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대) 절벽이 있는 캠핑장

미방

그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여름방학에 친구들과 2박 3일 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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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은 현지에서 2시간가량 떨어진 산촌의 산속 깊은 곳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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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이라고 해도 지금처럼 관리가 잘된 곳이 아니라 조금 넓은 들판에 취사장과 화장실이 딸린 소박한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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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캠핑장은 골짜기 위에 있었기 때문에, 들판 끝은 절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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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도 이런 곳에서 캠핑하면 위험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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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프로그램으로 낮에는 계곡 등반과 고기 잡기 체험, 밤에는 캠프파이어와 담력 시험 등 재미있는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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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밤에는 담력 시험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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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담력 시험은 조금 특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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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숲속에서 손전등 없이 한동안 혼자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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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거나 소리를 지르면 길을 잃거나 야생동물이 놀라 덤벼들 수 있으므로 어른이 데리러 올 때까지 절대 움직이거나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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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말을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따로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은데 그때는 어른들 말을 순순히 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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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력 시험 장소에 도착하자 함께 온 어른들은 손전등 불빛과 함께 천천히 멀어져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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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산속은 너무 어두워서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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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다른 아이들도 있을 텐데 그런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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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는 미지근했고 피부에 착 달라붙어 끈적거리는 듯한 불쾌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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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덤불이 흔들리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이름 모를 새나 짐승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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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는지 가까이 있는지 거리감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진정한 어둠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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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몇 분밖에 안 됐겠지만 제게는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게 아닌가 하는 상상이 들 정도로 아주 오랜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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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어둠 속에서 불빛과 함께 어른들이 마중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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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안심하고 어른들과 다른 아이들을 만나 합류해서 무사히 원래 캠핑장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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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올해는 아무것도 안 나온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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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어른들이 그렇게 말하고 마주 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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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낮, 같이 왔던 친구의 상태가 이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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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절벽 쪽을 보고 자꾸 무서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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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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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아무것도 안 보여? 이리 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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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들판 끝 절벽으로 저를 끌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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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밑에 내려다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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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말대로 절벽 밑을 내려다봤지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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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래 계곡에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것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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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친구는 너무 당황해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고함을 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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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벽에서 얼굴이 빨간 남자애랑 여자애가 얼굴을 내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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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어른들이 그 친구를 달래고 있었지만 저는 결국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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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싶었지만 일단 캠핑은 그대로 계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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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아직 모두 깨어 있는 시간이었지만 저는 낮에 노느라 피곤해서 먼저 침낭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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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아이들은 램프 불빛 아래에서 소곤거리며 즐겁게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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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잠시 후 아이들의 목소리가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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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왜 그래, 너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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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선생님 불러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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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목소리에 놀라 일어나보니 고통스럽게 몸을 웅크린 한 아이와 다른 두 여자아이가 등을 문질러주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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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것 같아... 무거워, 무거워...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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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그렇게 말하다가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짓눌린 듯 차츰 몸을 앞으로 웅크리고 결국 바닥에 엎드려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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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동안에도 그 아이는 울면서 "무거워!! 살려주세요!!!" 라고 반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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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안은 이미 공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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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한 눈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몰라 움직일 수조차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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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선생님들이 안색이 변하여 텐트 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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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서운 얼굴로 "나가라! 나가라!!"라며 가져온 소금 같은 것을 그 아이에게 힘껏 뿌리고 등을 두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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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신기하게도 그렇게 괴로워하던 아이가 거짓말처럼 벌떡 일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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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듯 멍한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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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우리는 아무 문제 없이 다음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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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집에 가는 길에 친구들과 다른 그룹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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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남자애가 화장실 입구에서 이쪽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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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만 혼자 움직이는 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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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등 대부분의 아이들이 뭔가 이상한 것을 보고 느꼈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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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이번 캠프 이후 산 공포증이 생겨서 산에는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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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와 제 친구가 어쩌다 이런 캠프에 참가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 또한 참 불가사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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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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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xn--u9jv84l7ea468b.com/kaidan/412w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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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day&page=0&number=81927&from=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