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리기 이야기 (런린이, 부상 재활)
나의 달리기 이야기.
1년 반 전 불의의 사고로 무릎 십자인대가 완전 100프로 뚝 끊어졌다.
허벅지에 있는 인대를 잘라 무릎에 이식하고 1년 정도 몸을 거의 쓰지 못 했다.
휠체어와 목발 신세를 지며 방 안에 갇힌 채 너무 답답해서 우울증이 심해졌다. 힘든 시기였다.
산도 타고 싶고 신나게 전력질주도 하고 싶었다.
1년간 피눈물 나는 재활의 시간을 보낸 후 천천히 달리기를 시작했다.
적응을 위해 900 800 페이스로 천천히 한두달을 뛰고 (900 페이스 : 1km를 9분 00초에 달린다는 뜻)
서서히 페이스를 올렸다.
한달에 15일 정도 달렸고 처음에는 1km~3km 씩 달렸다.
처음에는 500미터만 뛰어도 숨이차고 몸이 아파 뛰다 걷다를 반복했다.
그래도 꾸준히 달리니 1km가 뛰어지고 3km가 뛰어지고 5km가 뛰어졌다.
조금씩 내가 달릴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나고 시간도 빨라지니 그런것들이 재미있었다.
달리기 시작하며 우울증과 불면증도 사라졌고 (퇴사해서 그럴수도 있음)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어 아주 행복했다.
서서히 600으로 페이스를 올리자 오른쪽 정강이 뼈 (신스프린트) 통증이 왔다.
통증을 무시하고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정신력으로 이겨내면 몸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점점 통증은 심해졌고 절뚝이며 뛰다가 뇌가 번쩍이는 벼락같은 고통이 잦아졌다.
통증에 잠이 안 올 정도라 이건 뭔가 문제가 생겼구나 싶어 정형외과에 가보니 피로골절.
엑스레이로 보니 정강이 통증부위는 뿌연 염증과 함께 뼈가 부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1개월간 달리기를 쉬었다. 못 뛰기 시작하니 곧바로 엄청 우울했다.
쉬는동안 인터넷을 통해 바른 달리기 자세나 스트레칭 등
부상 위험과 방지에 대한 것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다치지 않고 계속 달리기 위해서였다.
통증이 좀 사라지자 자세를 교정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달린지 4개월 정도 되었다.
한달에 20일정도 달렸고
600~630 페이스로 5km, 무리하면 10km 씩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인생 첫 10k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1시간 6초의 기록이 결코 빠른 기록은 아니지만
나는 엄청 뿌듯하고 보람찼다. 성취감과 행복을 느꼈다.
곧바로 가을에 있는 JTBC 마라톤을 예약하고
10k 1시간 언더로 들어오는 것을 목표로 훈련했다.
꾸준함과 작은 성취감들이 내 인생을 더 값지게 만드는 것을 느꼈다.
한달 전 쯤. 출장차 지방에 내려갔다가 근처에 운동장 트랙이 있어
그곳에서 달리기를 했다.
그날따라 컨디션이 좋아 10km를 뛰었지만 몸이 가벼웠다.
평소보다 빠른 페이스로 총 15km를 달렸다.
다음날부터 왼쪽 골반쪽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통증 부위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장요근이라는 근육이 있는 위치였다.
인간은 어리석고 나는 보통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이라
또 통증을 무시하고 뛰기 시작했다… 그때 잠깐 쉬었어야 했는데
통증을 무시하고 3주를 더 뛰다가 지난주부터는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통증 (걸을 때 절룩거리고 아파서 밤에 잠 못잠)이
되어서야 결국 또 병원에 갔다.
진단은 장요근 파열….
장요근 여러곳이 찢어져있고 염증이 많이 있다고 했다.
하체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왼쪽 다리가 더 짧고 골반이 2도정도 틀어져있다고 했다.
아마 무릎 수술 후 변형된 것일거라고 했다.
앞으로 한달간 달리기를 또 쉬어야한다..
쉬는동안 더 바른자세를 공부하고 부상 부위를 사용하지 않는 다른 운동을 하며 치료에 전념해야지.
도수치료로 골반 틀어진 것도 교정해서 더 잘 달리고 싶다.
하프 마라톤도 뛰고 나중에는 풀 마라톤도 도전해보고 싶다.
달리기꾼들 화이팅입니다!
달리기 일기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약
1아프면 뛰지말고 쉬세요..
2아프면 병원가세요..
3컨디션 좋다고 오버페이스로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