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이야기&썰

Isle1

23.08.11

출처 : 본인

일년전 할머니의 마지막 날엔 오늘 같이 비가 왔다. 집이 멀찍이 보이는 밭에 마련된 터에는 흙이 질척거렸다. 어릴적부터 저 멀리산에 계시던 할아버지는 먼저 밭으로 할머니를 배웅 나오셨다. 나는 할머니를 조심스럽게 할아버지 옆으로 모셨다. 그리고 어른들은 흙을 덮어 드렸고 그걸 옆에서 가족들은 바라봤다. 그때 노란나비 하나가 그렇게 비오는 날임에도 사람들 곁에 빙빙 돌았다. 나만 그걸 본 줄알았다. 그때 밭쪽에서 커다란 흰나비가 날아오더니 또 우리 곁을 빙빙돌았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다같이 인사를 드렸고 그때도 나비는 곁을 맴돌았다. 집으로 가려 밭을 내려올때 갑자기 사촌들이 나비이야기를 시작했다. 모두들 같은 생각을 한 것 같았다. 내내 슬퍼했던 엄마가 정말 신이났다. 아 이렇게 나이드신 엄마도나비를 보며 그렇게 행복해 할수도 있구나.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우리는 계속 웃으며 이야기했고 또다시 돌아가는길에보인 나비에 엄마는 한마디를 하셨다; “엄마 김서방이 그렇게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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