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비니티 오리지날 씬 2 후기 (스포 있음)
원래는 발더스 게이트 3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디비니티 오리지날 씬 2를 오래 전에 사두고 아예 건드리질 않아서 양심의 가책이 생겼습니다.
‘같은 게임 회사의 전 작품을 먼저 하고 발더스 게이트 3를 하면 어떻게 발전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디비니티 오리지날 씬 2를 먼저 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려워서 힘들었음” 입니다.
뭐가 어렵냐 말하기 힘들 정도로 전체적으로 어렵습니다.
- 전투
개인적으로 전투 진짜 빡셌습니다.
우리 파티는 4명이 최대인데 적은 10명 가까이 쏟아질 때도 있고, 그 이상으로 몰려올 때도 있습니다.
수적 열세도 힘들고, 스킬의 차이도 큽니다. 적들의 스킬이 정말 막강합니다. 어느 부분들은 불합리하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스킬이 강제됩니다. 일단 이동 스킬들은 강제로 들고 있어야 합니다. 왜냐면 적들도 다 이동 스킬이 있기 때문에.
이동 스킬 없으면 쫓아갈 수가 없습니다. 저도 처음에 이동 스킬 없이 양손 검사 했다가 멀리서 제 머리를 쪼개길래 바로 불사조 낙하 배웠습니다.
그리고 캐릭터마다 물리 방어와 마법 방어가 있는데… 이 방어가 따로 들어갑니다! 이 부분은 처음엔 좋았다가 나중 가면 승질만 돋굽니다.
저도 중간에 공략을 찾아봐서 차라리 물리 공격 파티를 짜서 물리 방어만 깎는 식으로 클리어 해야 간단하다는 얘기를 듣고, 그렇게 진행했습니다. 물공 캐릭터 2명, 마공 캐릭터 2명 들고 갔다가… 이도저도 아니게 상대 방어만 깎으면 이길 수가 없습니다.
- 스토리
스토리도 어렵습니다. 판타지 세계관인 건 알겠는지 제 문해력의 문제인지 제대로 이해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전체적인 맥락만 이해했고, 세부적인 건 이해를 못 했습니다. (드워프 왕국 이야기라던가)
그래도 좋아하는 캐릭터인 세빌♥의 스토리는 비교적 빨리 끝나기도 하고 스토리라인도 간단해서 좋았습니다.
- 퀘스트
퀘스트 지표가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친절하지 않다고 표현해야 할 겁니다.
발더스 게이트 3 후기를 몇 개 보니 어떤 퀘스트는 '디비니티의 불편함이 생각나는 퀘스트 지표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디비니티만 해본 저로서는 불편하다는 게 뭔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일단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퀘스트도 있고 없는 퀘스트도 있고, 심지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차라리 어느 지역인지 지도에만 표시가 됐어도… 참 좋았을 것 같습니다.
어떤 퀘스트는 해당 능력치가 안 되면 진행조차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우회 방법이 있는지도 모름)
그런 부분들이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도 장점이 많은 게임이긴 합니다.
일단 왜 그렇게 칭찬을 많이 받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특히 원소들간의 상호작용이 참 좋습니다. 물과 피 같은 액체는 전기가 잘 통하고, 비가 내리면 젖고, 불을 쬐면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이런 부분들이 전투에서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를 점 중 하나도 스토리의 방대함입니다. 메인 스토리도 메인 스토리인데, 서브 스토리까지 합치면 진짜 무지막지합니다. 저는 다 깨지도 못했습니다… 다 깨려면 퇴근하고 게임하는 저로서는 이 게임만 몇 달 잡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그래도 이 부분은 진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을 거리가 많다는 점에서는 이젠 고전 게임이 되어버린 <토먼트 이스케이프>도 생각나고… 최근에 나온 <디스코 엘리시움>도 생각납니다. 게임 자체가 텍스트가 많다보니 읽는 걸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힘든 게임이 될 것 같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선택지가 진짜 다양한 점도 장점입니다. 특히 저는 위에서 언급했던 두 게임 외에도, 오픈 월드로서 선택지가 많은 게임들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폴아웃3>나 <폴아웃 뉴베가스>처럼 선택지가 많은 게임을 좋아하고, 락스타 게임즈의 <GTA 시리즈>와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처럼 선택지가 많지 않아도 제 선택으로 무언가 변화하는 걸 좋아합니다. 제 선택이 해당 세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사는 편입니다.
<디비니티>는 아예 퀘스트 진행 방식부터 선택지가 너무 많다보니 다소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퀘스트를 위한 비밀 쪽지를 얻기 위해서 소매치기도 가능하고, 아예 머리를 쪼개고 가져갈 수도 있는 거고, 아니면 비밀 쪽지의 내용을 몰라도 어쩌다 보면 그 내용을 누군가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퀘스트 일지에 메모처럼 쌓이는데, 진짜 모험 하는 느낌은 제대로 납니다. 문제는 퀘스트가 너무 많고 다음 안내가 없어서 일단 여기저기 부딪혀 봐야 한다는 점이겠죠.

게임 자체가 상당히 올드한 느낌은 듭니다. 전체적으로 쉽지 않은 난이도도 그렇고, 불합리한 부분들도 있구요. 인벤토리 정리도 깔끔하지 않고, 텍스트는 쏟아지고 설명조차 부실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도 1월부터 열심히 해서 엔딩을 보게 되었네요. 물론 엔딩도 여러 개라 다회차를 할 수 있지만, 이제는 정말 발더스 게이트 3를 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힐링 게임인 <데스 스트랜딩>부터 2회차 깨고 말이죠.
이런 분께 추천해요!
1. 턴제 전투 게임을 좋아한다.
2. 내 입맛대로 만든 캐릭터로 모험하는 걸 좋아한다.
3. 판타지 세계관에 몰입하는 걸 즐긴다.
4. 선택지가 많은 자유도 높은 게임을 선호한다.
5. 다회차 할 수 있는 RPG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