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다가오는 벌금, 쿼카

마치 웃는 듯한 귀여운 외모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유순하고 붙임성 있는 친화적인 성격으로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로 알려졌으며 호주인들의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쿼카와 셀카를 찍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쿼카 입장에서도, 인간들이 과거 다른 동물을 상대로 할 때처럼 사냥하는 것도 아니고 먹을 것을 주며 보호해 주니 적대할 이유가 없기도 하다.
쿼카가 인간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올 정도로 경계심이 낮은 이유는 쿼카의 서식지가 황무지 같은 곳이다 보니 아주 오랫동안 천적이 없어서 그럴 가능성이 있다. 다만 멸종된 도도새의 사례처럼 인간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점이 되려 생존에 큰 독이 될 수 있기에 호주에서는 쿼카 보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 4월에는 로트네스트 섬을 방문한 프랑스 관광객 2명이 쿼카를 산 채로 불태워버리는 만행을 저지른 적이 있다. 해당 쿼카는 살아남았지만 화상 부위가 그대로 드러나게 되었으며, 이 두 관광객에게는 호주 돈으로 4,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되었고, 자국인 프랑스에 가서도 온갖 비난을 들었다.

호주 정부가 쿼카를 보려고 오는 관광객들에게 빨아먹는 돈이 꽤나 쏠쏠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 정부 관광청에선 아예 쿼카와 사진 찍는 법을 한국어 포함 각국 언어로 번역해서 인터넷에 올려놨다. 그야말로 물 들어올 때 노 제대로 젓는 중이다.
https://www.australia.com/ko-kr/things-to-do/wildlife/how-to-get-the-perfect-quokka-photo.html
쿼카의 멸종 위기 등급은 '취약'(Vulnerable, VU)으로 멸종의 우려가 그렇게 큰 상황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관심은 필요하다. 호주 당국의 야생동물 보호법에 근거해 법적인 보호를 받고 있으며,
쿼카를 만지기만 해도 벌금을 내야 하는 법이 있다. 위의 웹사이트에서도 절대로 쿼카를 손으로 만지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래서 현지에서 붙은 별명이 웃으며 다가오는 벌금 또는 호주 국세청 직원이다.

다만 주민들은 여기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고, 여행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쿼카를 만지거나 건드려도 인터넷에 알려진 것만큼 적극적으로 처벌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호주의 행정력이 로트네스트 섬에서 폭넓게 서식하는 쿼카들과 수많은 관광객들을 모두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
하지만 그렇다고 방심하지는 말자. 괜찮다고해서 귀엽다고 마구 만지는 행동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또한 먹을 것을 주면 쿼카가 알아서 사람에게 다가와 접촉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사람이 동물을 만지는 게 아니라 동물이 사람을 만지는 것이라 벌금이나 처벌이 없다. 그래서 섬 내 의료센터에서는 쿼카에 물려도 감염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인쇄물이 비치되어 있고, 그래서 위의 사진처럼 같이 사진을 찍는 것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