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괴담 - 신밧드의 모험

개드립 읽을 거리 판 - 호러 괴담 카테고리의 어휴ㅉㅉ님 글입니다. [https://www.dogdrip.net/230868223]
즐거운 감상되시길 바랍니다.
[1편] (예전에 지운 글 재업)
갑자기 여기저기 퍼져서 지웠었는데 오늘 다시 보니까 이미 손 쓸 수 없이 퍼졌더라. 그래서 그냥 올림.
우선, 이 얘기를 정확하게 이해 하려면 약간의 배경지식이 필요해. 조금만 참고 읽어줘.
신밧드의 모험 다들 알지? 어렸을 때 많이 타봐서 추억이지만 지금 다시 타보면 개노잼 라이드.
배타고 동굴을 약 10분 동안 타는 거야. 총 9대가 시간 간격을 두고 순환하는 구조.
배 한 대당 최대 20명까지(4명씩 5줄) 탈 수 있다.
근데 보통은 그렇게 안 태워. 양 끝자리가 물이 많이 튀어서 종종 컴플레인이 걸리기도 하고,
2명씩 일행인데 한 줄에 같이 태우면 나 같아도 불편할 거 같거든.
그리고 결정적으로 거기 스테이션(탑승장)에 알바 한명이서 왔다 갔다하면서
한 줄로 서있는 손님을 5줄로 분배도하고, 물 튄 자리 수건으로 닦기도하고, 탑승/하차 멘트도 하고
안전확인하고, 직원이 신호보내면 직원이랑 버튼 동시에 눌러서 보트 출발도 시켜야하는데
경험없는 알바는 일행 수 고려하면서 20명 꽉꽉 채우면 배 출발 시키기 전에
다음배가 들어와 버리는 매우 피곤한 상황이 발생함.
(고참들도 아주 바쁘게 움직여야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거기다 중국인 단체나 노인단체, 어린이들, 휠체어 손님이 겹친다면? 그야말로 헬게이트)
우린 그걸 배가 '밀린다' 라고 표현하는데 그렇게 되면 배가 멈추는 일도 가끔 발생하고 아무튼 아주 골치아파.
그래서 우린 그냥 일행 수가 적으면 적은 대로 한줄에 1일행씩 때려박고 보통은 4명 채우려고 안한다.
근데 가끔 직원이나 왕고가 20명씩 태우라고 할 때가 있음.
롯데월드가 좁은 부지 면적에 비해 손님 상한선이 이해불가일 정도로 높아서
휴일같은 날은 손님들 줄이 우리가 만들어 놓은 최대 줄보다 길어진다.
정해진 줄이 없다보면 새치기도 많아지고 줄도 두줄이 됐다 세줄이 됐다 난리도 아니다 ㅋㅋ.
그래서 빨리 줄을 없앨려고 최대한 20명씩 태워야 하는 거임.
그리고 이렇게 바쁜 날 내가 들은 소름끼치는 일이 발생해.
그 때 당시 이 일을 겪은 알바는 배가 '밀리지' 않고 손님은 최대한 많이 탑승 시키려고 바쁘게 뛰어다니며 테트리스를 하고 있었지.
최소 17명에서 최대 20명까지 배에 탑승시키면서 엄청 정신이 없었다구 하더라.
그럼 그렇게 보낸 배가 돌아올 때는 최소한 열 댓명이 타고 있는 배가 들어와야 하겠지?
그런데 한참 바쁘게 왔다 갔다 거리고 있는데 아무도 타지 않은 텅 빈 배가 들어오는 거야.
처음에는 어?하고 이상하게 생각했지. 한 두명이 타고 있었으면 서서 장난치다가 혹시 빠졌나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열 몇명이 다같이 증발 할 리가 없으니까
그 당시에 그 사람은 너무 바쁘고 다음 배에 탑승할 손님들을 위해서 다시 바쁘게 뛰어 다니느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손님이 많으니까 배가 중간에 추가가 됐나?'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물론 가끔 그런 경우가 있기는 있어 배가 10대까지는 돌아 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갑자기 보트를 추가할 수는 없고 최소 30분에서 최대 50분이 걸리는 일이야. 그 동안에 운행을 못하는 건 당연한 거고.
아무튼 그렇게 착각한 상태로 교대가 와서 휴개실에 들어갔는데 그 때 당시 왕고가 거기서 쉬고 있었다고 함.
걔는 그냥 별 생각없이 왕고한테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 이상했다 혹시 이거 보트가 추가 된거냐 물어봤어.
물론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왕고는 보트 증감은 불가능 하다는걸 알고있기에
'그럴리가 없다. 빈 보트가 들어오려면 애초에 빈 보트를 보내는 경우의 수밖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바쁜날에 빈 보트를 보냈냐' 면서 약간 나무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거야.
땀나게 일하다 온 억울한 알바는 절대 아니다 자기는 무조건 17명 이상씩 태웠다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고
왕고는 구라친다면서 대응하며 약간 말싸움 식으로 까지 진행이 됐다나 봐.
그래서 결국 CCTV녹방에 들어갈 수 있는 키를 가지고 있던 왕고는 확인해 보겠다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
그리고 돌아온 왕고가 한 말은 '내 말이 맞지?'라는 의기양양한 말이아니라
'너 괜찮냐?' 였다고 해
거기서 왕고가 본 cctv 화면은 손님들은 가만히 있고 알바 혼자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배를 출발시키는 모습이었어.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손님들이 한 줄로 서있으면 일행 물어보고 5줄로 나눌때 일행이 몇명이냐고 물어보잖아?
