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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고 오사카로 가는 졸업여행 ~ 5일차 : 교토 은각사와 철학의 길,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중화소바 식당

NaNuq
24.04.19
·
조회 797

전편

배타고 오사카로 가는 졸업여행 ~ 1, 2일차 : 배타고 오사카로 ~ 가이유칸

배타고 오사카로 가는 졸업여행 ~ 3일차 : 삼각전략 USJ

배타고 오사카로 가는 졸업여행 ~ 4일차 : 겜돌이 쇼핑과 맛난거 먹기


[멀리 떠나는 기차를 기다리는건 늘 설렌다]

 

 

5일차는 느즈막히 일어나 두번째 여행지인 교토로 향했습니다.

 

교토로 향하는 플랫폼에는 8년 전 대학생때, 친구들 둘 셋과 함께 왔던 기억이 마지막인데

기차를 기다리고있자니 왠지 그때 기억이 그대로 살아나서 혼자서 감상에 젖었습니다.

 

한가지 해프닝이 있을뻔 했어요.

25분에 출발하는 차를 기다리는데 지하철처럼 시간되면 딱 올거라고 생각해버려서,

20분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는 차를 놓칠뻔 했습니다 ㅋㅋㅋ

사람들이 전부 올라 탈 때 이상한 것을 느꼈어야했는데…

친구가 저거 타는게 맞는거 아니냐?라고 하고나서 뒤늦게 호다닥 올라탔어요.

바보바보

 

 

 

도착하고 숙소에 도착하고나니 체크인 시간까지 아직 1시간 정도 남았더라구요.

마침 숙소 근처에 소복정(招福亭)이라는 소바집이 있어서 점심을 해결하러 갔습니다.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였어서 그런지 저희가 들어가고나서 얼마 되지 않아서 줄을 설 정도의 가게였더라구요.

이번 여행은 어쩐지 이런 경우가 많았던거 같아요.

저희가 들어갈 때만 해도 손님이 저희 밖에 없었는데, 저희가 들어가자마자 갑자기 손님이 많아져서 줄까지 생기는…

 

배가 너무 고팠기도하고, 장어덮밥도 먹고싶고 소바집에 왔으니 소바도 먹고 싶어서 둘 다 시켜버렸습니다.

소바는 메뉴판에 “명물”이라고 적혀있는 후쿠 소바(福そば)를 시켰어요.

왜 복소바인지는 모르겠네요.. 이것저것 많이 들어있어서 복스럽다고 복소바인가?

(후쿠이라는 지역의 소바라는 것 같기도하고, 그냥 가게 이름에 복(福)을 붙여서 짓는 경우도 있나봐요.)

 

[무난한 장어 덮밥. 절임류 반찬이 마치 벚꽃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후쿠소바. 차가 들어가서 녹색인 면과 푼 달걀, 완숙 달걀, 새우, 어묵, 표고버섯 등으로 복스럽게 가득 차있는 소바였다.]

 

 

무겁게 먹고 체크인을 하고 짐을 푼 후에,

바로 밖으로 나섰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은각사와 철학의 길.

사실 철학의 길은 저번에 왔을 때 실망이 컸거든요.

많은 교토 여행기에서 철학의 길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8년 전에 왔을 땐 정말 별 것 없는 산책길이라 실망이 컸습니다.

 

8년이 지나 조금은 어른이 됐을 제가 느끼는 철학의 길은 어떨지 궁금하고 은각사도 처음 가볼겸 코스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철학의 길 중간에는 제가 먹어보고 싶었던 ‘안미츠’ 가게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안미츠는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이라는 넷플릭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너무 좋아하는 디저트였는데,

저게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저러는걸까 늘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꼭 먹어보구 싶었답니다.

 

 

[교토의 다리 뷰는 언제 어떻게 찍어도 늘 성공이다.]

 

 

버스를 타고 은각사로 향했습니다.

마천루와 회색 빌딩이 가득한 오사카의 도시 한복판에서 몇 일 지내다가,

낮은 건물과 자연이 조금 더 가까이에 있는 교토에 오니 기분이 색달랐어요.

 

 

 

[예전에는 이런 자갈로 가꿔놓은 가레산스이를 허세라고 삐뚤어지게만 생각했었는데, 은각사에서 비로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사찰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

 

 

어릴 때 왔으면 너무나 한적한 은각사에 별거 없네.. 하고 실망을 했을 것 같은데

지금은 너무 좋았습니다.

그야말로 힐링그..

 

너무 화창했던 날씨도 한 몫했습니다.

 

 

사찰 뒷편으로는 가벼운 등산 코스도 있는데 가는 도중에 있는 나무나 이끼, 흐르는 물들이 관리를 아주 잘 한 것처럼 느껴지더라구요.

특히 위 움짤의 부분에서는 바위에 비친 물 그림자가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을 봤습니다.

진짜 이쁜디 용량땜에 잘 안나타나서 아쉽…

 

 

[초입이 제일 볼만하고 그 뒤로는 내리막길이다.]

 

 

저는 등산코스를 다 가고 싶었는데 친구가 극구 반대를 해서 그냥 내려왔습니다.

그리고나서 철학의 길로 향했어요.

 

역시나.

여기가 왜 인기가 많은 곳일까 의문을 품게하는 길이었습니다…

매우 짧은 코스이기도 하구요.

 

 

[아… 내 안미츠…]

 

[이런 버스정류장의 아날로그 안내판은 언제봐도 감성이 좋다. 그치만 한국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전혀.]

