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6년 반 묵은 머리카락을 소개합니다

이지리잖슴
4시간전
·
조회 92

 이것도 사연있는 물건이라고 해야할까요? 다만 사연있는 물건 콘테스트 공지를 보고 제 머릿속엔 이 머리카락 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때는 2019년 2월 말… 저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17살 여학생이었습니다.

 당시 저에게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자신감을 얻자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살면서 한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던 숏컷 머리를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16년 인생 중 머리가 가장 길었던 저는 ‘이정도 길이면 잘라서 기부가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 기부하려고 하는데 가져갈 수 있게 잘라주세요.’ 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미용사님께서는 노란 고무줄로 제 머리를 양갈래로 묶어 잘라 머리 두 뭉텅이를 선사해주셨습니다. 

 그런데…

 

 머리카락의 기장이 제 생각보다 너무 짧았습니다..

 숏컷으로 남을 머리 빼고 다 한번에 잘리는 것이 아니라, 묶인 만큼만 잘라내고 그 후에 머리를 다시 다듬기 때문에 기존에 제가 예상했던 길이보다 한참 짧은 머리 뭉텅이를 얻게 되었습니다.

 어디선가 머리를 기부하려면 30cm 이상은 되어야한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분명 자르기 전에 30cm 자를 대보았을 때는 길이가 될 것만 같았는데 자르고 보니 20cm도 안될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제 머리는 곱슬 때문에 매년 매직 파마를 해온 머리라 당시에는 받아주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 같더군요(지금은 모르겠습니다, 그때도 기부 과정은 엄마가 진행해주셔서 자세히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대로 잘라온 머리를 버려야만 해야하나 라는 마음에 아쉬워하고 있을 때 엄마께서

‘길이도 이정도도 받아주고, 매직해도 괜찮다는 곳이 한 곳 있는 것 같아. 내가 좀 더 찾아보고 알려줄게.’

 라셨습니다! 드디어 이 머리카락을 기부할 수 있겠구나 싶어 제 방 책꽂이의 책들 위에 봉지에 싸서 얹어두었었습니다. 

 그런데 엄마도 까먹으시고 저도 까먹은 건지… 그 후로  다시는 엄마에게서 진행 상황을 들을 수 없었고, 저도 완전히 까먹은 채로 살고 있었습니다.. 책꽂이 속에 방치된 채로 말이죠… 

 

그렇게 한참을 잊고 살다가 고3 수능이 끝나고 스무살이 되며 방 대청소 및 재편성을 할 때 제 방 책꽂이를 동생방의 것과 교환하면서 그때에야 다시 제 머리카락을 발견했습니다. 

 노란 반투명 봉지에 들어있는 쓰이지도, 버려지지도 못한 저의 머리카락을요……

 지금 와서 그때라도 버렸으면 싶기는 한데, 그때에도 지금과 같은 생각으로 버릴 타이밍을 놓쳤다 생각하여 그대로 제 협탁 세번째 서랍에 넣어버렸습니다.

 

 그대로 3년 반이 더 묵혀진 저의 머리카락은 썩지도 않고 참 잘 있네요 ……

 이 머리카락이 방송을 타게 된다면 이제야말로 좋은 곳으로(기부or쓰레기통) 보내주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저의 6년 반 묵은 서랍 속 머리카락입니다

 어릴 적부터 두껍고 숱 많은 머리카락은 타고났었는데요, 그래서인지 6년 반 된 머리도 참 튼튼합니다. 지금 머리카락보다 튼튼해 보입니다. 나이 들었다고 슬슬 얇아져가는 것일까요?

 약간 무언가 씌일 것 같고 그래서 다시 봉인해두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댓글

구쭈 전체 인기글 전체글

제주도민의 송파구 여행 (건축사진) 25
취미
혈당관리
·
조회수 4829
·
02.21
9살 딸아이의 따끔한 지적 2
유머
옾월량
·
조회수 1448
·
02.21
일론의 Grok3 ai 검열 푸니까 제대로 날뜁니다 6
취미
우에움
·
조회수 1695
·
02.21
남자 옷가게 사장님의 장사 노하우 15
유머
옾월량
·
조회수 6574
·
02.21
주관적인 침착맨님 방송 게스트 3톱 4
침착맨
구성과활용법
·
조회수 1823
·
02.21
한화 이글스 근황 3
취미
길고양이의조언
·
조회수 1166
·
02.21
250220 수민 인스타그램 1
취미
쭈이잉
·
조회수 1041
·
02.21
왕점심
취미
고추사냥
·
조회수 999
·
02.21
아내 블러핑에 당해서 의무방어전 한 썰 2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1730
·
02.21
산적두목을 본 아기의 반응 18
유머
미야자키끼얏호
·
조회수 6524
·
02.21
피크민 보랭이 옷 샀다
취미
침냥이냥냥펀치
·
조회수 967
·
02.21
대만 방송인 카이랑 초대석 해주세요오
방송 해줘요
학갈통
·
조회수 1248
·
02.21
오바워치에 미쳐버린 인간. 2
취미
고추사냥
·
조회수 1164
·
02.21
오늘 만큼은 침둥이 밉다
침착맨
거대고양이조아
·
조회수 1459
·
02.21
쌍베님의 휴방 공지와 댓글 1
인방
box
·
조회수 1797
·
02.21
이재모 피자 혹시 뭘로 해동하셨나요 3
침착맨
나는야침하하죽돌이
·
조회수 1772
·
02.21
문득 다음주가 지나면 아저씨를 못본다는 생각에 넘나슬프잖슴..ㅜ 12
호들갑
빠아앙애에오
·
조회수 1139
·
02.21
전무님의 찌질의 역사, 웨이브와 왓챠에서 공개 15
취미
샌즈아시는구나
·
조회수 5654
·
02.21
브라이튼, 한국 18세 미드필더 윤도영 바이아웃 발동 영입 2
취미
간생이
·
조회수 866
·
02.21
메르세데스-아반떼
유머
랜드로버
·
조회수 1079
·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