그럼 이제 대답듣고 '1번으로 가세여' '2번으로 가세요' 이러고 안내한단 말이야.(줄 마다 번호표가 붙어있음)
잘 안 들릴 수도 있으니까 손가락으로 번호도 표시하면서
그런데 시야에 보이는 거기 손님들이 걔가 가라고하는데도 지들끼리 떠드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무표정으로 앞만 주시하고있고
움직이지도 않는거야. 그럼 알바는 1번으로 아무도 안갔으니까 다시 1번으로 가라고 안내를 해줘야하는데
똑같은 손님한테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몇명이라고 물어보고는
2번으로 가라고 하는거야. 물론 그 손님들은 멍 때리고 반응이 없었지. 그리고 그걸 5번줄까지 반복한거야.
그러고는 마치 자기 눈에는 17~20명의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멘트도하고 보트 좌석에 묻은 물도 닦아주고, 자동 문도 열어주고 안전확인도 해주고
출발까지 시킨거지.
그 알바는 아직도 자기가 그렇게 했다는 걸 믿을 수 없어해.
자기는 분명 다 태웠다고.
하지만 CCTV에 남은 장면은 단체로 홀린 듯이 가만히 서있는 손님들과 허공에 대고 안내를 해주는 알바의 모습만 남아있었어.
그리고 놀랍게도 이 비슷한 일은 2016년 내가 일하고 있을 당시에도 한 번 더 일어난다. 2편은 이 얘기를 해볼까 함.
[2편] 2016년도 (1편은 2010~2014년 일)
이 일은 내가 1편 사건을 듣고 나서 시간이 많이 흘러 거의 잊고 지내고 있었을 때 일어난다.
처음 들었을 때만해도 소름끼쳐서 신밧드 포지션에 들어가는 것도 꺼렸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무뎌지고 잊었던 거지.
계속 그렇게 잊고 잊은 상태로 지냈으면 좋았을 텐데.
1편과는 반대로 이 번에는 사람이 거의 없을 마감시간에 일이 발생한다.
이번에도 원활한 이해를 위해 약간의 배경지식 설명이 필요하다. 참고 읽어 주길 바란다.
1편을 보고 왔다면 대충 신밧드의 모험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거라고 생각한다.
9대가 무한 순환 하는 구조인데 마감 시간에는 순환을 멈추고 배를 다 배창고에 집어 넣어야 한다.
그러려면 임의로 '마지막 배'를 정해야 하는데, 보통 알바가 아닌 직원이 시간을 보고 그걸 정한다.
*신밧드는 알바(멘트,출발시 직원과 동시에 버튼 누르기)랑 직원(기계조종,CCTV,출발시 알바와 동시에 버튼 누르기)이 한쌍으로 운영한다*
'마지막 배'는 손님이 타는 마지막 배를 뜻하는데, 그 배에서 손님이 내리면 배들을 순환 루트를 벗어나게해 배창고로 보내는 방식이다.
이 '마지막 배'에는 기다리던 모든 손님이 타야하는데 보통 마감 시간에는 손님이 한 두명씩 오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
('마지막 배' 뒤로는 손님을 태우고 싶어도 태울 수 없다. 또한 마지막 배를 정하면서 손님이 더이상 줄을 못서게 막는다.)
다만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신밧드의 모험의 대기줄 구조를 기억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밖에서 한 번 기다려서 무슨 동굴 같은데를 들어간다. 거기서 줄을 다시 서야 배 타는 곳(탑승장)이 나온다.
동굴에는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여러가지 조형물과 신밧드 영상을 틀어 놓는 티비가 있다.
마감 때 가끔 그런 거 보다가 늦게 탑승장에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미 마지막 배를 보내고 난 후라면 컴플레인 각이 날카롭게 선다.
(이럴 꺼면 왜 들여 보냈냐? 하면서)
따라서 마지막 배를 정하고 그 배를 출발시키기 전에 알바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다려서 모든 손님을 확실히 다 태우고 출발 시킨다.
그 날은 여느 때와 같이 손님이 없는 여유로운 마감이었다.
마지막 배에 탑승한 손님은 달랑 커플 한 쌍이었고, 얼마간 기다렸다가 출발시키려고 했다.
그 때 동굴쪽에서 발소리와 말소리가 들렸고, 손님이 더 있다는 걸 알고 출발을 보류했다.
누나로 보이는 여아와 키 제한을 간신히 넘길 거 같은 어린 남아였다.
그 둘을 마저 태우고 마지막 배를 출발 시켰다. 오늘은 마감이 다가오자 손님이 거의 다 빠져서 여유로웠고
그만큼 편하게 시급을 빨며 곧 있을 퇴근을 기다리는 내 기분도 여유로웠다.
그러나 마지막 배가 들어오는 걸 보는 순간 기분좋은 여유는 사라지고 다급함만이 남았다.
탑승장에 들어오는 그 배에는 커플 한 쌍만이 타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 나는 ㅈ됐다는 생각만 들었다.
'애들이 빠졌다!'
나는 하차 멘트도 잊은 채로 급히 그 커플에게 물어봤다 같이 탔던 애들 어디 갔냐고. 혹시 어디서 빠졌는지 봤냐고.
그 커플은 뒤를 보더니 어? 뭐지 애들 어디갔지? 하고 자기네도 모르겠다고 말하고 출구로 나갔다.
배를 넣느라 바쁜 직원에게도 알렸다. 아무래도 애들이 빠진 거 같다고.
순간 ㅈ됨을 인지한 직원과 나는 CCTV를 돌려 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 때 잊었던 1편 사건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나, 커플, 그리고 직원이 보았던 그 아이들은 CCTV 화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 배에는 커플만 타고있었고,
나는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바라보며 안내하다가 배를 출발 시킨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