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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지금 화장실에서 30분째 나가려고 하는 중인데

탕짜면
23.06.26
·
조회 2583
출처 : (번역)https://m.dcinside.com/board/gongpow/8539 (원본)레딧
나갈 수가 없어요.




 

한 30분 전에 샤워 다 하고 물기 닦고, 잠옷 입고, 나갔거든요.


 

그런데 다시 들어와 있어요. 문이 닫혀 있어요.




 

멈춰서 잠깐 지금 무슨 상황인지 생각했어요. 그냥 내가 나갔다고 착각했었나 보다 하고, 다시 나가려고 했어요.


 

문고리 잡고, 돌려서, 문 열고 나갔거든요.


 

그런데 다시 들어와 있어요. 지금 닫힌 문 앞에 서 있어요.




 

나가려고 할 때마다 이렇게 돼요.


 

저는 샤워할 때 핸드폰 들고 들어오거든요. 제가 혼자 사니까, 혹시 몰라서.


 

그래서 일단 부모님께 전화했어요.


 

아빠는 안 받으시고, 엄마는 받으셨어요.


 

제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문이 열리는데 어떻게 갇힐 수 있는지 이해를 못 하시더라고요.


 

엄마는 계속 그러니까 화장실 문이 고장 나서 안에 갇혔다는 말 아니냐고 그러시고..어쨌든 엄마가 한 15분 거리에 사시기 때문에, 아마 곧 오실 거예요.




 

저는 욕조에 기대서 앉아 있어요. 열린 문밖으로 저희 집 계단이 보여요.


 

이번에는 열어 놓기만 하고 나가지는 않았어요.


 

모든 게 평범해 보여요.


 

제 방문도 나왔던 상태 그대로 닫혀 있고, 선반 문도 닫혀 있고, 내려가는 계단이랑 현관문까지 그냥 다 정상이에요.








 

문이 닫혀있네요.


 

저게 언제 어떻게 닫혔는지 기억이 안 나요.


 

아마 제가 방금 문단 쓰고 나서 몇 초 내로 바로 닫힌 것 같아요.


 

위에 써둔 글을 지금 계속 읽고 또 읽고 있어요.


 

제가 써둔 저 글이 제가 미친 게 아니라는 증거예요.








 

엄마가 저 집에 있냐고 문자하셨어요.


 

그렇다고, 지금 화장실에 갇혀 있다고, 그래서 전화한 거라고 답장했어요.


 

엄마한테 답장이 왔는데




 

엄마: 왜 대답을 안 해?


 

나: 무슨 말이야


 

엄마: 거기 있긴 한 거야?


 

나: 여기 있지! 엄마 왔어?


 

엄마: 지금 화장실 문 앞이야. 계속 부르고 있잖아.




 

진짜 이해가 안 가요. 문밖에서 아무 소리도 안 나거든요. 저 문을 열어봐야겠어요.




 

우리 집 계단, 내려가는 길, 현관이 보여요.


 

그런데 엄마는 없어요.


 

나가려고 해봤지만 소득은 없었어요.


 

다시 닫힌 문을 쳐다보고 서 있네요.








 

엄마가 바깥쪽에서 문고리를 잡고 열어 보려고 했는데, 안 열린대요.


 

엄마가 문을 따려고 도구들을 들고 왔어요.


 

엄마가 분명히 지금 하고 있다는데, 아무 소리도 안 나요. 손잡이가 움직이지도 않아요.








 

아, 엄마가 자물쇠를 떼냈대요. 그런데 여전히 그쪽에서 문이 안 열린대요.


 

엄마가 자물쇠 떼어낸 동그란 구멍으로 안을 들여봤는데, 화장실밖에 안 보였대요.


 

텅 빈 화장실이요.




 

근데 제 문에는 구멍 같은 거 없거든요.


 

손잡이랑 자물쇠랑 다 그대로 있거든요.








 

지금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고,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엄마한테 진짜로 여기 있다고 계속 얘기했더니, 엄마가 아예 문 자체를 쓰러뜨리게 사람을 불러오겠대요.




 

그런데 그랬는데도 화장실이 텅 비어 있으면 어떡하죠.


 

나는 계속 여기 이 화장실에 갇혀 있고.








