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싸더리덜렁을 아시나요?
그 얼싸 아님. 그 덜렁 아님.
저는 여수 출신입니다. 치마하에 올라간 안산드레아스의 출신님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추억 생각이나서 적어봅니다. 말주변은 없어서 노잼글이지만 단 한 명의 여수인이 있다면 공감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여수만 그랬는지 저희 학교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초딩시절 02-07년도) 저에게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은 얼싸더리덜렁을 하는 날입니다. 이게 무엇이냐? 이게 집집마다 애기들끼리 돌아다니면서 문열어달라고 한다음에 삥을 뜯는거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할로윈의 트릭 올 트릿과 흡사하네요
우선 정월대보름 전날인가 전전날에 온동네 애들이 모입니다. 근데 해봤자 아파트 세 네개에 초등학교 하나였고. 반도 학년마다 3반까지 있어서 운동장에서 모였나 아파트 단지에서 모였나 했습니다. 전화기도 없고 아파트 중앙 약수터에서 웅성웅성 하고 있습니다 그럼 끼면 됩니다
노래도 있고 팀도 있고 각 팀의 대장이 있기때문에 팀을 대충 친한사람끼리 짭니다. 저는 누나가 두명이 있어서 누나친구인 형아들이 데려갔네요
그렇게 팀을짜고 5-6명이서 당일 저녁부터 밤까지 아파트를 돌아다닙니다. 복도식 아파트였는데 맨 꼭대기층부터 일층까지 모든 집의 초인종을 누르고 난뒤 노래를 부릅니다(음을 알고 싶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동영상 찍어드림) 한 집당 5-10분은 걸립니다
얼~싸 더리덜렁 이 집에는 복도 많네
얼~싸 더리덜렁 복들어간다 문여시오
얼~싸 더리덜렁 이 집에는 복도 많네
얼~싸 더리덜렁 하늘에는 별이총총
얼~싸 더리덜렁 심봉사가 신문보고
얼~싸 더리덜렁 앉은뱅이 축구하고
얼~싸 더리덜렁 돈안주면 안갈라요
얼~싸 더리덜렁 안나오면 쳐들어간다 (무한반복)
얼~싸 더리덜렁 이집에는 복도없네(문 안열어주고 돈안주면)
얼싸더리덜렁은 다 같이 떼창하고 대장형이 후창하는 느낌입니다
가사가 엄청 더 많았는데 (기억이 나는대로 썼슴둥 )대빵 형들이 연습장에 써놓고 무한 반복으로 문 열때까지 노래를 부릅니다. 여기서 대장이 끝까지 하면 10분 넘게 문열때까지 하는거고 재량입니다 ㅋㅋㅋ(끈질긴 대장 만나면 돈 많이범) 이집은 갔다 이 동은 했다. 이집은 불이 켜져있었는데 안주더라 혹은 꺼져있었는데 다시 켜졌다 하면서 체크하는 역할도 있었습니다 ㅋㅋㅋ 그런집은 한번 더 쳐들어감
대부분 집은 다 문 열어주고 그당시 오천원이나 만원을 줬습니다 그냥 열자마자 쫌만하고 집에 빨리들어가라~ 하면서 ㅋㅋㅋ 진짜 불켜진 집은 다 초인종을 눌렀고 팀이 많았어서 온동네에 이 노래가 울려퍼지는 재밌는 날이었습니다. 고학년이 되어서 제가 후배들을 이끌고 다니기도 했고 진짜 인싸아싸 할거없이 초등학교 6년 내내 다 했습니다.
수입도 진짜 꽤 쏠쏠했고, 초딩입장에서 큰 돈이었는데 유일하게 부모님이 터치 안하는 돈이어서 애들이랑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네요 ㅋㅋㅋ 어린 시절이라 생활 반경이 친구들 사는 동네까지 였고 아래 주택단지가 있었는데, 거기까지 가서 돈버는 애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암튼 이런 추억이 있슴다
아 좋다 이제는 살찌고 뭉툭해진 엄지로 장문의 글을 쓰면서도 추억이 떠올라서 흐뭇하네요 ㅋㅋㅋㅋ 여수 사람 있으면 같이 공유하고 싶잔슴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