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먹은 도축부터 요리까지 한큐에 '산지직송 염소 허르헉'
먼저 염소 도축과정이 나오는 사진이 포함된 글이라는 걸 알립니다. 사람에 따라 불쾌감을 느끼실수도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하던 일도 잘 안풀리고 더위에 지쳐가던 지난 7월 매형께서 감사하게도 비용은 본인이 부담할테니 같이 재충전도 하고 영감도 채울 겸 몽골여행을 한 번 다녀오자고 권유해주시길래 인생 처음으로 몽골에 다녀온 개청자입니다.(매형, 누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인사 올립니다.)
몽골하면 많은 분들이 끝이 안보일 정도로 펼쳐진 초원과 유목민들이 머무는 게르를 떠올리실거 같은데요. 저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매형이 예전에 몽골여행을 가셨을때 묵으셨던 국립공원 내에 있는 곳에서 2박 3일을 묵고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1박 2일을 지낸 뒤 귀국하는 일정이었는데요. 국립공원 내에 있는 숙소로 들어가는 길이 쉽지는 않더라구요. 비포장도로에 자갈 투성이인 언덕길등을 2시간 반넘게 차를 타고 들어가야했습니다. 하지만 그 고생도 머무는 숙소의 전경을 보니 싹 사라지더군요.

저희가 묵었던 숙소의 전체샷입니다. 아래에 있는 집과 게르는 숙소주인분께서 가족분들과 지내시면서 요리와 잠을 주무시는 곳이었고 그 뒤쪽에 있는 나무로 지어진 구조물 3개는 각각 샤워시설과 화장실입니다.
정자같이 생긴 곳은 식사나 휴식을 취할수 있는 공용장소이고 맨 뒷편에 보이는 게르가 저희가 2박 3일간 묵었던 곳입니다.

게르 내부는 대략 이랬습니다. 2박 3일간 묵으면서 먹었던 음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건 염소로 만든 허르헉이었습니다. 몽골음식 중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게 허르헉이어서가 아니라 진짜로 산지직송으로 살아있는 염소를 사와서 도축한 뒤 요리를 하는 과정을 통째로 볼 수 있었거든요. 첫째날 저녁에 매형이 양이랑 염소 허르헉 중 뭘 먹고 싶냐고 물어보시길래 양은 아무래도 냄새가 심할거같아 염소 허르헉이 좋을거같다고 하니 숙소 주인분께서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시더라구요. 그때까지만해도 고기를 사오시는 줄 알았는데…

차를 타고 돌아온뒤 뒷자석에서 살아있는 염소 한 마리를 꺼내(?)시더니

염소 등에 올라타서 머리를 고정시키시더라구요. 그러곤…

손에 들고 있던 도끼의 뭉툭한 부분으로 염소 머리를 몇 차례 내리치시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저길 보시면 염소가 쓰러져있는게 보이죠?
(당시 사용하신 도구)

그리곤 해체를 시작하시는데 개인적으로 놀란건 해체를 하시는걸 아이들이 도와주더라구요. 많아봐야 13~14살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들이 염소해체를 하는걸 자연스럽게 돕는걸 보니 아 이분들에겐 이게 일상이고 생활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나이대에 PC게임이나 하고 있었지만요.

도축과정을 담은 다른 사진과 동영상도 찍긴 했지만 너무 호불호가 강할거같아 도축이 끝난 후의 사진만 올려봅니다. 해체할때 발 부분은 온전한 가죽을 얻기위해 부러뜨린 뒤 분리해서 가죽을 벗겨내시더라구요. 정말 강렬한 체험이었습니다.

이렇게 벗겨낸 가죽은 건조대에 올려 건조를 하시더라구요.


이런 과정을 보고 난 뒤 먹는 허르헉은 여느때의 고기요리와는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다르더라구요. 다른 고기요리들은 그냥 별 생각없이 맛에만 집중했는데 이 허르헉은 살아있던 염소를 해체하는걸 직접 봐서 그런지 염소에 대한 감사와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맛은 고기잡내도 없고 양념도 잘 배어들었지만, 아무래도 초원에서 방목하던 친구라서 그런지 좀 질기긴 했습니다. 그래도 산지직송으로 먹어서 그런지 훨씬 신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격 : 염소 한 마리에 6만5000만원


벗겨두신 가죽은 다음날에 보니 단단해져있던게 인상깊었습니다. 이렇게 기억에 오래 남을 요리는 아마 앞으로 찾기 어려울것같네요. 개방장님이나 다른 개청자님들에게도 몽골여행 추천드립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뒤로는 몽골여행 도중 찍었던 사진들 몇 장 올려봅니다.


카메라에 다 안담기던 몽골의 밤하늘

승마하던 중 봤던 야크떼


같은 장소에서 찍은 아침과 저녁



승마도중 찍은 몽골의 광활한 초원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