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친스압] 우당탕탕 구마모토 대작전 1일차

인천공항에 왔습니다.

7시 50분 티웨이 항공기를 타고 구마모토에 떨어졌습니다.

내리자마자 보이는 쿠마몬
어딜가든 그의 얼굴이 보입니다. 좀 무서울 정도로.

렌터카를 픽업하고 곧장 점심부터 먹으러 갑니다.
다카모리 덴가쿠 노사토
덴가쿠라는 향토 음식을 먹으러 왔습니다.

이렇게 생긴 화로에서 각종 야채, 고기 등을 구워먹는 요리인데,
이 화로를 이로리라고 하고, 이 이로리에서 구워먹는 음식을 이로리야끼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두부나 토란 등에 미소 등을 발라서 굽는 걸 덴가쿠라고 하나 봅니다.
저희는 덴가쿠랑 은어구이, 닭구이, 소고기 꼬치 등을 시켰습니다.

비주얼 보세요. 이건 맛이 없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이 된장국이 기가맥혔습니다. 건더기도 풍부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한국도 엄청 추운 날이었죠. 근데 구마모토도 영하 5도로 떨어질 정도로 정말 추운 날이라 이 따뜻한 음식과 불이 얼마나 소중하던지요.

두부가 어느정도 익으면 미소 된장을 발라주고 다시 이걸 굽는데, 여기는 유자된장이 특색있었습니다.
달착지근한데 고소한 그 밸런스가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두부의 겉이 바삭하게 익고, 그 안은 촉촉한 겉바속촉. 말해 뭐할까요. 너무 맛있었습니다.

저는 운전하느라 술을 마시진 않았고, 아내는 바로 비루 한 병 마셨습니다.

완벽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동백꽃이 예쁘게 피어 있길래 한장.

재방문 의사 1000000%.
여기는 한국분들이 굳이 찾아오지 않는 곳인 듯 합니다. 리뷰도 별로 없고, 저희도 인터넷 서핑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었습니다.
식사팀이 총 8팀 정도 있었는데, 한국인 그룹은 저희가 유일했습니다.
나머지는 전부 일본인 분들이었습니다.
아마 한국분들은 육식맨님의 영상으로 인해 다카모리 덴가쿠 보존회라는 곳을 더 많이 찾아가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저희는 아소산의 나카타케 화구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은 대관령길마냥 꼬불꼬불대는 엄청난 산길이었지만 양 옆을 돌아보면 미친 풍경이 끝없이 펼쳐졌습니다.

완전 시골 깡촌이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도착한 화구.

무친. 저 구름처럼 보이는 것은 구름이 아니고…분화구에서 나온 수증기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화구 근처에서 엄청난 양의 유황과 가스가 나와서 숨만 쉬었는데도 기침이 절로 날 정도였습니다.
저희가 방문할 때는 부분 제한 상태여서 분화구에 근접하여 볼 수는 없었습니다.
또 날씨가 너무 춥기도 하고, 눈발도 날리는 상태라 수증기로 인해서 분화구 내부를 자세히 살펴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이게 구름이 아니고 수증기입니다 ㅋㅋㅋㅋㅋ

분화구 주변은 고도가 높아서 어딜 찍든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집니다.
이 나카타케 화구는 렌트카로 직접 출입이 가능하나, 그날 화구 상태에 따라 출입이 통제될 수 있으니
아소산 공식 홈페이지에서 출입 가능 여부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는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사토노유 와라쿠 료칸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소산 근처에는 구로카와 온천마을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완전 구석탱이에 있는 고-급 료칸입니다.


로비에 들어서니 웬 똥고양이가 저희를 환대해주셨습니다.
아주 늠름하고 털이 부드러운 애교냥이였습니다.
키미노 나마에와를 외쳤지만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야외 대욕장도 있고~

객실로 향하는 길도 아주 정갈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저희가 묵은 시구레 라는 방입니다. (시구레는 일본어로 늦가울부터 초겨울에 걸쳐 오다 말다 하는 비, 한바탕 계속되는 것을 의미하는 숙어 라고 합니다.)

이 료칸을 고른 이유는 바로~~~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객실탕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내는 대욕장으로 바로 입수했고, 저는 이 객실탕에서 몸을 녹였습니다.

료칸하면 또 가이세키 료리 아니겠습니까. 웰컴푸드입니다.
설명해주셨지만 일본어가 짧은 관계로 하이 하이만 반복했습니다. (잘모른다는 뜻)

이건 고기 코스 나오기 전 속을 뎁혀준 계란찜입니다. 아주 고소하고 맛있었습니다. 저 무가 일품입니다.

이건 맑은 탕국인데, 샤브샤브 느낌으로 채소들을 건져 먹는 그런 음식이었습니다.
특히 저 돼지고기는 수육 느낌으로 아주 담백하고 맛있었습니다.

사시미도 먹어주고요.
사시미는 줄무늬 고등어, 금눈돔, 차새우가 나왔습니다.
돔은 역시.. 돔입니다.

이건 크림수프. 아주 부드럽고 찐했습니다.

메인 요리. 와오우(구마모토 흑우) 스테이크입니다.
대학시절 고베에서 먹었던 고베규맨치로 아주 기름지고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소금, 간장소스, 와사비 무엇과 곁들여도 이 스테이크의 기름짐을 이겨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딱 3조각이 적당했던 것 같습니다. 더 먹으면 물릴 듯.

마지막은 죽이 나왔습니다. 맛은 뭔가뭔가 무국 느낌이 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워낙 강렬한 음식들을 먹다보니 상대적으로 슴슴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 일정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내일은 별다른 일정이 없어서 다이칸보 전망대 들렀다가 구마모토 시내로 이동하여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수다 떨면서 쉬는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