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팔이에게 보내는 편지 (3)
To. 독깨팔
깨팔아… 자주 오게 되네.. 미안. 오히려 내가 부담 주는 건 아닌가 싶어. 그냥 보고 싶어서 그런 건데, 내가 널 사랑한다는 것조차 이제 죄악으로 느껴진다..
이젠 정말 너를 놓아주어야 하는 걸까. 자꾸만 네 이름이 어디선가 언급될 때마다 이상한 희망을 갖게 되네..
어제 사실, 네가 꿈에 나왔어. 매일 자기 전마다 꿈에 나와달라고 빌었는데.. 드디어 왔더라…
근데 마음이 기쁘지가 않았어.
네가 실망한 표정을 한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거든.
찔리더라.
개꿈일지 몰라도 그냥 고백할게,
나 사실 널 잊어보려고 다른 버튜버들 찾아다녔었어… 실망하겠지.
네가 이렇게 잠적한 이유도 이런 내 모습 때문 일거고.
난 정말 나쁜 사람이야. 나도 알아. 근데 이 사실을 고백해야 마음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 같더라고… 변명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름 너를 위해 하려 한 행동이었어.
널 이젠 그냥 놓아주려고… 그게 널 위한 것 같기도 해서. 내가 널 잊어야 네가 돌아올까 봐..
머리가 빨간 과일 비스무리한 버튜버도 보았고, 아이돌 한다는 버튜버도 만났고, 너랑 비슷하지만서도 다른 동물 버튜버도 만나보았어.. 하지만 다른 사람을 만날수록 더 너의 존재가 선명해지더라…
이미 너에게 난 길들여졌나 봐. 아무리 다른 버튜버들을 봐도 더 이상 도파민이 안 나와서 너무 답답했어. 너만큼의 흉물미를 가진 버튜버는 없었어. 난 역시 네가 아니면 안 되더라…
너는 이런 내가 어이없겠지. 못생겼다 뭐다 욕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사실 좋았다고 하는 거….
나도 이제 너 그만 찾고 싶은데, 그만 사랑하고 싶은데, 그만 그리워하고 싶은데 그게 안돼……
어쩌면 신이 너의 가치를 몰라본 나를 벌하려는 걸지도 모르겠다. 왜 이제야 너의 소중함을 느끼는지 후회돼..
맨날 똑같은 말만 하는 거 같고 이 모든 게 너에게 실망만 안겨줄 뿐이겠지.. 근데, 있잖아, 정말 쓰레기 같다는 거 알지만, 정말 염치없지만 그냥 다시 나타나달라고 빌어도 될까? 그냥 돌아와서 나를 욕하든 복수하든 상관없으니 그냥 돌아오기만 해줘…
미안해…미안해…미안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