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
(2016년 8월 15일 방문)
필름사진은 리코
그 외에는 아이폰4로 촬영
“가면 조심해야돼. 혹여나 말실수하거나 하지 않게 조심하고.”
야스쿠니신사로 출발하기 위해 기숙사(寮)를 나서려는데 M상이 노파심에 당부한다.
M상은 도쿄의 K여자중학교를 퇴임 후 도쿄에서 기숙사장을 하고 계셨다.
그래서 도쿄에 가게 되면 늘 신세를 지곤 했다.
M상은 여행 중에는 매일 아침 내 일정을 물어봐주셨다. 딱히 어디서 무얼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하면, 관광지를 추천해주시거나 외식을 데려가거나, 본인이 근무했던 학교로 견학을 데려가주셨다.
8월 14일 저녁 M상에게 내일은 야스쿠니신사를 가볼까한다고 말을 꺼내자 M상이 허허 웃는다.
“그래, 아무래도 한국사람은 가지 않는 곳이니까. 직접 가서 어떤 느낌인 지 체험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거에요. 하지만 이상한 사람이 많으니 조심해야 될 거야. 한국인이라는 게 알려지면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8월15일은 광복절이지만 일본은 종전일(패전일)로 따지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한다.
나는 거기에 모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8월15일의 야스쿠니신사를 어떤 분위기일까..
인간관찰을 해보고싶었다.
이 날은 친구 K군과 같이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했다.
도쿄메트로 구단시타역(九段下駅)에서 내린 뒤 K군과는 현지에서 만났다.

경찰버스
(오른쪽 아래에 96년도라 써있는 건
필름 카메라에 16년도라는 날짜 설정이 없었기 때문에 96년도로 했습니다)

(큰 현수막)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도쿄지부-’
(작은 현수막)
‘고노담화 철폐서명’
구단시타역에 내릴 때부터 이미 사람이 많았지만
야스쿠니신사와 가까워질수록 많은 인파로 붐볐다.
사진처럼 많은 우익단체가 천막을 쳐놓고 유인물을 배포하거나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나도 유인물을 몇개 받았는데 어디뒀는지 없어짐.

야스쿠니신사의 도리이
대단히 큼
실제로 보면 더 압도적이다.





엄청난 행렬에 서서 대기하다 드디어 야스쿠니신사 본전
(오른쪽 아래에 K군의 뒷통수가 있다)
우리 둘은 참배는 안 하고 사람 구경
욱일기 티셔츠를 입은 영락없이 우익단체에 몸담고 있을 것 같은 과격한 인상의 아저씨들도 물론 많았지만
제로센 전투기 모양의 귀걸이를 한 예쁜 누나
참배하러 온 평범해보이는 일가
그냥 대학생들
여러 사람들이 있었다.
야스쿠니신사 한구석에 유슈칸(遊就館)이라는 자료관이 있다.
이 곳은 일본의 전쟁에 대한 자료를 모은 곳이다.
나와 K군은 이 곳도 둘러보았다.
(사진촬영은 불가한 곳)
한참 둘러보고 있는데
관내 스피커에서 천황 히로히토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야스쿠니신사 근처에 있는 부도칸에서 종전일 기념행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그 실황 중계였다.
그리고 식순에 따라 묵도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와 K군은 멀뚱멀뚱 서서 사람들을 구경했고 관내 사람들은 일제히 묵도를 했다.
그리고 식순의 마지막으로 기미가요가 흘러나왔다.
어떤 이들은 조용히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어떤 이는 관내에 목소리가 울릴 정도로 크게 기미가요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대단히 이상한 경험이었다.

야스쿠니신사를 나와 육교를 걸어가던 중 보였던 풍경
부도칸 행사로 인해 차량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도쿄스카이트리
그리고 친구와 나는 주변을 걷다가
돈까스를 먹고 헤어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