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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선 나폴리탄 씌리즈] 야산 한가운데의 주택 숙박 규칙

즈믄누리
23.04.17
·
조회 1927

이걸 읽고 있다면 산 속에 너무 깊숙이 들어온 겁니다. 더는 탈출로를 찾을 수 없을 것이며 운 좋게 저체온증으로 사망하지 않아도 다른 것에 목숨을 잃을 겁니다. 이 글에 적힌 내용만을 따라하세요.

1. 탈출로 대신 흰색의 단독주택을 찾아다니세요. 해가 지기 전까지 주택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주택의 현관문에서 빛이 새어나오지 않을 경우 차라리 산의 낭떠러지나 절벽을 찾아가는 걸 권합니다.

2. 현관문을 노크하고 기다리면 집주인인 깡마른 노인이 문을 열어줄 겁니다. 길을 잃었는데 오늘 하루만 잘 수 있는지 예의 바르게 질문하세요.

3. 노인은 당신을 환대할 이유가 없지만 마지못해 들여보내 줄 겁니다. 식사를 권한다면 거절하세요. 음식을 축낸다면 노인은 그 손해를 메꾸느라 당신을 좋은 방으로 보내지 않을 것이며 나온 음식이 별로 마음에 들지도 않을 겁니다.

4. 9시 전까지 노인에게 최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노력하세요. 질문에는 모두 솔직하게 대답해야 하며, 자신이 있다면 간단한 담소를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언변이 좋지 않으면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게 이득일 수 있으며, 가족 또는 귀신을 대화 주제로 삼는 것만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5. 9시가 되면 노인은 당신을 묵을 방으로 안내할 겁니다. 어떤 곳이던 간에 수긍하세요. 항의와 거부는 집 밖으로 쫓겨나거나 지하실에서 묵는 결과를 맞게 됩니다. 완력으로 노인을 제압할 수는 없습니다.

2층 침실은 잠들기에 가장 안전하지만 노인이 당신에게 이 방을 내줄 가능성은 낮습니다. 1층 침실은 노인의 방이므로 침대에서 잘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 아침 7시 전까지 밖으로 나오지 마세요.

2층 서재는 눈을 붙이기 나쁘지 않습니다. 공간도 넉넉하며 책을 베개 삼아 잘 수도 있습니다.

- 아침 7시 전까지 밖으로 나오지 마세요.

- 방의 전등은 항상 꺼져 있습니다. 켜지 마세요.

- 휴대폰 불빛을 비롯한 다른 어떠한 광원도 방에 비추지 마세요.

2층 드레스룸은 다소 불안한 방입니다. 노인에게 썩 좋지 않은 인상을 줬나 봅니다.

- 아침 7시 전까지 밖으로 나오지 마세요.

- 밖으로 나와 있는 옷들을 전부 옷장 안에 넣으세요.

- 들어올 때부터 옷장 문이 열려 있었다면 안에 든 옷의 종류를 확인하세요. 일상복일 경우 그냥 문을 도로 닫고 주무셔도 됩니다. 정장일 경우 문을 닫고 주변의 가구를 끌어다 막아둔 뒤 주무세요. 한복일 경우에는 죄송합니다.

1층 화장실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용변도 볼 수 있으며 협소한 공간과 추위 빼고는 큰 단점도 없습니다.

- 아침 7시 전까지 밖으로 나오지 마세요.

- 변기의 물 내리는 소리는 어떤 것들의 잠을 깨울 수 있으니 11시 이후부터는 사용하지 마세요.

- 세면대 사용 중 물이 붉어질 경우 거울을 바라보지 말고 고개를 숙인 뒤 10초를 세세요. 원래대로 돌아와 있을 겁니다.

- 욕조 수도꼭지를 틀지 마세요. 다시 잠글 수 없으며 물 배출량에 문제가 있습니다. 몇 분 만에 욕조를 가득 채울 것이며 몇십 분 안에 욕실 전체가 잠길 겁니다.

1층 다용도실은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니며 지하실하고 가깝기까지 합니다. 위안거리로는 화장실보다 따뜻하기는 합니다.

- 아침 7시 전까지 밖으로 나오지 마세요.

- 방문을 잠그세요.

- 밖에서 문을 열라는 소리에 응답하지 마세요. 목소리의 주인이 노인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인이 아닙니다.

- 방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매캐한 연기가 느껴지는 건 현실이 아닙니다. 당장 타 죽기 직전이라고 느껴도 문을 열지 마세요. 견디지 못하고 문을 열 경우 어둠 속에서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게 될 겁니다.

1층 보관실은 끔찍합니다. 노인의 신경을 심하게 긁거나 가족 또는 귀신에 대해 이야기했을 경우 이 곳에서 묵게 될 수 있습니다.

- 아침 7시 전까지 밖으로 나오지 말아야 하지만, 이 방에서는 나오는 게 더 나은 결말일 수도 있습니다.

- 어떤 소리도 내지 마세요.

- 소파와 안락의자 사이의 공간에 웅크리고 자는 것만이 안전합니다.

- 발걸음 소리가 들리면 숨을 참으세요.

- 카펫에 얼굴을 너무 가까이 대지 마세요. 더러워서 재채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방 안의 모두가 당신의 위치를 알게 됩니다.

- 도저히 잠들 수 없다면 평정심을 잃지 말고 차분해지려 노력하세요. 계속해서 긴장과 불안 상태에 빠질 경우 하나둘씩 당신의 존재를 알게 될 겁니다.

아침 7시가 되면 노인이 당신의 방문을 열고 퇴거를 요구할 겁니다. 이제 다음 날이 되었으므로 밖으로 나가도 좋습니다. 아무렇게나 걸어도 머지않아 등산로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겁니다.

출처 https://gall.dcinside.com/m/napolitan/503

댓글
냉이된장국
23.04.18
이 시리즈 중에서 그나마 살아남기 난이도 낮은 곳이네요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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