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좋아하신다면, 더 분노해 주세요.
침하하 눈팅만 하던 한국인입니다. 어제 클린스만 감독의 무책임한 기자회견을 보니 화가 많이 나서 횐님들에게 하소연과 부탁 좀 하겠습니다.
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죄인처럼 고개 떨구고 자기 탓이라고 자책해야 합니까? 그 사태를 만든 감독이라는 작자는 선수탓이나 하면서 4강 갔으니 한잔해~시전하고 있고, 그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감독을 시스템 무시하고 선임한 협회장은 코빼기도 안보이는데 말이죠.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게 국대 경기는 그깟 공놀이가 아닙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국대 소집되면 비행기 열 몇시간을 왔다갔다 해야합니다. 무릎 갈아가면서 한국 와서 경기 뛰고 가는 거에요. 그러면서도 불평 불만 없이 태극마크 다는거 항상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보러 와주는 팬들에게 감사해합니다. 박지성 선수 기성용 선수 유럽-한국 오가는거 때문에 무릎이 못 버텨서 선수 생명 짧아지고 이른 시기에 국대 은퇴 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손흥민 선수의 나이와 a매치 경기수는 박지성, 기성용 선수의 국대 은퇴시 나이와 경기수보다 많습니다. 갈릴대로 갈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헌신과 노력을 잘 알기에 팬들이 이번 아시안컵 우승을 정말 간절히 원했습니다. 그동안 트로피를 들지 못했던 손흥민이라는 불세출의 선수가 다른 엄청난 선수들과 함께 웃으며 트로피 들어올리는 모습이 보고싶어서요. 그리고 지난 월드컵에서 정말 좋은 팀이 만들어 졌고,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도 이뤄냈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컵에는 정말 가능하다 라는 희망도 생겼고요.
무전술에 무책임한 감독인 걸 알면서도 팬들이 일단 지켜본 건, (지난 월드컵 기준)완성된 팀에 (그나마 할 줄 안다는)동기부여를 통해 선수빨로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안일하고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우승해야 본전인 대회였다는 뜻입니다. 결국은 빈 깡통인거 뽀록나서 4강에서 탈락했습니다. 연장전 두번으로 선수들 체력은 다 갈려있는데 무슨 축구를 하고 싶은지 감독 본인도 모르다 보니 사실상 선수들은 사지로 내몰린거나 다름없습니다. 진작 16강에서 탈락했어야 할 팀을 선수들이 개인능력과 투지로 꾸역꾸역 4강까지 끌고 온건데 선수들은 죄송하다고 고개 숙이고 감독은 웃으면서 상대팀 축하나 하고 있습니다. 입국 기자회견에서는 팬들이 감정적이다, 선수들이 요르단 수비를 뚫지 못했다 이딴 말같지도 않은 이야기나 하고 있고요.
정몽규 협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은 팬들의 염원과 선수들의 열정을 완전 개무시한거나 다름없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이미 3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고, 현재 대표팀 주축인 96년생 김민재, 황희찬, 황인범 선수도 이제 20대 후반입니다. 암만 의학 발전으로 선수 생명이 길어지고 있다곤 하지만 결국 96년생 선수들도 다음 아시안컵에는 30대에 접어든다는 뜻입니다. 다신 없을 황금세대의 마지막 아시안컵 우승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린거죠.
그런데도 감독은 사퇴 의사가 없고, 협회장은 숨어 있습니다. 아마 지금 여론이 몹시 험악한 상태라 결국 감독 경질로 꼬리자르기 시도하겠죠. 2년 뒤 치러지는 월드컵은 48개국으로 참가국이 확대되서 정말 큰 변수가 없으면 본선까지는 무리없이 갈테니 어떻게든 월드컵 본선만 가면 된다는 마인드일 겁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의 핵심은 정몽규 협회장입니다. 사퇴가 베스트지만, 적어도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대한 책임감 있는 해명과 사과라도 있어야 합니다. 그게 없다면 우리 선수들에겐 미안하지만, 팬들이 대표팀 경기 보이콧이라도 해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겠죠. 하지만 단순히 감독경질로 우리의 분노가 사그라든다면 또 협회는 선수들 볼모로 잡고 티켓 수익으로 돈 벌고, 약팀이랑 경기 잡으면서 눈속임으로 팬들 기만할 겁니다. 만약 소방수로 국내감독이 투입된다면 2014년의 홍명보, 2018년의 신태용 감독처럼 멀쩡한 국내감독 하나 희생양으로 잡히는건 덤이고요.
부탁드립니다. 협회를 향해 더 분노해주세요. 항상 대표팀 와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위해서라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