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을 합법적으로 끌어내리는 법
일전에 ‘이론적으로 가능한 합법적인 대통령 임기 연장 방법’라는 글을 쓴 한국인입니다.
그냥 심심해서 쓴 글인데 침하하에 올라가서 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오늘은 그 글의 2탄입니다. 이 분에 대해서 다룰겁니다.

오늘은 이 사람을 ‘합법적으로’ 끌어내리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드릴 겁니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1. 참고하실 점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영토조항입니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기본적으로 한국 입장에서는 반국가단체입니다. 그렇기에 김정은을 합법적으로 끌어내리는 방법은 그를 반국가단체 수장으로서 체포되는 것 밖에 없습니다. 헌법 제4조에서는 평화통일 지향도 담겨 있기 때문에, 체포를 하지 않을 구석도 있습니다만 언제까지나 합의에 의한 평화통일일 때만 일말의 가능성 있습니다. 그런데 저 양반이 실각해야 평화통일에도 진전이 있겠습니다. 결국, ‘체포하거나 통일하면 된다’가 끝입니다. 그런데 이러면 이 글이 재미없잖아요?
각 국가에는 나라의 중심이 되는 법이 있습니다. 그것을 헌법 혹은 기본법이라고 합니다. 북한에도 헌법이 있습니다. 장식에 불과한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만, 한 국가가 형식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외형이라도 준수되어야 하는 중요한 법입니다. 오늘은 이 헌법으로 ‘이론적으로’, 그리고 ‘합법적으로’ 김정은을 끌어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2. 북한의 권력구조
대한민국은 삼권분립 국가입니다. 삼권분립이란 국가의 권력을 입법권(법을 만듬), 사법권(법을 적용), 행정권(법을 집행)으로 나누어 서로 견제하게 해 권력의 독점을 차단하고자 하는 안입니다. 국가마다 그 적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의원내각제 국가(대표적으로 영국, 일본)에서는 입법부(국회)에서 행정부(총리)를 선출하기 때문에 반드시 각각의 부가 한국처럼 독립적으로 형성되지는 않습니다.
북한은 조금 다릅니다. 보통 교과서에서는 대한민국의 국회와 최고인민회의가 입법부로 동일하게 소개됩니다만, 좀 다름! 그림으로 설명해보겠잖슴~

악필 양해부탁드려잉~
앗 잠시..지능이..오늘 저녁에 차돌짬뽕을 먹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다시 시작해봅시다.
최고인민회의는 분명 우리의 국회처럼 그 의원들(북한에서는 대의원이라 하는데)을 주민의 선거로 뽑습니다. ‘여하튼 형식적으로는’ 직선입니다. 이렇게 선출된 대의원은 북한 주민의 주권을 대리하는 사람입니다. 그건 우리 국회의원도 그런 거 아니야 하겠지만, 최고인민회의의 성격을 아셔야 합니다. 이 기관은 북한 '최고 주권 기구’입니다. 우리의 국회가 ‘입법부’ 지위에 있는 것과는 차이죠. 그래서 이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 내각 총리도 선출하고, 재판소, 검찰소장도 선출합니다. 그러니까 우리 국회로 비유하면 국회에서 대법원장, 헌재소장, 검찰소장, 국무총리, 대통령 모두 선출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위상이 다르죠.
오늘 우리의 탐구대상인 김정은은 직함이 ‘국무위원회 위원장’입니다. 제가 국무위원회를 다른 기관에 비해 높게 그렸는데요, 북한 헌법에 따르면 국무위원회는 ‘국가주권의 최고국방지도기관이다’라고 되어있고, 그 위원장은 ‘최고령도자'입니다. 그러니까 속된 말로 ‘킹왕짱’이죠. 그래서 마음대로 권력을 써도 간섭받지 않는 것이죠. 그러나 이 기관도 형식적으로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선거됩니다. 그래서 최고인민회의가 형식적으로는 매우 강한 기관입니다.
-3. 그래서 김정은은 어떻게 끌어내나?
그림을 다시 보시면 제가 ‘선거, 소환’이라고 적어 놓았을 겁니다. 소환이라는 것은 불러 들인다는 것이죠. 즉, 최고인민회의는 법적으로는 자신들이 선출한 기관장에 대해서 불러 들여 자리에서 파면 시킬 수 있습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그러니까 이 말만 따져보면 김정은을 최고인민회의에서 소환해서 파면할 수 있다는 것이죠. 조선노동당과 그 구색정당이 장악한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불가능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이 글은 이론의 영역입니다.

