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방 기록 - 이케부꾸로 '부도우야(ぶどうや)'
9월 24일 방문
오후 비행기라 점심을 먹고 가기 위해 방문한 가게
이케부쿠로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갔던 것 같네요
가게명인 ぶどうや는 ‘포도가게’ 라는 뜻인데, 유래를 여쭤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입구 천막에 그려진 포도 일러스트가 귀엽네요

들어서자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께서
무뚝뚝한 어조로
“식사?”하고 물으십니다.
“아, 예”
“그럼 카운터석 끝 쪽부터 앉으세요. 가방은 옆에 의자에 놔요.”
이 날은 런치메뉴가
함박스테이크 정식
키마 카레 정식
이 있었는데 저는 키마카레로 했습니다.
홀 담당 할머니와 조리 담당 할머니
두 분이서 가게를 하고 계시더군요
런치는 10시 30분부터 개시하더라고요.
대단히 드문 타임 테이블이어서 재밌었음.

손님이 저 뿐이 없어서 가게 사진이라도 찍을까 싶어
홀 담당 할머니께 사진을 찍어도 돠냐고 여쭤봤습니다.
“사진? 걍 낡은 가게여”
“아하하, 기념으로 남기고 싶어서요.”
“그래요? 어디서 왔지?”
“히로시마요”
“오? 멀리서 오셨네요. 그래요 찍어요. 근데 가게가 너무 볼품없어서 민망하네”
“아니에요 너무 멋진데요 조명도 그렇고”

“(주방 할머니에게)저 분 히로시마에도 왔다고 하네”
“하하 지금은 히로시마에 있는데요. 출신은 한국이에요.”
"아 그래요? 한국 사람은 있잖아. 좋은 사람들 밖에 없더라고.
반면에 ○국 사람들은…(이하 생략하겠습니다;;)"
홀 담당 할머니께서는 한국 사람은 다들 예의가 바르고 좋은 사람
밖에 없다고 진실의 미간을 찌푸리면서 대충 10번 넘게 그 얘기를 반복하고 계셨습니다.

멸치가 올라간 샐러드
나름 조화가 좋고 맛있었습니다.
서빙 할머니 “결혼은?”
저 “안 했습니다.”
주방 할머니 “응. 결혼은 서두를 필요 없어.”
서빙 할머니 “서두르지 않아도 돼”

키마카레
야채나 고기의 느낌을 보아하니 직접 만든 카레같았습니다.
서빙 할머니 “카레는 맛이 어때? 괜찮나?”
저 “아 네 너무 맛있는데요.”
서빙 할머니 “하긴, 맛없다고 얘기할 순 없겠구나”
고맙게도 저에 대한 질문도 많이 해주시고 이야기를 많이 걸어주셔서 할머니집 온 기분으로 즐겁게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밥만 딱 먹고 일어나려 했는데 덕분에 느긋하게 있다가 나왔네요.

식후 커피(정식에 포함)
제가 밀크를 넣고 찍어서 커피 색이 저렇습니다.


안내문
1시간 이상 계시는 손님에게는 추가 주문 혹은 다른 분에게 자리를 양보해달라고 할 수가 있다네요.
합석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변에 회사 건물이 많아서 피크 타임에는 꽤 붐비나봐요.
들르시는 분들은 주의하세여.
그리고 현금 결제만 됩니다.

계산을 마치는데
고맙다고 또 오라며 몇 번이고 두 할머니께서 인사를 해주셔서
이건 다음에 또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네요.
다음주에도 볼 일때문에 도쿄에 가는데
시간이 있다면 다른 메뉴를 먹으러 가봐야겠습니다.
가게 정보는 구글맵을 참조하세요
https://maps.app.goo.gl/xsjLLptR84XppQMP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