 

 

안미츠 가게는 코로나의 여파로 그만…

시즌 종료를 했더라구요…

 

 

 

[늘 성공이다.]

 

 

이렇게 은각철학 투어는 마치고 교토 시내?인 기온 시조로 향했습니다.

가보고싶었던 카페가 있거든요.

 

 

[생각보다 엄청 작은 카페였다.]

 

소와레(ソワレ,Soirée)라는 카페입니다.

1948년에 지어진 오래된 카페. 레트로한 느낌의 카페라고 해서 한 번 와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젤리 소다 플로트라는 시그니쳐 메뉴도 궁금했구요.

 

 

[조명이 위 사진보다 어둡고 더 파랗다. 1948년 전후였던 시기의 조명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고한다.]

 

 

소와레(Soirée)는 프랑스어로 “밤의 연회”, “멋진 밤”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가게 내부 조명도 어둡고, 파랗습니다.

(덕분에 음료와 디저트 사진에 파란끼 빼느라 살짝 고생을 했습니다…)

1948년 영업 당시의 조명을 그대로 살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런 오래된 장식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즐겁게 구경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층도 있는 것 같은데 못가봐서 아쉽네요.

 

분위기 때문인지 로컬들도 많이 찾아오는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좁고, 오래 앉아있기엔 불편한 카페였습니다.

 

 

메뉴판에는 제 2차 세계대전 후 (1948년)부터 계속 자리 잡아온 가게라는 것을 자랑스레 여기는 듯했습니다.

그걸 읽고나서, 카페 가장 안쪽에 앉아 카페를 스윽 둘러보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전후 한국의 어지러웠던 상황에서 이 사람들은 이런 곳을 누리고 있었구나 싶기도 하고,

원래 계획대로 교토에도 원폭이 떨어졌다면 여기도.. 뭐 이런 생각도 들고

그냥 순간적인 감정의 비약이지만요 ㅋㅋ..

 

 

저는 젤리 소다 플로트와 말차 몽블랑을,

친구는 커피와 생크림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말차 몽블랑]

 

[젤리 소다 플로트]

[말차 몽블랑과 젤리 소다 플로트 (보정 전)]

 

 

메뉴 자체는 개인적으로 중하의 느낌이긴 했습니다.

솔직히 편의점 몽블랑이 제 입맛에는 더 맞았고 (…)

 

젤리 소다 플로트도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젤리도 아무 맛도 없는 젤라틴과 색소 덩어리였거든요.

소다도 맛있진 않았습니다…

괜히 모스버거에서 메론소다가 먹고싶어졌어요.

 

 

들어 갈 때는 한산한 카페였는데

나올 때는 짧은 줄이 생겼더라구요.

그래도 인기있는 가게인가봅니다.

 

 

[닌빠로서는 못참는 조형물]

 

[팅글… 인형이.. 있다니…]

 

 

그 후 저녁 먹기 전에 기온 시조에 있는 닌텐도 스토어를 구경했습니다.

오사카에서 갔던 닌텐도 스토어랑 아주 작은 차이는 있었지만 특별히 다르진 않더라구요.

 

그리고 미리 찾아놨던 중화소바 가게를 갔습니다.

작은 아울렛같은? 건물의 2층에 있는 곳이었어요.

(https://goodnaturestation.com/restaurant/roku/)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평범한 가게라고 생각했다..]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오스크가 있어서 놀랐어요.

메뉴 가격은 전부 1000엔 초반대.

그냥 평범한 라멘 가게 느낌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가게의 분위기가….?]

 

 

저희가 갈때까지만해도 손님이 저희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조용하고

생각했던 평범한 가게 느낌이 아닌 파인다이닝같은 느낌이라 침착하게 자리에 앉았지만, 속으로는 엄청 동요하고 있었어요.

 

심지어 미슐랭도 받았대..

난 몰랐어… 이런 곳인줄…

 

아마 키오스크에서 미리 결제를 안하고 들어왔으면 더 당황했을거에요.

중화소바 한 그릇에 5, 6천엔은 받고 시작 할 분위기라서 ㅋㅋㅋㅋ

 

 

[白湯に山椒をプラスした しびれる中華そば 라는 메뉴. 하얀 닭 육수에 산초를 더한 중화 소바.]

 

 

뭐 암튼 얼떨떨했지만 중화소바는 엄청 맛있었습니다.

친구도 엄청 만족하더라구요.

의도치않게 맛과 분위기를 저렴한 가격에 모두 잡아버렸습니다.

 

아무도 없었는데 저희가 나갈 때쯤 되니 사람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면서 줄까지 섰습니다.

참 신기했어요…

 

 

[교토의 로컬 브루어리에서 만든 맥주. ‘고도를 걷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즐길 짐빔도 OK!]

 

같은 건물에서 지역 맥주나 술을 팔고 있길래, 한 병을 샀습니다.

‘고도(古道)를 걷다’라는 이름의 맥주인데, 교토 양조장에서 만들었다네요.

세종이라는 페일에일의 한 종류이고, 아주 가볍고 과일향이 나는. 어떻게 보면 샴페인 느낌까지도 나는 맥주였습니다.

 

짐빔은 한국이랑은 조금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단맛이 빠져서 확실히 외국의 하이볼 느낌이랄까.

 

친구와 가볍게 한 잔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아아 또 당신입니까 K-컬쳐]

 

 

5일차의 교토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청수사에 갈 계획을 했습니다.

 

다음 글에서 봐요~

댓글
따꼬야끼
24.04.20
오 마지막 사진에 린쟈오밍씨가?
NaNuq 글쓴이
24.04.20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713545332580-aej96si756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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