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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보물 등재되는 조선의 한글편지

라그나로크
22.12.29
·
조회 4221

2011년 대전 유성구에서 안정나씨 묘역을 이장하다 여러번이나 접힌 편지 두 통이 발견됩니다.

 

이 편지는 1490년 함경도에서 군관으로 복무중이던 나신걸(羅臣傑, 1461∼1524)이란 인물이 자신의 부인 신창 맹씨(新昌孟氏)에게 한글로 써서 보내는 편지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이기도 합니다. 1446년 훈민정음이 반포된지 고작 45년만에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지역과 하급군관이던 나신걸이 유려하고 막힘없이 쓴 것을 통해 이미 한글이 남녀노소를 가리지않고 대중적으로 널리 보급되었음을 시사합니다.

 

편지들의 내용은 한 통은 부인과 가족들의 얼굴을 보러 가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가지못해 서럽다는 내용이, 다른 한 통에는 집안일에 대한 걱정섞인 조언들과 함께 부인에게 보낼 화장품과 바늘을 같이 보내고 부인이 생각나 울었다는 서윗함이 넘치는 편지입니다.

 

이 편지와 함께 출토된 장삼과 배냇저고리, 4구의 미라등의 유물들은 2016년부터 안정 나씨의 기증으로 대전시립박물관에 전시되고 있으며 

 

참고로 편지의 내용은 현대어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안부를 그지없이 수없이 하네. 집에 가 어머님이랑 아기랑 다 반갑게 보고 가고자 하다가 장수가 혼자 가시며 날 못 가게 하시니 못 가서 못 다녀가네. 이런 민망하고 서러운 일이 어디에 있을꼬? 군관 자리에 된 후에는 내 마음대로 가지도 못하는 것일세.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을 구태여 가면 병조(兵曹)에서 회덕골로 사람을 보내 잡아다가 귀양 보낸다 하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꼬? 아니 가려 하다가 못하여 영안도(永安道) 경성(鏡城) 군관이 되어 가네.

 

내 낡은 칼과 겹철릭을 보내소. 거기는 가면 가는 흰 베와 명주가 흔하고 무명이 아주 귀하니 관원이 다 무명옷을 입는다고 하네. 무명 겹철릭과 무명 홑철릭을 입을까 하네. 반드시 많이 하여 설을 쇠지 말고 경성으로 단단히 하여 들여보내소. 옷을 못 미처 지을 것 같거든 가는 무명을 많이 보내소. 두 녘 끝에 토시를 둘러 보내소. 무명옷이 있으면 거기인들 옷이야 못하여 입을까? 민망하여 하네. (중략)

 

또 논밭은 다 소작들 주고 농사짓지 마소. 또 내 다른 철릭 보내소. 안에나 입게. 또 봇논(洑) 모래 든 데에 가래질하여 소작 주고 절대로 종의 말 듣고 농사짓지 마소. 또 내 헌 비단 철릭을 기새(인명)에게 주소. 기새 옷을 복경(인명)이 입혀 가네. 또 가래질할 때 기새 보고 도우라 하소. 논 가래질을 다하고 순원이(인명) 놓아 버리소. 부리지 마소. 구디(인명) 데려다 이르소. 영동에 가서 아뢰어 우리 논 있는 곁에서 경성 군관이 내월 열흘께 들어오니 거기 가서 알아 함께 내 옷 가져 들어오라 하소. 또 반드시 영동에 가서 물어 그 군관과 함께 들어오라 하소. 그 군관의 이름이 이현종이라 하는 바이니 또 내 삼베 철릭이랑 모시 철릭이라 성한 것으로 가리어 다 보내소. 또 분하고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네. 집에 가 못 다녀가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고, 울고 가네. 어머니와 아기를 모시고 다 잘 계시소. 내년 가을에 나오고자 하네. (중략)

 

회덕 온양댁 가인(家人)께 올림. 편지 벌써 자세히 즉시 다 받았소. 빨리 보내소.

 

 

참고자료

  • 안정 나씨 대종회 홈페이지 http://nassi.or.kr/html/02/06.php
  • 문화재청 https://www.cha.go.kr/main.html
댓글
멘델냥이
22.12.30
BEST
한글이 정말 사용하기에 쉬웠다는게 하급 군관인 남편이 쓴것 보다 저 하금 군관의 부인이 저 편지를 읽을 수 있었다는게 충격이잖슴~ 저 편지도 그렇고 먼저가신 님께 드리는 편지도 있고 ㅠㅠ 우리민족은 왜 항상 한이 서려있는거임 ㅜㅠㅜㅠ
초장스푼
22.12.30
BEST
???: 오늘 저녁 ㅅㅅ
침풉풉
22.12.29
느낌 낭낭하게 잘 살린 번역 너무 좋네요
라그나로크 글쓴이
22.12.31
제가 번역한 것은 아니고 퍼온것이지만 참 현대어 번역들 낭낭하게 잘된거 같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으랴아
22.12.29
우와 서윗하시네여
백안시
22.12.30
왜인지 눈물 나
불타는버스
22.12.30
뭔가 뭉클하네요
멘델냥이
22.12.30
BEST
한글이 정말 사용하기에 쉬웠다는게 하급 군관인 남편이 쓴것 보다 저 하금 군관의 부인이 저 편지를 읽을 수 있었다는게 충격이잖슴~ 저 편지도 그렇고 먼저가신 님께 드리는 편지도 있고 ㅠㅠ 우리민족은 왜 항상 한이 서려있는거임 ㅜㅠㅜㅠ
라그나로크 글쓴이
22.12.31
재밌게도 실제로 나신걸이 일부러 한문이 아닌 한글로 썼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나신걸의 아버지인 나연종과 동생 나문걸은 청산(오늘날 충북 옥천)의 현감을 지냈고 편지에서 소작 이야기가 나온걸 보면 나신걸의 가문은 어느정도 규모가 큰 지역 유지 가문이던걸로 보이는데 이를 보면 나신걸은 일부러 부인을 배려해 한글로 썼을 가능성이 높은거죠. 어느쪽이든 서윗하네요~
궁금한게정말정말많은사람
23.01.02
한 만큼 흥도 많은 민족
철수형사랑해요
22.12.30
ㅠㅠㅠㅠㅠ 조상님들 사랑해요
어쩔침착맨
22.12.30
서윗하다 ,,,
풍피바라
22.12.30
킹종대왕 ㄷㄷ
짱난♥
22.12.30
아내와 가족 생각하는 마음이 따시네여
무하마드리
22.12.30
군인의 처우는 어느시대에서나 ㅠㅠ
상처를치료해줄사람어디없나
22.12.30
그저 빛종대왕. 이런 걸 바라신 거지 ㅠㅠ
랩틸리언
22.12.30
500년 넘은 타임캡슐을 열어보는 느낌이넹
훈민정음이 저렇게 범용성 있게 사용된 것도 놀랍군용
베개나라일꾼
22.12.31
서윗... 신기하다
잼아저씨
22.12.31
얼마나 두 분의 사이가 애틋했으면, 20대 때 받은 저 편지를(뉴스 보니 군관 나이가 26세 일 때 적은 편지) 고이고이 접어 보관하다 묘에 까지 가져갔을까요.
참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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