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살인자, 카인
성경에 따르면 그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의 장남이었으며, 성경에서의 인류 최초의 살인자이다.
특히나 최초의 살인이 동생인 아벨(הבל, Hevel)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사실은 신화적 메타포로서 의미심장하다.

농부인 카인은 곡물을 기르고 양치기인 아벨은 양을 쳤는데, 하느님에게 제사를 지낼 때 카인은 곡물을 바치고 아벨은 첫 새끼 양의 고기를 바쳤다
그런데 하느님은 아벨의 것만 받고 카인의 것은 받지 않았더란다.
그리하여 엉뚱한 아벨에게 앙심을 품은 카인은 아벨을 들판으로 꾀어내어서 쳐 살해한 게 성경에 기록된 인류 최초의 살인이 된다.
야살의 책에서는 아벨이 양들과 같이 카인의 땅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카인이 내 땅에서 뭐하냐며 시비를 건다. 아벨은 내 양의 털로 만든 옷과 먹었던 고기를 내놓으면 나가겠다. 말하지만 카인은 화가 나서 농기구로 죽이게 된다.
하느님은 격노하여 카인을 추방했으며 이때 카인은 하느님이 자신을 버리면 사람들이 자신을 업신여기고 죽이려 들 것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러자 하느님은 그에게 표식을 주고 카인을 죽이는 자는 7배의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선언한다.
사실 하느님은 카인을 추방하기 전에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이나 줬다.먼저 동생인 아벨에게 앙심을 품었을 때 그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죄가 네 문 앞까지 이르러 너를 노리고 있는데 그 죄악을 잘 다스려야 하지 않니?" 라고 죄악에게 지배당하지 말고 이겨내라는 의미의 조언을 던지며 경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카인이 아벨을 죽였을 때도 "네 동생은 어딨냐?"라고 물어 스스로 고백하도록 유도한다
이렇듯 두 번이나 기회를 주었는데도 카인이 뻔뻔하게도 "제가 제 동생 지키는 사람입니까?" 하고 따지니 그제서야 못 참고 하느님도 분노를 터뜨린 것. 하지만 그렇게 분노를 터뜨리는 와중에도 결국에는 카인을 보살펴 줬기 때문에 하느님의 관대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이후로 카인은 놋 땅에서 결혼하고 정착하게 되는데, 누구와 어떻게 결혼했는지는 성경에 나와 있지 않으므로 알 수 없으므로 이 역시 창세기 4장 14절과 같은 이유로 신학계에서는 오랜 떡밥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많은 사학자들은 카인의 부인이 다름 아닌 그의 여동생 혹은 누이라는 설을 제시한다. 즉 아담과 하와는 세 아들 이외에도 여러 딸들을 낳았지만, 구약 성서의 특성상 기록되지 않았고 카인과 셋은 그런 자기들의 여자 형제들과 결혼하여 자손을 낳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이 멸시하고 자신을 죽이려고 들까 봐 두려워서 성을 쌓았다는 사실. 사람들이 두려워서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도시를 만들었다니 실로 아이러니하다. 이로써 그는 최초의 도시 건설자가 되었다. 심지어 이 마저도 신의 명령을 어긴 것인데 신은 카인에게 동생을 죽인 죄로 '떠돌 것이라' 했지만 카인은 에덴의 동쪽 '놋'이라는 곳에 성읍을 세우고 거기서 살게 됐는데 '놋'의 뜻은 '정처 없이 떠돎'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카인은 어떻게든 꼼수를 부려, 친동생을 살해한 자신의 죗값을 결국 제대로 치르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고대인의 관점에 의해 카인은 살인죄를 저질러 마땅히 처형당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하느님에게 동정표를 받아, 자신을 해하는 자에게는 벌이 7배로 더해지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죄에 따라 방랑 생활을 해야 했음에도 방랑이란 이름을 붙인 땅에 집 짓고 가정까지 꾸리며 도시까지 건설한 것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차별 대우를 받았다는 점, 농사꾼이었다가도 벌로 땅으로부터 저주를 받았다는 점, 큰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추방만 당하고 목숨은 철저하게 보장받았다는 점, 사람을 피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고 도시를 만들고 일족을 형성했다는 점 등, 이처럼 카인의 일생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순과 떡밥으로 점철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