 

저희 집 화장실은 안에 콘센트가 없어요. 충전기도 안 들고 왔어요.


 

제 폰도 언젠간 꺼질 것 같아요. 지금 벌써 24%네요.


 

이거 꺼지면 저는 바깥세상이랑 연결되는 유일한 수단을 잃어버리는 건데..저 진짜 어떡하죠.




 

엄마가 누구 불러온다고 가버렸어요.


 

저는 이제 어떡할지 고민하면서 앉아 있어요.


 

문 쓰러뜨리는 걸 제가 직접 해볼까 했어요. 소용은 없겠지만 그냥 해봐야겠어서.


 

제가 전에 레딧에서 봤거든요.


 

문 열 때는 어깨로 치지 말고, 손잡이 쪽이 약한 쪽이니까 거기를 발로 차야 한다고.


 

별 소용이 없었어요.


 

애초에 이 문에 약한 부분이 있긴 한지 모르겠네요.




 

창문은 작아요. 제가 빠져나갈 수 있을 거 같지 않아요.




 

아 망했네요. 창문 어차피 열리지도 않네요.


 

저희 집 창문들이 잠글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작은 열쇠로 잠그는 건데, 이사 올 때 그 열쇠를 받은 적은 없어요.


 

그래서 한 번도 잠근 적이 없는데.


 

근데 잠겨 있네요.




 

창문에 싸구려 플라스틱 블라인드 같은 게 있어서, 제가 그냥 그걸 뜯어냈어요.


 

벽 페인트도 약간 같이 떨어졌는데, 어쨌든 이제 창문에 접근하기 좀 나아요.


 

창문이 변기 바로 위에 있어서, 제가 지금 물탱크 뚜껑 위에 무릎 꿇고 창문을 막 당겨보고 있어요.


 

잘 안..잠깐만, 열렸어요.


 

밖이 이렇게 깜깜한 줄 몰랐어요.


 

깜깜하면 안 되는데, 지금 낮인데.








 

제1발 누구라도 있기를 바라면서 둘러봤어요. 아무도 없어요.


 

모든 게 약간.. 음소거가 된 거 같아요.


 

뭐라 설명할 수가 없네요.


 

지금 밖을 내다보면서 느낀 이 깊은 두려움이랑.. 그냥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설명할 수가 없네요.


 

본능적으로 그러면 안 될 거 같았는데, 일단 어디로 떨어질지 한번 보려고 창 박으로 머리를 내밀었어요.




 

창문이 닫혔어요.


 

제 몸이 움직였다는 느낌이 안 났는데, 근데 지금 창문이 닫혔어요.


 

저 ㅈ같은 블라인드도 원래 자리에 있네요.








 

저 지금 그냥 바닥에 앉아 있어요.


 

저 창문이랑 문이랑 최대한 떨어져서 앉아 있어요.


 

토할 것 같아요.








 

엄마가 직장 동료랑 돌아왔어요. 그 아저씨가 엄마랑 경첩을 풀어버리고, 문을 뜯어냈어요.


 

제가 거기 없었대요. 안 보였대요.


 

엄마가 화장실 안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 줬어요. 저는 없어요.


 

엄마가 지금 무슨 장난 치는 거냐고, 이제 제 문자랑 전화에 답도 안 하세요.








 

지금 배터리 14% 남았어요. 저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엄마한테 마지막 인사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데, 엄마는 전화 안 받네요.








 

추가: 샤워 커튼도 뜯었었는데, 지금 다시 달려 있네요. 욕조 위에 잘 있네요.




 

창밖도 또 봤었는데, 무슨 웅얼대는 소리가 났었어요. 낮고, 조용하게 웅얼거리는 거 같은..그 후로 창문을 안 열었어요.




 

이제 배터리 1%네요.


 

저 만약 나가면, 이 글에 추가글 올릴게요.


 

만약 글 수정이 안 되면, 저 아직 여기 있는 거겠죠.
댓글
침하하커뮤관리자
23.06.26
BEST
출처표기 부탁드립니다.
르세라핌김채원
23.06.26
이거 진짜인기요?
침하하커뮤관리자
23.06.26
BEST
출처표기 부탁드립니다.
사냥에성공한원시인의뿌듯함
23.06.26
금지어 땜에 제1발이라고 쓴 게 웃기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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