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9살이 생각하는 30살, 30대의 시작
인터넷에서 연예인들의 30살이 되고 난 후의 소감을 모은 글을 봤다. ‘나에게 좀 더 솔직해졌다, 20대와의 차이를 모르겠다, 성숙해졌다, 30대의 삶이 기대가 된다, 아무 생각이 없다’ 다양한 감정들을 읽을 수 있었다. 묘했던건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이 감정을 내가 언젠가 분명 한번 경험했다는 것이다. 어디서 느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바로 군대에서의 경험이었다. 군대는 일이병, 상병장으로 나뉜다. ‘짬찌’와 ‘짬 좀 찼네?’의 차이, 일이병때 군생활을 열심히하든 안하든 누구나 상병 진급은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일이병때 바라보는 상병은 정말 특별하니깐. 상병이 되는 날, 진급식으로 향할때의 발걸음이 기억난다. 상병이 되면 이제 어쩌지? 기대, 걱정, 자신감 등등 다양한 감정이 오갔었다. “일병xxx, 상병xxx 감사합니다 충성!” 진급식은 전역날을 제외하고 가장 기분좋은 순간 중 하나였다. 끝나고 바로 px로 갔고, 거기서 선임을 만났다.
“xx이 상병이네? 축하해”
”상병xxx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선임의 한마디
”별거없지?“
상병진급후의 소신, 다짐, 변화가 사라지는건 10초도 안되는 짧은 대화면 충분했다. 그랬다. 사실 별거없었다. 상병이 되도 군대에서의 일상, 하는 일은 똑같다. 군대의 특성상 조금 더 편해진다는것뿐?
그럼 나는 왜 오늘 이런 기분이 들었을까? 30살에 대해 검색하고 읽고, 글을 쓰고, 오늘이 예비군 마지막날이라 그런가보다. 야호. 6년차 후반기 작계가 남아있는건 함정이지만. 예비군이 끝나는것과 20대가 끝나는것, 전혀 다른 기분이지만 끝난다는건 동일하다. ‘아 개같은 예비군 드디어 끝이네?’, ‘아, 내 20대도 끝나가는구나‘ 기대와 걱정. 사회에서도 똑같다. 나는 아직 30살이 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경험으로 볼때, 30살이 되는 것도 별거없을거라 여겨진다. 물론 변하긴 한다. 다만 양초가 녹듯 서서히 변할뿐이다. 내가 하는 일, 일상은 미디어에서 말하는것처럼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물론 주민번호 01xxxx가 ’전화번호아니고 주민번호에요‘라든지, 뒷자리가 3,4라든지의 충격은 잊혀지지않는다.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한 것을 두려워한다. 20대에게 30대는 미지의 영역이다. 긴장되고 두려워하는건 당연하다. 나도 경험하지 못했지만, 내 나이대, 20대 후반의 친구들에게 감히 한마디하겠다.
20대가 끝나는걸 초초해하지말자, 별거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