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전복을 시도했던 탈북자가 옛 동지들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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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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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13


탈북 주성하 기자가 北의 옛 친구들에게 쓴 ‘회한의 편지’
“친구들아 기억나니 주석궁 앞을 밤 새도록 거닐며 우린 북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었지 대학청사에서 삐라를 뿌리고 투쟁의 불씨가 되겠다던 친구야 굶어 죽어가는 꽃제비를 보며 가슴치던 또 다른 친구야 어떻게든 살아만 있기를…
한국에 오니 사람들은 북한에서 왜 봉기가 일어나지 않느냐고 묻더구나 하지만 그건 이름없이 스러진 숱한 북한의 반정부 투사들을 모르고 하는 소리지 2대 세습도 못견뎌했던 우리인데 이젠 3대 세습이라니…
속으로는 도리질을 하며 겉으로는 충성맹세하는 슬픈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
“A야. 시국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내가 너에게 처음 던졌던 말을 기억하니? “넌 우리 사회를 어떻게 생각하니”였어. 지금 고백하지만 난 그 말 한마디를 건네기 위해 너를 3년 동안이나 지켜봤다. 북한에서 인간적으로 아무리 가까워도 이런 말은 쉽지 않지. 너도 알다시피 이 말을 하는 순간 상대에게 자신의 목숨을 맡긴다는 의미니까 말이다. 내 말이 국가보위부에 들어가는 순간 나는 “최고 정치교육을 받고 있는 놈이 우리 정치제도에 의문을 품었다”는 죄목만으로 정치범이 될 것이 뻔했으니까.”
“D 동지. 엘리트 군인으로 10년을 바치고 대학에 왔었죠. 나이가 많아 우린 D 동지라고 불렀었죠. 내가 먼저 접근했던 다른 사람들과 달리 D 동지는 “우리 사회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먼저 내게 물었죠. 당신의 현실 인식과 분석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졸업 후 최고위급 간부의 사위가 되어 출세의 길에 들어섰죠. 정운의 후계 추대를 계기로 북한 간부들이 충성 경쟁을 벌인다고 들었습니다. D 동지 역시 앞장서고 있나요? 늘 뛰어난 분이었으니깐. 자식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됐을 지금은 가슴속에 과거의 고뇌를 묻고 있나요, 아니면 버리셨나요?”
“내가 평양에 돌아가는 날이면 이 글을 꼭 너희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동시대를 살면서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어떤 고민을 함께 했었는지 열띤 토론을 벌이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토론기를 다시 내가 몸담은 동아일보에 싣고 싶다.”
댓글
침하와와
24.05.10
주성하, 김일성종합대학 출신. 탈북 후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방송용이나 정치적으로 극단화된 탈북자들과 다르게 북한 문제에 대해 다양한 견해와 사실을 전달해주고, 남한 사회 시선에도 맞게 이야기 해줘서 글이 재밌습니다.
침하와와
24.05.10
정황상 김일성대 출신이지만, 북한 상층계급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엄청난 엘리트라는 뜻. 일반 성분임에도 김일성대 입학할 정도였으니까요.
yeezy
24.05.10
끔찍하다 한겨울 두꺼운 군복을 내리고 소초앞에서 쉬아를 하던 북한군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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