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2ch) 믹스 쥬스 (혐)

1STP
23.01.17
·
조회 2006

학창 시절 나는 어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곳은 프랜차이즈 체인점이었지만, 상당히 너그러워서 휴식 시간이나 근무 중에 마음대로 커피나 음료를 만들어 마셔도 되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휴식 시간에는 언제나 마음대로 취향에 맞는 음료를 만들기 마련이었다.


 


 


 

나는 커피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에 언제나 여러 과일 쥬스를 섞어 믹스 쥬스를 만든 다음 차게 해서 먹곤 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무척 상냥한 아르바이트 선배가 있어서, 언제나 그 선배가 휴식 시간만 되면 [힘들지?] 라며 특별히 믹스 쥬스를 건네주곤 했다.


 


 


 

그것은 일부러 아침 일찍 만들어 시원하게 식혀 놓은 것이었다.


 

그래서 정작 내가 쥬스를 만들어 먹은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우연히 일찍 출근하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선배한테 답례로 쥬스라도 만들어 드리자.] 라고 생각해서 주방으로 향했다.


 

그 날은 선배와 나를 빼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이 없는 날이었기에, 아침 청소도 끝났겠다 맛있는 쥬스라도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부엌에서 믹서가 도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오늘도 선배가 먼저 쥬스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분해져서 나는 주방 창문으로 몰래 선배를 관찰하기로 했다.


 

그 맛있는 믹스 쥬스는 뭘 넣어서 만드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선배는 이상한 짓을 하고 있었다.


 

주머니에서 필름통을 꺼내더니,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믹서기 안에 붓고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몸을 쭉 내민 채 믹서를 들여다 보는 선배의 입으로부터 무엇인가 뚝뚝 떨어졌다.


 


 


 

믹서가 돈다.


 

뚝뚝.


 

여전히 믹서는 돈다.


 


 


 

뚝뚝.


 

순간 충격에 말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큰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나는 주방 문을 열었다.


 

[뭐하는 겁니까!]


 


 


 

선배는 한창 믹서기 안의 쥬스에 자신의 침을 흘려 넣고 있었다.


 

[아... 안녕...]


 

[뭐하시는 거냐구요!]


 


 


 

[어... 너한테 주려고 쥬스 만들고 있는데...]


 

[네? 무슨 소리세요! 언제나 이런 짓을 했던 겁니까?]


 

선배는 대답이 없었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그리고 뭡니까, 이건?]


 

믹서 옆에 있는 필름통을 잡자, 기분 나쁜 냄새가 가볍게 감돈다.


 

필름통 안을 보자, 색도 냄새도 영락 없이 정액이었다.


 


 


 

선배는 잔뜩 찡그린 내 얼굴은 아랑 곳 없이 쑥쓰럽다는 얼굴을 했다.


 

그리고 [미안, 좋아하고 있었어... 그리고... 저기, 지금 솔로지? 나랑 사귀지 않을래?] 라고 말하며 싱긋 웃었다.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방금 전까지 그렇게 기분 나쁜 짓을 해 놓고 고백이라니.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몇 달 동안이나 그 놈의 체액이 들어간 쥬스를 마셨다는 생각에 구토보다도 현기증이 밀려왔다.


 


 


 

게다가 나는 남자다.


 

나는 그 날로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고, 그 후로 그 가게 근처도 찾아가지 않고 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댓글
학식고문
23.01.17
베개나라일꾼
23.01.17
역하네
빛펄
23.01.17
혐주의 하나 제목에 써주십쇼
고기조와
23.01.17
주인공이 남자였다는게 찐공포;;;;;
젊은꼰대
23.01.18
와 텍스트 읽다가 육성으로 욕해보긴 첨이네
Ornithopter
23.01.19
다크모드라 잘 안보여서 일단 스크롤 내렸는데 개이득인가요?
1STP 글쓴이
23.01.19
수정했어요^^
조개뺏긴보노보노
23.01.21
미각이 좀 둔한가?
뽥뽥뽥
23.01.25
감자통조림
23.02.07
으아악

😄유머 전체글

우리 또래는 三國志를 읽어서 망했다 1
웃음
바다하늘
·
조회수 147
·
1시간전
30년전 마약과 같았던 자가용 중독증 3
웃음
음악다방
·
조회수 155
·
2시간전
엄마한테 합법적 반말 가능한 장소 1
웃음
옾월량
·
조회수 139
·
2시간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manhwa 3
웃음
맹대곤영감
·
조회수 175
·
2시간전
냄새 맡아서 외도를 발견한 상황.jpg 3
웃음
맹대곤영감
·
조회수 233
·
3시간전
새 충주맨 선출.jpg 2
웃음
맹대곤영감
·
조회수 605
·
3시간전
의외로 오타쿠들이 하지 못하는 것 3
감동
맹대곤영감
·
조회수 189
·
3시간전
원본보다 한국이 더 잘 만든다는 영화 포스터.jpg 3
웃음
맹대곤영감
·
조회수 207
·
3시간전
쇼츠에서 맨날 듣는 목소리의 주인공 1
기타
웅취한교동
·
조회수 151
·
3시간전
최고의 돼지
웃음
굴러떨어진자존심
·
조회수 80
·
3시간전
불호가 많다는 이번 카톡 업데이트 3
기타
맹대곤영감
·
조회수 211
·
3시간전
귀신이 무서울 때 꿀팁.jpg
웃음
맹대곤영감
·
조회수 116
·
3시간전
의외로 서울대도 하는 실수.JPG 2
웃음
맹대곤영감
·
조회수 186
·
3시간전
이게 맞나 싶은 2025 장마기간.jpg 7
기타
맹대곤영감
·
조회수 227
·
3시간전
H컵 마녀와 농부가 야스하는.manhwa 2
웃음
맹대곤영감
·
조회수 145
·
3시간전
일본에서 로망이라는 호수에서 도시락 먹기 gif 1
웃음
맹대곤영감
·
조회수 149
·
3시간전
의외로 카페에서 허용 되는 것
웃음
굴러떨어진자존심
·
조회수 134
·
4시간전
쪽지를 남기고 간 후배 1
웃음
국밥부장관
·
조회수 168
·
4시간전
어느 동물원의 코요테 이름 3
웃음
국밥부장관
·
조회수 153
·
4시간전
인하대 최고 아웃풋 정일영교수님 근황 17
기타
여우비
·
조회수 2342
·
5시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