해할 뿐 크게 문제는 없었는데 

스카이블루로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문제였어.
그들은 여자와 귀환파 사람들을 향해 온갖 쌍욕을 퍼부었고...
마침내 무력으로 시비를 거는 경우도 생겨났어.
우리가 어떻게든 사람들을 통제하려고 했는데 역부족이었지.
섬에 온 뒤로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어. 자세한 것까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그 사람들은 자기들도 가지 못하는 섬에
반대파 여자가 간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 같아.
그렇게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진이 갑자기 벼락같이 화를 냈어. 

그렇게 가고 싶으면 가 보라고 그 사람들이 너희를 반겨줄 것 같냐고.
그렇게 엄청 크게 소리지르면서 화를 내는 바람에 사람들이 일거에 조용해졌지. 

그리고 진은 우리 모두가 보는 앞에서 스카이블루를 감싸고 있던 회오리를 없앴어.
탁한 바람이 사라지고, 천천히 스카이블루의 모습이 드러났어. 

멀리서 보기에는 예전과 전혀 다를 것이 없어 보였지.
사람들은 설마하니 일이 진짜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지 한동안 멍하니 있었던 걸로 기억해. 

진이 여자를 바람으로 날려보내고 나서야 움직이기 시작했지.
하나같이 뭐라 말을 걸 사이도 없이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치기 시작했어.
나와 정호연은 뒤늦게서야 정신을 차리고 진을 향해 이게 무슨 짓이냐고 했어. 

그렇지만 진은 아예 입을 다물어 버렸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는 레이와 세이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어. 

우리 둘은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정호연은 남은 사람들을 돌보고
나는 스카이블루로 향하기로 했어. 정호연은 아무래도 스카이블루에서 좋지 않은 일이 많은 탓에
가기를 꺼려하더라고. 

스카이블루에 가장 처음 도착해서 느낀 것은그 립다.. 라는 감정.
곧 예전에 보았던 하씨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몰려나와서 나와 스카이그린 사람들을 마주했지.
스카이블루 사람들은 분명 나를 알아봤을 텐데도 불구하고 모르는 척을 하더라고.
그리고 다음 스카이그린 사람들을 보고 하씨가 한 말에 나는 내 귀를 의심했어.
유령들이 침입했다고. 쫓아내라고. 죽이는 한이 있어도 쫓아내라고. 이게 무슨 소린지. 

판단할 시간은 많이 없었어.
스카이블루 사람들은 지체하지 않고 스카이그린 사람들을 향해 공격했어.
비단 능력뿐만이 아니라 원시적인 무기를 들고 덤벼들기도 꺼리지 않았지. 

난 혼란스러웠어.
스카이그린 사람들은 아무리 죽여도 다음날이면 다시 오는데 이게 무슨 짓일까 하고.
그때 하씨가 나한테 접근했어.

 

 

출처 https://m.blog.naver.com/rnjsqksel11/

 

아쉽게도 뒷이야기는 더이상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이와 별개로 꿈중독이 자신과 스레주가 중학교때 구상한 소설이었다고 주장한 스레도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그 글까지 업로드하면 가뜩이나 게시판을 많이 차지했는데 돌맞고 없어질 것 같네요…

태그 :
#스레딕
댓글
야생의밍키
22.12.16
재밌네요...
젊은꼰대
22.12.16
단편 소설 하나 읽은것 같네요...잼있네요....더써줘잉....
ㅁ오타니쇼헤이ㅁ
22.12.16
재밌는데 뒤가 없어서 아쉽다잉
조개뺏긴보노보노
22.12.16
소설같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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