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없이 일본 갔다온 사람
마쓰야마라는 소도시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 유명한건 도미밥과 귤, 그리고 온천.
근데 어느것도 이번 여행에 제대로 없었던..
출발하겠습니다?
아침 비행기라서 해 뜨는걸 보면서 갔습니다.
새벽에 출발해야해서, 못 일어날까봐 안 잤더니
저 일출이 달라보이더라구요.
뭐랄까 먼저 커피가 생각나는 풍경?
코메다 커피,
그렇게 도착하고 짐을 맡기자마자 찾은 커피집.
원래 일본의 골목 카페를 찾아보자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일본스럽다 생각하고 만족했죠.
제가 주문한건 비엔나 커피.
아침엔 무료로 조식 세트를 제공하더라구요.
버터 바른 토스트에 계란까지 야무지게 먹었습니다.
동네 할무니 할아버지들은 신문이나 책을 읽고,
직장인은 아침 먹고 출근하는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도미밥이 유명하다했죠? 근데 전 텐동입니다?
찾아둔 식당을 향하며 도미밥을 찾아보는데,
도미밥은 두 종류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쉽게 말하자면 솥밥과 회덮밥 이렇게 두 종류.
솥밥은 예상이 가죠?
회덮밥은 간장 소스에 날계란과 도미회를 섞어서
밥에 얹어먹는, 따로국밥처럼 따로덮밥이랄까?
근데 전 솥밥쪽을 먹고싶었는데 다 회덮밥인거에요.
심술나서 텐동으로 시켰습니다.
그래도 도미 튀김이 들어간 텐동.. 야미…
소화도 할 겸, 공항에서 받은 무료 입장권으로
12 천수각 중 하나인 마쓰야마 성에 입장했습니다.
12 천수각은 건축 이후 소실없이 보존되어
지정된 문화제라 관리도 괜찮고 꽤나 멋집니다.
하지만 배가 고파졌기 때문에.
가는 길에 눈여겨본 빵집에 들어갑니다.
초코칩 크루아상과 앙금 페스츄리.
귤이 유명한 마을이니까 귤맛이겠지? 하고 샀는데,
그냥 팥인지 뭔지 싶은 앙금맛이라 실망했어요.
하지만 그래도 일본의 빵은 싸고 맛있어요.
흑흑 맛있었다.
빵을 먹었으니까 밥을 먹어겠죠?
초밥집에 들어갔습니다.
원래 가려던 초밥집은 휴무라길래
대충 심사숙고해서 골랐습니다.
연어알, 한치 이런 재료는 솔직히
처다도 안 보는 초밥 종류인데 미쳤더라구요.
다른 재료와 어울리게 만든 맛이 진짜 돌아입니다.
이것을 인생초밥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근데 빵, 밥, 그 다음은?? 면이죠.
라멘을 먹으러 왔습니다.
아 저 찐하고 짭짤한 국물,
후루룩하는 모든 것에 간이 되어있는 미친 라멘.
분명히 먹고나서 더이상의 라멘은 없다 질렸다,
이런 투머치 라멘을 먹고나면 이제 1년은 못 먹는다.
그렇게 생각했을텐데 사진 보니까 바로 먹고싶어요..
이제 간식 사들고 첫째 날을 마무리합니다.
저기 저 크림브륄레 아이스크림은 꼭 사드십쇼.
이건 진짭니다 진짜.
세븐일레븐에서 파는데 진짜 먹어봐야합니다.
파삭한 설탕 코팅과 달달한 바닐라 아이스크림,
부드러운 아이스크림 사이에서 씹히는 설탕의
그 캐러멜화 된 맛이 선을 아슬아슬 조율하면서도,
익히 알고 있는 맛들의 조합인데 단순 합 이상의
대존맛 아이스크림이니까 제ㅔ발 먹어줘…!!
이름은 오하요 크림브륄레 아이스크림.
두 번 이야기한다. 꼭 먹어주라.
둘째 날 시작입니다.
왜 바로 맥주냐면 조식은 인상이 흐릿해서 생략.
원래 구경 가려던 곳은 기차역을 잘못 내리는 바람에
못 가고, 마침 어제 가려던 가게가 근처라 바로 방문.
어제의 인생초밥은 가짜였습니다.
이게 진짜 초밥인거라구.. 심지어 어제보다 싸다!
옆자리 한국인들은 존맛을 외쳤구요.
같이 줄서서 기다리던 한국인 부부는 결국
포기하고 다른 가게를 찾아 나섰었는데,
그 이후 금방 들어가기도 했고 너무 맛있어서
시간을 돌려서 못 가도록 막았어야 했을 정도..
분명 질긴 횟감은 아니지만,
이 정도 두꺼운 초밥도 그냥 너무나 부드럽게..
씹히니까 입에서 사라지는게 아쉬운거에요!!!
진짜 대존맛 와..

초밥의 여운을 뒤로하고.
석양 맛집이라는 바닷가 간이역을 찾아 나섭니다.
근데 간식 먹고 빈둥거리느라 늦었더라구요.
간이역 도착하고 5분도 안 돼서 해가 다 떨어졌어요.
그래도, 그래서 오히려 찾아가는 사람없는 기차에서
혼자 낭만 제대로 누렸지 뭐에요?
그리고 저녁은 일본하면 빼먹을 수 없는 돈카츠.
돼지 안심과 흑돼지 등심으로 주문했습니다.
보면 확실히 좀 다르죠?
흑돼지 돈까스는 보통 돈까스보다
고기의 존재감이 확실했어요.
사실 일본에서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맛?
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맛있었어요.
그리고.. 도고 온천입니다.
어쩌면 이 여행의 주인공.
센과치히로의 여관 모티브가 된 오래된 온천입니다.
지브리의 공인이라는 말, 그냥 소문이라는 말,
어쨋든 이 곳의 분위기는 장난아닙니다.
온천으로 통하는 상점가를 걷다보면
그 끝에 시야를 가득 채우는 온천 입구가 나타나는데
갑자기 다른 세계에 도착한 느낌이 들어요.
물론 실제로 이용도 가능합니다.
근데 전 온천 이용보다는 저 분위기때문에,
폐장에 가까운 시간이라 사람은 줄어들어
조용한 길목에서의 묘한 온천의 불빛때문에
다른 세계에서 서있다가 온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몰랐는데 기차 끊긴 시간까지 서있었더라구요 제가.
그리고 걸어서 돌아가는 길에 만난 한글 간판,
아니 그냥 맘에 들어서.
음 마쓰야마는 노면기차, 경전철(트램)이 다녀요.
덕분에 보통의 일본에 약간의 특별함이 더해져서
분위기가 좋더라구요.
특별할 것 없는 이런 관광지의 모습도,
그냥 평범한 동네의 모습도,
지나치기 쉬운 작은 것들도,
괜히 특별하게 다가와서 설렜어요.
작년의 여행은 이렇지 않았는데,
이번의 여행은 뭐가 다르기에 설렘이 더 많았을지..
아무튼 발길 닿는대로의 2박3일, 마무리입니다.
공항 가는 길에 사고도 날 뻔 했고,
덕분에 늦어서 비행기 못 탈 뻔 했지만, 좋았어요.
여행 좋아하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