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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 기증 후기! (장문, 사진 많음)

록끼끼
23.08.24
·
조회 5721
출처 : 본인

몇 해 전에 헌혈하며 조혈모 세포 기증 희망 등록하시는 게 어떠냐는 말에 별 생각 없이 등록하게 되었던게

어느날 유전자 일치 문자를 받고 기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정밀 유전자 검사용 채혈을 위해 조혈모세포은행협회를 방문했는데 낯익은 분들의 싸인이 있더군요

닥터개트롤님 싸인은 없어서 아쉬웠네요

 

시간이 흘러 정밀 유전자 검사에서도 정확히 일치했고! 

본격적으로 기증 절차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음은 건강검진이었는데 협회 담당 코디네이터 분이 먼 곳까지 출장 와주셔서 동행해주셔서 편하게 검진 받았습니다 

되게 빨리 끝나서 원내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는데 그 중 하나가

“건강검진까지 마치셨으니 여기서 제가 이상이 없으면 수혜자 분은 기증 2주 전부터 전처치가 시작 되어  기증 의사를 포기할 시 환자는 사망하게 됩니다” 라고 거듭 말씀 해주시더라구요. 

기증 의사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지만 많은 생각을 했네요. 

 

다음은 이제 촉진제 주사 맞기였고 원래는 기증할 병원에서 투여받지만 저는 거리가 멀어 미리 협조된 병원에 털레털레 주사만 들고가서 

맞았습니다

부작용으로 다들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한다고 하시고 이게 아파야 조혈모 세포들이 뿜뿜하는거라해서

아팠으면?? 좋겠는데 생각보단 괜찮았습니다. 첫 날까지는……………

첫 날은 몸상태가 상당히 괜찮아서 바로 하체 운동을 했지만 

둘째 날부터는 살짝 두통+ 콘디숀 떡락 + 뭔가 요통이 있는거 같은데 없는거 같기도한 느낌이 겹치면서 그냥 아예 운동을 쉬었고

셋째 날에는 조금 더 후져진 느낌이어서 역시나 운동을 쉬었습니다

 

드디어 대망의 입원날이 되었고 병원은 특실을 배정 받았고

쪼리 신고 입원한 남자

어때요 제 병실 좋죠?

역시나 협회 코디분이 출장 나오셔서 곳간을 채워주셨습니다 (단 음식을 많이 못먹어서 간호사분들과 노나먹었네요)

 

기증 의사를 굳힌 이유 중 하나가 내가 언제 1인실이나 특실에 들어가보겠냐는 생각이었는데

제 생각보다 특실은 훨씬 더 좋더군요

따봉

 

티비는 아쉽게도 미러링이 안됐지만 이리저리 채널 돌리다

터미네이터 좀 봐주고

 

드디어 첫 끼니가 도착했습니다.

이 집 백반 잘하네…쩦쩦..싹싹 긁어 먹고 

왼손목에 피검사용 바늘 삽입 했습니다(얘가 제일 불편했음)

그렇게 병실 나들이 좀 하고~ 잠 들기 전에 촉진제 주사 한번 더 맞고 잠들었습니다.

 

 

둘째 날은 기증 당일이고 역시나 컨디션은 좋았습니다 (촉진제 투여 1~2일차까지는 컨디션이 후졌는데 점점 회복되었네요ㅋㅋ)

아침으로

이 집 한식 잘한단 말이지,,쩦쩦,,애호박 저놈이 아주 밥도둑이었습니다.

또 싹싹 긁어먹고 두유로 입가심하고~ 

양치하고 쌰워 한번 때려주니 기증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성분헌혈은 자주 했어서 90분 정도까지는 해봤는데 조혈모세포 기증은 4~5시간정도 소요 예정이라고 하니 살짝 긴장이 되었습니다.

저는 다행히 팔뚝혈관이 굉장히 좋아서 중심정맥관 삽입방법은 안사용했네요

긴장은 긴장이고 인증샷은 찍어야지 아 ㅋㅋㅋ

저 자세로 자다 깨다 자다 깨다하고 중간중간 협회 코디님도 오셔서 상태도 물어봐주시고 덜 지루하게 채취를 끝냈습니다.

졸린거 말고는 상태가 너무 멀쩡해서 원래라면 휠체어 앉혀서 병실로 옮겨준다고 하시던데 저는 제가 걸어 갔습니다

근데 아무래도 팔에 두꺼운 바늘을 꽂고 오랫동안 있었더니 1-2시간정도는 팔에 연락이 안되더라구요.

 

채취 끝났으니 점심 먹어야죠?

다시 병실로 올라가니 밥이 와있습니다. 

밥은 선택식 폭이 다채로워서 팟타이로 골라놨습니다 

이 집……태국 음식도 잘할지도…? 또 설거지 한번 해주고

낮잠 시원하게 한번 자주고

잤으니까 이제

저녁도 먹어야죠

확실하다..이 병원 맛집이다..! 

그렇게 입원 둘째 날이 저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3일차, 퇴원하는 날이죠.

맛좋다 맛좋아! 저 녹색 수프가 맛도리였습니다. 아마 완두콩수프 였던거 같은데 또 먹고 싶네요.

 

이제는 집에 가야하니 마지막 인증샷 한번 찍고 

퇴원 후 2주 정도 지난 뒤 혈액검사를 통해 건강상태도 확인하고~

 

이제 남은건 수혜자분한테 간 제 세포가 잘 생착하는 일 밖에 남지 않았네요. 그분의 경과도 협회 측에서 알려준다고 하니

꼭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두달 남짓한 조혈모 세포 기증 절차가 끝이 났습니다!

 

(제 기준에선) 진짜 별 거 아니고 그냥 좀 귀찮은게 전부인 일이었는데 누구 하나를 확정적으로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함을 줬던거 같아요

일치하는 분이 또 나오게 된다면 저는 그때도 흔쾌히 기증을 하려고 합니다.

재밌었어요.

 

+추가(작품명 :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퇴원하고 이틀 뒤에 데드하다가 피검사 바늘 꽂았던 손등 터짐ㅋ

댓글
카리나는신이다
23.08.24
BEST
살만한 세상이네요.. 굿 멋지십니다
빵굽는고양이
23.08.24
BEST
의시 : 환자분은 어쩌다가 다시 입원하셨어요?
??? : 데드 하다가 바늘 꽂았던 손등이 터져서 그랬다고 말하기까진 긴 시간이 필요했다
+ 의사 : 피 줄줄 샜다 그쵸? 죽을뻔 했다 그쵸?
옾월량
23.08.24
BEST
좋은일 하셨네요!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2884323721-4o3h85l8t5t.gif
펄순이
23.08.24
BEST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2883915794-m56lk8500up.jpg
엉덩이마구흔들기
23.08.28
굿~ 보이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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