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군대 이야기

저는 09년 1월 군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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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에 입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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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가을에 전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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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신인 저는 만 20살에 육군에 지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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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 있는 39사단 신교대에서 훈련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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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육군 최후방에 해당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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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군 소재 남해대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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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소초 생활로 군생활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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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단위로 2개 소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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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생활 / 소초생활을 교대하는 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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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를 2년 가까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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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시 소대장의 지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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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병때부터 소초 상황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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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시간씩 2인 교대 근무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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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초 상황병으로 병장때까지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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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초에서 상황병의 주업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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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실에 걸려온 전화를 받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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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들의 행정 잡무를 돕는 일이 주업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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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식 건물이었던 대대생활과 비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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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X나 각종 편의시설이 부족한 소초생활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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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대보다 눈치 볼 간부들의 숫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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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저히 적은 소초생활을 병사들은 더 선호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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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병때부터 소초 상황병을 섰던 선례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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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초반에 저는 낮은 짭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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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본부 대대의 선임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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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를 붙잡고 씨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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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소대 안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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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병때부터 상황실에서 꿀 빠는 병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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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치 않게, 눈총을 받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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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군대라는 조직 특성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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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라는 요식행위만 충실히 이행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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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해질 일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꾸밀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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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초" 라는 고립된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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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상황을 볼때는 다행히 차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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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스무스하게 일을 넘겼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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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와 예전 군생활을 반추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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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에 그렇게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마주하는 경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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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보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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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며, 병사며, 이유없는 몸부림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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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인생의 가장 혈기왕성한 시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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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 이란 없는 감옥같은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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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해야 한다는 경험은 참 웃픈 현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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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제대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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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민방위도 끝이 보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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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 2년은 참 안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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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보니 세월만큼 빠른 것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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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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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병들 몸 건강히 전역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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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공휴일 나이스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