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당시 한국의 도청들(1) - 중부지방

이야기&썰

사과저씨

23.05.05

서론

2차 갑오개혁(1896년 8월 4일)이후, 한반도는 8개도가 아닌 13개도로 나뉘게 되었고, 이 13도는 일제강점기에도 유지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초기까지 이 '도'들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관아를 도청 청사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도청소재지 이전 및 도청의 이전 등을 겪으며 조금씩 변화를 겪게 됬지요. 광복당시 도청의 위치에 대해 요약하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서 짤막하게 해보겠습니다.

경기도청(京畿道廳)

그림 1. 초기 경기도청사, 조선총독부(1911),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그림 2. 1930년대 경기도청의 모습. 『일본지리풍속대계-조선편』,신광사(1930),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1886년 조선은 돈의문 바깥(現 서울적십자병원)에 있던 경기감영을 수원으로 옮깁니다. 이 감영을 13도제 실시 이후 도관찰부(도청이란 말이 쓰이게 된 건 경술국치 이후)로 사용했고요. 허나 국권피탈 직후인 1910년 10월, 일본제국은 한성부를 '경기도 경성부'로 바꾸는 동시에 도청을 경성으로 옮겼습니다.

도청 건물은 본래 대한제국이 내부(內部)청사로 쓰기 위해 의정부(議政府) 청사를 철거하고 세운 건물이었습니다. 이 건물은 1967년 경기도청이 수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건설부 청사, 내무부 치안국 청사, 서울시청 별관 등으로 쓰이다가 철거,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이란 이름의 공원으로 바뀌었습니다. 2016년 이후 서울역사박물관이 의정부 복원을 위해 발굴하고 있다고 하는데 발굴 성과에 대한 이야기는 잘 모르겠습니다.

충청남도청(忠淸南道廳)

그림 3. 현재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쓰이고 있는 대전충남도청사 전경.

그림 4. 1910년대에 촬영된 충남관찰부. 공주감영, 즉 공주충남관찰부는 1932년까지 도청으로 사용되었다.

1896년 신설된 충청남도의 도관찰부 소재지는 충청감영(現 공주 사대부고 자리) 소재지였던 공주였고, 충청감영 선화당을 도청으로 사용했습니다. 공주는 평지면적이 심히 좁은 편이었습니다. 이는 근대화 이후 아래 과정을 거치며 치명타로 다가왔습니다. 경사가 완만하고 넓은 평지일수록 철도를 빨리, 그리고 저렴하게 깔 수 있었기 때문이죠.

결국 회덕군의 작은 마을에 불과했던 대전(大田)은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이 되며 충청도 최대도시이자 경상,충청,전라 하삼도의 중심도시로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대전이 그렇게까지 오르는데 꽤 시간이 걸려 공주의 도청이 바로 대전으로 옮겨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1932년 8월 29일 2층짜리 벽돌조 건물의 도청사가 완공되자 바로 대전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도청사는 1960년 3층이 추가된 상태로 도청으로 사용되었다가, 2012년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옮겨지며 행정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잃었습니다. 현재 충남도청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대전광역시는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개조해 사용 중입니다.

충청북도청(忠淸北道廳)

그림5. 1937년 준공이래 충북도청으로 쓰이고 있는 충북도청사,

그림6. 1910년대 촬영된 청녕각.

1896년 신설된 충청북도의 도관찰부 소재지는 충주에 있었습니다. 충주는 남한강과 낙동강을 따라 형성된 교통로에서 영남과 그 이북을 연결하는 거점으로서 성장한 곳입니다. 그런데 근대는 뭐다? 철도의 시대다! 그리고 꾸역꾸역 깔아버린 경부선철도는 청주와 가깝다!

그렇게 충주의 도관찰부는 단 12년만인 1908년 6월 5일 청주로 옮겨졌습니다. 도관찰부, 초기 도청은 청주관아(現 청주시청 제2청사 일대)의 중심건물인 청녕각(淸寧閣)에 있었습니다. 이후 청녕각으로는 도청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충청북도는 충청도 병마절도사와 대한제국군 청주 진위대가 쓰던 건물들을 개조해 새로운 청사건물(목조 단층건물)로 썼습니다. 하지만 이 청사로도 감당이 안 되자 1937년, 청주 문화동에 있던 연못을 메우고, 그 자리에 도청을 짓게 되었습니다. 이 도청은 지금도 충청북도청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건물 오른쪽에 제2청사를 짓고 있습니다.

강원도청(江原道廳)

그림 7. 강원도관찰부, 초기 강원도청 소재지였던 시절 춘천이궁.

그림 8. 1940년 춘천이궁이 화재로 소실된 이후 새로 지은 강원도청 청사. 최근 동내면 고은리로 옮겨지기로 결정되었다고 함.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조선시대 강원감영은 강원도 최남단인 원주에 있었습니다. (동학농민운동 진압하려고 불렀던)청군과 일본군, 러시아군 등 조선이 열강의 싸움터가 되자 고종은 유사시 도망칠 수 있는 이궁(離宮)을 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것도 춘천에 말이죠. 1888년 공사 시작 이래 단 2년만에 완공된 '춘천이궁(春川離宮)'은 강원도 도관찰부 소재지가 되었습니다.

경술국치 이후, 일본제국은 춘천이궁을 그대로 도청으로 사용했습니다(개조와 증축을 거쳤으니 '그대로'란 말을 써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1940년 2월 22일, 원인불명의 화재로 소실되었고, 그 자리에 콘크리트 건물을 세웠습니다. 이렇게 세워진 도청은 '아직까지는' 강원도청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나무위키 경기도청, 내부, 충청남도청, 충청북도청, 강원도청, 춘천이궁

국가문화유산포털 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

대한민국의 도청 현황(이북5도 포함), 도시들의집, 아카라이브 도시·지리 채널 https://arca.live/b/city/58400991?p=1

기록으로 남은 경기감영, 경기도청 Series - 광화문 구 경기도청사 (1), 경기문화재단 https://ggc.ggcf.kr/p/5bfc3e8efb94a32d13933970

도청사의 역사, 충청남도청 http://www.chungnam.go.kr:8100/cnnet/content.do?mnu_cd=CNNMENU02332

사진 찍기 좋은 곳, 대전 근현대사 전시관을 둘러보다!, 대전광역시, 2020년 5월 6일 https://blog.naver.com/storydaejeon/221948808656

디지털청주문화대전 청주 청녕각 http://cheongju.grandculture.net/cheongju/toc/GC00201790

원본: https://blog.naver.com/mrfldpeod/22309392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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