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가 죽은 이유
저희 어머니는 부동산을 운영하십니다
약 10년 전 어머니께 들은 사건이 하나 생각나 적어봅니닷
재밌으라고 우리 엄마 시점으로 적을거임
이젠 일교차도 나기 시작하는 늦여름 전세집이 하나 나왔다
신도시 바로 옆 낡은 동네에서 공장부지나 논이라도 계약하는게 아니라면 부동산 운영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다
자식들이 떠난 노인,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사는 이 동네는
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라면 새로운 집은 잘 나오지 않을 뿐더러
집나온 어린 커플들이 동거하다 도망가 집주인들은 월세를 떼먹히기 일쑤다
비수기였던 요즘 멀쩡한 전세집이 나온다면 부동산 주인들은 당연히 눈독을 들이겠지
그런데 그 집은 차마 누구도 손대지 못하고 집주인도 염치가 있는지 이미 한달째 공실임에도 제촉하지 못하고있다
그 집에선 사람이 죽었다
늙은이의 자연사도, 알콜중독자의 사고사도 아니였다
임차인은 40대 남자였다 가정이 있는
하지만 유부남이 집을 계약한다고 다 가정집은 아닌가보다
그 집은 술집에서 만난 내연녀를 위한 집이였다
그녀가 누구인진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도망갔으니까
남자는 몇 달을 그녀를 기다리며 그 집에 살았다
그 집에서 혼자 살면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가 사는 몇 달 동안 그 집에 맺힌 한은 얼마나 될까
자괴감, 배신감, 원망, 그리움, 복수심
어떤 감정들이 섞여있을까
몇 주간 보이지 않던 남자를 발견한건 출동한 경찰이였다
이웃이 냄새가 좋지 않다고 신고를 한 것이였다
남자는 천장에 줄을 걸어 목메달아 죽어있었다
아니 메달려있지 않았다고 해야하나?
더운 날씨에 그의 시체는 썩어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시체가 녹아내린 바닥으로부터 퍼져나간 이물질들로인해
장판은 물론 벽을타고 올라가 천장까지 방 전체가 썩어있었다
작은동네의 소문은 빠르지만 알사람들만 안다
그 여자가 돈을 떼갔는지
남자의 가정은 어떻게 됐는지
추측과 헛소문이 붙더라도 집보러 오는 손님들은 모른다
그 집은 어느 욕심많은 부동산 주인이 원래 세보다도 더 올려 받아 외지인에게 넘겼다

(사진은 흉가 사진 퍼온겁니다 썰이랑 무관)
저도 오래전에 들은 이야기라 설명이 좀 부족 하네용ㅎㅎㅎ
기생충 다시 보다가 떠올랐습니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