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6년 반 묵은 머리카락을 소개합니다

이지리잖슴
5시간전
·
조회 120

 이것도 사연있는 물건이라고 해야할까요? 다만 사연있는 물건 콘테스트 공지를 보고 제 머릿속엔 이 머리카락 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때는 2019년 2월 말… 저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17살 여학생이었습니다.

 당시 저에게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자신감을 얻자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살면서 한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던 숏컷 머리를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16년 인생 중 머리가 가장 길었던 저는 ‘이정도 길이면 잘라서 기부가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 기부하려고 하는데 가져갈 수 있게 잘라주세요.’ 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미용사님께서는 노란 고무줄로 제 머리를 양갈래로 묶어 잘라 머리 두 뭉텅이를 선사해주셨습니다. 

 그런데…

 

 머리카락의 기장이 제 생각보다 너무 짧았습니다..

 숏컷으로 남을 머리 빼고 다 한번에 잘리는 것이 아니라, 묶인 만큼만 잘라내고 그 후에 머리를 다시 다듬기 때문에 기존에 제가 예상했던 길이보다 한참 짧은 머리 뭉텅이를 얻게 되었습니다.

 어디선가 머리를 기부하려면 30cm 이상은 되어야한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분명 자르기 전에 30cm 자를 대보았을 때는 길이가 될 것만 같았는데 자르고 보니 20cm도 안될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제 머리는 곱슬 때문에 매년 매직 파마를 해온 머리라 당시에는 받아주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 같더군요(지금은 모르겠습니다, 그때도 기부 과정은 엄마가 진행해주셔서 자세히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대로 잘라온 머리를 버려야만 해야하나 라는 마음에 아쉬워하고 있을 때 엄마께서

‘길이도 이정도도 받아주고, 매직해도 괜찮다는 곳이 한 곳 있는 것 같아. 내가 좀 더 찾아보고 알려줄게.’

 라셨습니다! 드디어 이 머리카락을 기부할 수 있겠구나 싶어 제 방 책꽂이의 책들 위에 봉지에 싸서 얹어두었었습니다. 

 그런데 엄마도 까먹으시고 저도 까먹은 건지… 그 후로  다시는 엄마에게서 진행 상황을 들을 수 없었고, 저도 완전히 까먹은 채로 살고 있었습니다.. 책꽂이 속에 방치된 채로 말이죠… 

 

그렇게 한참을 잊고 살다가 고3 수능이 끝나고 스무살이 되며 방 대청소 및 재편성을 할 때 제 방 책꽂이를 동생방의 것과 교환하면서 그때에야 다시 제 머리카락을 발견했습니다. 

 노란 반투명 봉지에 들어있는 쓰이지도, 버려지지도 못한 저의 머리카락을요……

 지금 와서 그때라도 버렸으면 싶기는 한데, 그때에도 지금과 같은 생각으로 버릴 타이밍을 놓쳤다 생각하여 그대로 제 협탁 세번째 서랍에 넣어버렸습니다.

 

 그대로 3년 반이 더 묵혀진 저의 머리카락은 썩지도 않고 참 잘 있네요 ……

 이 머리카락이 방송을 타게 된다면 이제야말로 좋은 곳으로(기부or쓰레기통) 보내주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저의 6년 반 묵은 서랍 속 머리카락입니다

 어릴 적부터 두껍고 숱 많은 머리카락은 타고났었는데요, 그래서인지 6년 반 된 머리도 참 튼튼합니다. 지금 머리카락보다 튼튼해 보입니다. 나이 들었다고 슬슬 얇아져가는 것일까요?

 약간 무언가 씌일 것 같고 그래서 다시 봉인해두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댓글

구쭈 전체 인기글 전체글

13인 대가족 베트남 여행 3
여행점검
개띠청자
·
조회수 777
·
04.09
드디어 뿌끼먼 첫 이로치 뽑았습죠 헤헤 4
취미
먹방의황제는이병건이요
·
조회수 726
·
04.09
(*정답드래그*) 2025.04.09 꼬들 꼬오오오오들 14
취미
부끄러운사정
·
조회수 788
·
04.09
아스날, 라이스 두 번째 프리킥 골 gif 16
취미
조수석메시
·
조회수 4464
·
04.09
아스날, 라이스 첫 번째 프리킥 골 gif 16
취미
조수석메시
·
조회수 4094
·
04.09
백승호, 이명재가 뛰는 버밍엄 시티, 승격 확정! 3
취미
조수석메시
·
조회수 3323
·
04.09
와 아스널 프리킥 미쳤음 역대급임 ㄹㅇ 4
취미
포커스D곽이쓰
·
조회수 897
·
04.09
베트남에 사람들 만나러 여행갑니다
여행점검
WaSans
·
조회수 731
·
04.09
미라클 팬아트 450일 차 달성 19
팬아트
침하하쿠나마타타
·
조회수 2121
·
04.09
방금 유튜브 킹고리즘에 프랑스맨 떠서 보고왔는데
침착맨
우유맛바나나
·
조회수 1024
·
04.09
RPG 덕후들이 은근 환장하는 요소 7  
유머
옾월량
·
조회수 1401
·
04.09
미라클 팬아트 449일 차 8
팬아트
침하하쿠나마타타
·
조회수 2063
·
04.09
미라클 팬아트 448일 차 3
팬아트
침하하쿠나마타타
·
조회수 1652
·
04.09
경쟁자를 죽이기 위해 일부러 번개를 맞는 나무 21
유머
옾월량
·
조회수 4730
·
04.09
침베이비와 떠나는 제주도 여행 6
여행점검
고양이로살고양
·
조회수 771
·
04.09
??? : 워렌버핏은 확실히 한물 간 투자자가 맞네요 24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5946
·
04.09
고고학 전공자들을 화나게 만들면 안되는 이유 10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5710
·
04.09
일본에서 일어난 방송사고 3
유머
푸르로닝
·
조회수 958
·
04.09
음음사우르스 4
유머
푸르로닝
·
조회수 1130
·
04.09
우지 합방 기념? 우지/세븐틴 근황 몰아보기 10
침착맨
침댕이
·
조회수 4404
·
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