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6년 반 묵은 머리카락을 소개합니다

이지리잖슴
3시간전
·
조회 79

 이것도 사연있는 물건이라고 해야할까요? 다만 사연있는 물건 콘테스트 공지를 보고 제 머릿속엔 이 머리카락 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때는 2019년 2월 말… 저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17살 여학생이었습니다.

 당시 저에게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자신감을 얻자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살면서 한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던 숏컷 머리를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16년 인생 중 머리가 가장 길었던 저는 ‘이정도 길이면 잘라서 기부가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 기부하려고 하는데 가져갈 수 있게 잘라주세요.’ 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미용사님께서는 노란 고무줄로 제 머리를 양갈래로 묶어 잘라 머리 두 뭉텅이를 선사해주셨습니다. 

 그런데…

 

 머리카락의 기장이 제 생각보다 너무 짧았습니다..

 숏컷으로 남을 머리 빼고 다 한번에 잘리는 것이 아니라, 묶인 만큼만 잘라내고 그 후에 머리를 다시 다듬기 때문에 기존에 제가 예상했던 길이보다 한참 짧은 머리 뭉텅이를 얻게 되었습니다.

 어디선가 머리를 기부하려면 30cm 이상은 되어야한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분명 자르기 전에 30cm 자를 대보았을 때는 길이가 될 것만 같았는데 자르고 보니 20cm도 안될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제 머리는 곱슬 때문에 매년 매직 파마를 해온 머리라 당시에는 받아주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 같더군요(지금은 모르겠습니다, 그때도 기부 과정은 엄마가 진행해주셔서 자세히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대로 잘라온 머리를 버려야만 해야하나 라는 마음에 아쉬워하고 있을 때 엄마께서

‘길이도 이정도도 받아주고, 매직해도 괜찮다는 곳이 한 곳 있는 것 같아. 내가 좀 더 찾아보고 알려줄게.’

 라셨습니다! 드디어 이 머리카락을 기부할 수 있겠구나 싶어 제 방 책꽂이의 책들 위에 봉지에 싸서 얹어두었었습니다. 

 그런데 엄마도 까먹으시고 저도 까먹은 건지… 그 후로  다시는 엄마에게서 진행 상황을 들을 수 없었고, 저도 완전히 까먹은 채로 살고 있었습니다.. 책꽂이 속에 방치된 채로 말이죠… 

 

그렇게 한참을 잊고 살다가 고3 수능이 끝나고 스무살이 되며 방 대청소 및 재편성을 할 때 제 방 책꽂이를 동생방의 것과 교환하면서 그때에야 다시 제 머리카락을 발견했습니다. 

 노란 반투명 봉지에 들어있는 쓰이지도, 버려지지도 못한 저의 머리카락을요……

 지금 와서 그때라도 버렸으면 싶기는 한데, 그때에도 지금과 같은 생각으로 버릴 타이밍을 놓쳤다 생각하여 그대로 제 협탁 세번째 서랍에 넣어버렸습니다.

 

 그대로 3년 반이 더 묵혀진 저의 머리카락은 썩지도 않고 참 잘 있네요 ……

 이 머리카락이 방송을 타게 된다면 이제야말로 좋은 곳으로(기부or쓰레기통) 보내주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저의 6년 반 묵은 서랍 속 머리카락입니다

 어릴 적부터 두껍고 숱 많은 머리카락은 타고났었는데요, 그래서인지 6년 반 된 머리도 참 튼튼합니다. 지금 머리카락보다 튼튼해 보입니다. 나이 들었다고 슬슬 얇아져가는 것일까요?

 약간 무언가 씌일 것 같고 그래서 다시 봉인해두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댓글

구쭈 전체 인기글 전체글

넷플릭스 ‘역습’ 후기
취미
엠십육전당포방부
·
조회수 1163
·
03.08
전무님의 사죄 올림픽
방송 해줘요
빼미올
·
조회수 763
·
03.08
뒷북인것 같긴 한데 요즘 초대석 왤케 재밌냐 4
침착맨
nickㄴim
·
조회수 1180
·
03.08
침착맨은 유명한 피스카스 홍보대사임 13
침착맨
길고양이의조언
·
조회수 7106
·
03.08
다시 돌아온 오렌지 머리 허윤진 1
취미
쭈이잉
·
조회수 823
·
03.08
이병건 삼행시 갈기겠습니다 4  
침착맨
sil
·
조회수 1360
·
03.08
허리아픈 침착맨님 정선근 선생님 유튜브 봐주세요. 1
침착맨
은에환장한놈
·
조회수 1557
·
03.08
빈집 앞에서 하염없이 사람을 기다리는 고양이 3
유머
룸메이트
·
조회수 1194
·
03.08
소풍) 만우절날 갑자기 라멘 먹고 싶어진 사람
인방
포테토칩기름맛
·
조회수 909
·
03.08
한국인과 일본인의 대화 21
유머
미야자키끼얏호
·
조회수 6859
·
03.08
(*정답드래그*) 2025.03.08 꼬들 꼬오오오오들 10
취미
오프라인
·
조회수 833
·
03.08
타국 유학중에 워쏘를 바르샤바라고 읽자마자..
유머
옾월량
·
조회수 1329
·
03.08
딱! 한 시간~ 전화 인터뷰: 만화가 심윤수 편,
침투부 공유
asdawvw
·
조회수 748
·
03.08
Sweet Dreams - j-hopr feat. Miguel
취미
잘참했어요
·
조회수 630
·
03.08
레딧에서 연구한 한국어 “아니시에이팅”에 대한 고찰 13
유머
라노llano
·
조회수 6452
·
03.08
2am - 앨범 죽어도 못보내 1
취미
고추사냥
·
조회수 779
·
03.08
설날부터 훈훈한덕담죽음을 두려워하진 않다만 아직은 아니라네.jpg 1
침착맨
침착한이병건씨
·
조회수 1287
·
03.08
2pm - Only You
취미
고추사냥
·
조회수 819
·
03.08
이 배우 누군지 아시는분?? 4
취미
샤브샤브
·
조회수 1093
·
03.08
윈터 인스타 1
취미
이지금은동
·
조회수 797
·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