가정해봅시다. 어느 날 평양 상공에 미그기가 출몰하고 삐라가 뿌려집니다.(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김정은에 반기를 든 혁명이 성공했다.' 정세는 긴박하게 돌아갑니다. 쿠데타가 성공했지만, 이전 기득권은 아직 온전히 죽지 않았죠. 이들은 혁명 세력에게 김정은은 아직 헌법상 국무위원장이라 주장합니다. 혁명세력이 온전히 이겼다면 이들을 그냥 무시하고 밀어버리면 되지만 그런 상황은 아닙니다. 결국 혁명 세력은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을 끌어내리기로 작정합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687명입니다. 북한 헌법 규정에 의거 대의원 ⅓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최고인민회의는 열립니다. 즉, 229명이 개회 요구를 해야 합니다. 오 그러면 끝난 걸까요? 혁명세력은 229명은 그 정도만 모으면 되는 걸까요? 문제가 있습니다.
제93조 최고인민회의는 대의원전원의 3분의 2이상이 참석하여야 성립된다.
⅓ 이상의 대의원이 개회를 요구하더라도 실제 회의는 ⅔ 이상 참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회의에는 458명이 참석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혁명세력은 반대파를 강제로 등원시키는 계획을 감수해야 합니다. 어찌저찌 460명의 대의원이 모였다고 칩시다. 회의가 열립니다.
법에 조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국무위원장은 남한 대통령과 비슷하니까 탄핵하려면 의원 전체의 ⅔가 필요하니 한 명이라도 이탈하면 조지는거군' 놀랍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의외로 그렇습니다. 북한에서 이런 높은 허들은 가진 가결정족수는 헌법의 개정(북에서는 수정, 보충이라고 함) 경우 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의원 전체의 ⅔가 모여야 회의가 진행되니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 가결정족수의 허들을 낮게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가결정족수를 생각하면 됩니다. 김정은은 모인 460명의 대의원 중 231명의 찬성만 받으면 소환되고 파면되는 겁니다.
-4. 간단한 방법은 없을까?
사실 매우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반대파 대의원들을 모두 채포해버려 재적의원수 자체를 줄여버리면 됩니다. 그러나 혁명세력은 최소한의 합법성은 가져가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위 방법은 너무 많은 인원을 동원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시 아래 그림을 보겠습니다.

최고인민회의 옆에 ‘상임위원회’라는 것이 적혀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저 많은 수의 인원이 항시 모여 회의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소집하기에는 비효울적이죠. 그래서 최고인민회의 권한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로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되지 않을 때 위임합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선거 및 소환합니다. 숫자가 더 적죠. 현재 알려진 명단에 따르면 15명입니다. 위 과정에서 혁명세력이 최고인민회의를 장악했다면? 일은 많이 쉬워집니다.
그냥 15명이 ‘국무위원장을 소환한다’ ‘ㅇㅇ’ ‘파면도?’ ‘ㄱ’ 하면 됩니다.
물론, 북한 헌법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국무위원장 선거 및 소환에 대한 권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헌법 해석권을 가집니다. 이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는 최고인민회의 쉬는 동안 국가최고주권기구라니까 국무위원장 소환도 ㅆㄱㄴ’이라고 한 문장만 덧붙이면 혁명세력은 굳이 400명대 대의원을 평양으로 부르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간단하게 차 마시면서 ‘합법적으로’ 김정은을 해임할 수 있겠죠.
침투부 영상 하나 볼 동안 혁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습니다. 개꿀.
-5. 남은 문제들이 있기는한데…
남은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북한에서 사실상 헌법 위 헌법인 조선로동당 규약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복잡한 문제들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혁명세력이 북한 헌법을 제대로 작동시키기 시작하면서 해결되었습니다. 북한이 일당독재국가라고 해도 일단 헌법은 조선로동당의 것이 아닙니다. 형식적으로는 조선로동당 규약이 밑입니다. 북한의 지금 상황은 그 형식이 요식행위가 되었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겠죠. 그러니까 이 말을 뒤집어 생각하면 헌법이 제대로 작동하는 순간 조선로동당 규약 따위 헌법 밑입니다.
국가 상위 법이 실질적으로 기능하는데, 일개 정당의 규약이 어떻게 이를 찍어 누를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여기서의 고민들은 사실 저같이 설정 쥐잡듯이 파는 사람만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냥 편하게 침투부 보시면 됩니다.
-6. 그런데 흰님 이거 어떻게 앎? 간첩 아님? 허거걱
헉 근데 제가 북한 헌법 원문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요? 허거걱 간첩 아닐까요?
우선 김정은 ㄱㅅㄲ! (개야 미안해!)
절대 간첩 아닙니다
북한 헌법 원문은 통일부에서 이미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키문헌에도 공식적으로 등록되어 있고요.
누구나 검색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보러가기, 봐도 누가 안 잡아감)
그냥 제가 이런거 알아보는 거 좋아합니다. 실제로 전공도 그 쪽이었고요. 그래서 그냥 흰님들한테 유익한 정보글 써보려고 끄적여봤습니다.
근데 쓰고보니 너무 노잼글 아닌가 걱정되잉~ 그래도 재밌게 읽어줘용~ 전문가는 아니라서 100% 맞다고 확신은 못한다~ 재미로만 봐주시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그럼 저는 20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