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이 먹었던 김밥&닭강정 먹어봄

방장 대병건좌가 사정없이 박수를 날리던 오X김밥
방송을 보면서 무슨 맛일지 사뭇 궁금했는데, 마침 집 근처에 지점이 있어, 행운이라 생각하였다.
1인 스팸김밥+닭강정 세트 즉시 주문.
가격은 11,000원
시식한 뒤로 조금 상세히 후기를 써보자면,
김밥은 스팸이 들어갔는데도 ‘건강 챙기는 맛’
한국식 김밥 특유의 단무지나 우엉의 짭쪼름한 절인 맛이 사라졌다. 오이채와 계란지단만 있기 때문에 상당히 슴슴하다.
벽안의 서양인이 먹는다면 “원더풀 아시안 헬씨푸드”라고 엄지를 치켜세울 듯한 느낌. 하지만 스팸이 통으로 들어가있으니 실제로 건강에 좋을지는 모르겠다.
눈 가리고 먹는다면, 다이어트 식단이라고 해도 깜빡 속을 맛이다.
방장이 박수를 연발하던 닭강정은 ‘익숙한 듯 새로운 맛’.
각 파트 별로 리뷰를 세분화하자면,
양념은 지극히 익숙한 맛.
치킨 프랜차이즈 양념이 아닌, 가ㅁ로강정 같이 물엿 느낌의 단맛과 살짝 매콤새콤한 느낌이 얹어졌다. 양념에 과일을 갈아넣었거나 후르츠칵테일을 넣었나?
그래도, 우리가 아는, 양념치킨 양념과는 살짝 다른, 클래식한 닭강정 양념의 맛이다.
하지만, 보통 닭강정과 달리 양념이 덕지덕지 넘쳐흐르지 않고 닭강정 조각마다 침투해있다.
튀김옷의 질감은 사뭇 새로운 맛.
보통 닭강정의 튀김옷은 진득한 양념을 견디기 위해, 딱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바싹 튀겨진 느낌이지만,
이 닭강정의 튀김옷은 마치 갓 구워낸 크로와상처럼 사라락 흩어지면서 씹힌다.
잘하는 중식당의 유린기 튀김옷이나, 갓 튀겨낸 덴푸라의 튀김옷처럼 포슬포슬한 느낌.
양념을 흠뻑 묻히지 않고 같이 볶았는지, 튀김옷이 눅눅해지지 않고, 양념도 흐르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배어든 채로 바삭하다.
고기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다.
순살임에도 퍽퍽한 느낌이 아니라 최대한 부드럽게 만든 고기의 식감. 날갯살이나 다릿살만큼 촉촉하고 지방이 많지는 않지만, 푹 삶은 돼지 수육의 살 부분처럼 연해져서 먹기 좋다.
특히, 상술했듯 포슬포슬하게 흩어지는 튀김옷 속에 연육이 잘 된 고기가 있어서, 처음 씹을때 굉장히 기분 좋게 ‘파사삭-쑹덩’하고 치아가 관통해 들어간다.
정리하자면,
김밥은 건강함이 느껴질 정도로 슴슴하고 정갈한 맛이고
닭강정은 혀와 코에서 느껴지는 맛은 평범할지언정 치아와 혀, 입술에서 느껴지는 질감과 식감이 아주 좋았다.
특히 닭강정에서 예상할 수 없었던 포슬한 튀김옷의 의외성이 돋보였다.
역시, 식사란 미각과 후각만 쓰는 게 아닌 시각과 촉각, 청각까지 모두 사용하는 오감예술의 행위다.
필자는 요리라고는 일절 못하고 30년 넘게 처먹는 데에만 몰두하였으나,
한 입 깨물자마자 냅다 박수를 지르는 방장 젠장 대병건좌의 리액션을 보고 궁금하여 직접 시식해 보았다.
밥 먹는 데에는 10분 걸렸거늘 후기 쓰는 데에 20분 걸린 내 비효율을 한탄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