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믿을거같은 군대썰(스압)
17년 9월 군번 강원도쪽 GOP에서 군생활 했었음
전방에서 독립된 소초에서 생활을 해서인지
상급부대랑 잘 엮이지 않고 우리끼리만 살아가다보니
여러 사건사고들로 이미 많이 선진병영화된 17년도 육군에 비해 우리 부대는 아직 부조리와 폭행 폭언이 성행할때임
물론 17년도 군번이 뭐 부조리를 당하냐, 나때는 더 심했다, 그때에 비하면 17년도는 당나라군대다 뭐 이러면 할말 없긴 한데 아무튼 그랬음
우리 부대는 3개월 동기제같은거 아니고 그냥 월번으로 구분하고
생활관도 근무나가고 상황터지고 하는 것 때문에 각자마다 기상 취침시간이나 생활 시간이 달라서 동기생활관같은건 못하고 일반적으로 분대편제로 생활관을 썼었음
근데 그 와중에 유독 생활관에서 나 잘 괴롭히고 좀 성격 이상한 선임이 있었는데
나랑 차이가 거의 1년이나 나는 까마득한 선임이라 그냥 괴롭히면(자기딴엔 장난) 리액션 맛있게 해주고
때리면 맞아주고 심심하다하면 동물 흉내 내면서 뛰어다니고 재롱부려주고 그런 사이로 지내고 있었음
걔랑 나랑 있었던 일이 되게 많지만 그 중에 근무 들어갔을 때 썰 하나를 풀어보려고 하는데
내가 일병 2호봉인가 3호봉인가 이제 적응 잘 하고 그래도 부사수로 1인분 한다 싶을 정도의 시기인데
내가 원래 기관총 부사수로 전입 오면서 보직을 받았었는데
기관총 사수인 분대 선임이 나 오고 거의 바로 전역해버려서 이등병때부터 기관총 사수로 K3를 들었었음
GOP 나와본 사람은 알겠지만 전방에선 매일 몇교대로 대기초소 나가서 철책 보고 경계근무 서는게 평균 일과인데 근무 나갈때 항상 실탄을 지참해서 나갔었음
나는 보직이 기관총사수라 탄통에 링크탄이랑 수류탄 하나 들고 나감
근데 어느 날 아까 말했던 그 선임이랑 근무를 들어갔는데 근무서는 초소에서 얘가 갑자기 세열수류탄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고 내걸 줘보라는거임
지것도 있긴 한데 자기건 뜯기 싫대 내걸 달래
달라는데 어떡하겠음 좀 그래도 줬지
당연하겠지만 근무나갈때 수류탄을 그냥 쌩으로 들고다니진 않음
수류탄에 안전고리 안전핀 뭐 여러 장치가 달려있어서 그냥 들고다녀도 안터지겠지만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해 모양에 맞게 홈이 파인 스티로폼에 싸여서 플라스틱 통에 든 채로 까만 절연테이프로 입구 감싸고 그렇게 들고다님 당연히 병사 맘대로 뜯어보는건 절대 안되는거고
근데 걔가 내걸 받더니 그 자리에서 뜯어보는거;;
내가 그래도 되는거냐 물어보니까 수류탄엔 봉인지도 따로 안붙어있고 그냥 절연테이프니까 뜯었다가 그대로 붙이면 티 안날거래 괜찮대
내가 그래도 왜 내거 갖고 그러냐고 따지려다가 또 한대 맞을까 싶어서 가만히 있었음
근데 그 자리에서 뜯더니 자기는 훈련소때 연습용 수류탄으로만 해서 실제 수류탄을 못봤다고 실제로 보니까 신기하다면서 이래저래 만져보고 손에 쥐고 흔들어보고 이러는거임
근데 나도 그때 이제 자대생활 어느정도 적응하고 이미 안전불감증 MAX 된 상태였어서 진짜 설마 뭔 일 나겠냐 하고 냅뒀음
근데 그렇게 만지작만지작 휙휙 거리던 선임이 갑자기 어? 이러길래 돌아봤는데
걔가 나한테 배구나 족구할때 스매시하기 좋게 토스하듯이 받기 좋게
수류탄을 나한테 던져주는거임
그걸 안받고 땅에 그대로 떨어트릴수는 없으니까 난 당연히 안정감있게 두손으로 받았음
근데 걔는 나한테 그렇게 수류탄 던져주고 나 받을동안 초소 밖으로 문닫고 나가버림…
아 이거 좋된건가 싶어서 벙쪄서 가만히 있는데 다행히도 아무일도 안일어남
몇초 뒤에 내가 밖에다 들어오셔도 될거같습니다 하니까 머쓱한 표정으로 들어오더라
내가 어이없어서 도대체 왜그러시는거냐 물어보니까 그렇게 만지작거리다가 수류탄 안에서 핑그르르하는 소리와 약간의 진동이 느껴졌다는거임
살아야겠다 싶어서 나한테 던져주고 나갔대…
내가 그 말듣고 그럼 저는….? 하고 되묻고 싶었지만 그냥 상종하면 안되는 새끼다 싶어서 그냥 그러고 말았음
이건 뭐 어디다 찔러야겠다라는 생각도 하긴 했는데 입증하기도 어렵고 만약 밝혀져도 조용히는 안끝날거같다 복잡해지겠다 싶어서 그냥 묻고 지나감
다행히 걔랑 군생활 걔 전역까지 함께 하진 않았고
나는 6개월마다 있는 대대교대시즌에 같이 안내려가고 잔류해서 떨어지긴 했음
지금은 군대에서 깍새하던거 잘맞아서 나가서 미용 한다고 들었는데
앞으로도 볼 일 없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