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를 경험했다.
<급히 적은 메모를 옮긴 것이라
~다.로 끝나는 점 앙해 바랍니다.>
나는 병원에서 코로나 검진을 받았다.
집에 가려는데 양성이 떠서
병원에서 급히 붙잡고 3층 침대에 격리되었다.
1시간도 채 되지않아 사망했다.
36살이었다.
젊은 나이에 죽은 게 너무 아쉬웠다.
나는 어느정도 오래 살겠지라는 생각이
얼마나 바보같았는 지 알게 되었다.
죽는게 확정된 순간,
바로 내 영혼은 축 늘어져 뭔가가
양 어깨를 짓누르듯 무거워졌지만
이내 사라졌다.
뛰는 것도 아니고 살짝 떠서 병원을 쭉 떠다니는데 나랑 같이 죽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영혼들도 왜인지 모르지만 현실에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영혼들도 길거리에 있었다.
나는 문득 물체가 닿는 지 실험해 보고 싶어졌다.
자동차의 백라이트쪽 범퍼를 밟으면서
점프하며 시도해보았는데 보통 통과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 없을 때는
미약하지만 건드릴 수 있었다.
이 기억의 마지막 즈음..
정말 미안하지만 가족이 아닌 헤어졌던 전여자친구가 계속해서 생각났다.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그 사람이 알게 되면 얼마나 슬플까 미안하고 보고싶었다.
내 장례식에 와서 그 사람이
자책을 느낄까봐 미칠 거 같았다.
머리 속으로 '어차피 죽었으니 순간이동도
되지 않을까?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갈래!' 라고
생각하니 그 사람과 10m정도 떨어진 거리에
순간이동을 했고 미칠듯이 이름을 불러대니
그 사람도 내 쪽을 바라보았고
나는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안개 속에서 마주하듯 서로를 인식하고
7~8초 정도 되는 시간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그사람은 내가 어떻게 된 거냐고 놀라서 물어보고
눈물짓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눈물을 흘리며 '내가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너무 보고 싶다고 사랑해서 미안했다'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 7,8초 되는 짧은시간이 지나자
그 사람과 살짝 떨어지며 다시 영혼상태가 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직접 얘기한 줄 알았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다른 영혼이 대신 전달 해줬다는 듯한 늬앙스로, "갑자기 슬픈 건 힘들어~..ㅎ" 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리고 나는 꿈에서 깼다.
깨자마자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내가 진짜 꿈을 꾼건가?
아니면 진짜 죽었다가 살아난건가?
라는 혼란스러운 감정이 들이쳤다.
그리고 꿈에서 나왔던 전여자친구가 너무 생각났다.
꿈이었다 라는 걸 알았기 때문인지(언제든 맘만 먹으면 만날 수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또다시 안심한 느낌..)
보고싶다라는 생각보단 그냥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진짜 연락을 해봐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을 때 나름, 그 사람과 나는 서로 헤어지고도 애틋하게 서로를 기억하는 상태이고 정말 가끔 연락을 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적고보니 사후세계 어그로에서 전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했네요..
느낀 점은 모두들 후회없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