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렵니까 고삼 개청자입니다.

절대로 열 수 없는 유리병이 하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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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거슬러
2025년 5월 24일~5월27일
저와 제 친구들 사이에서
이끼키우기가 유행했습니다.
친구들 중 한명이 이끼를 평소에도 키우고 있었는데, 그 이끼를 나눠주기 시작하면서 키우기 붐이 온것이죠.
2025년 6월6일.

한 이끼를 분양받았습니다.
이름은 쿠쿠쿠라고 지었습니다.
촉감은 약간 밀도있으면서 부드러운
기분좃은 촉감이었습니다.
2025년 6월 7일 .

쿠쿠쿠에게 새 친구가 생겼습니다.
이름은 라바라고 지었습니다.
2025.6월ㄹ.9일

쿠쿠쿠는 아주 푸릇푸릇한 상태를 상시 유지하며
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정말 푸르죠? ….
사진 속 쿠쿠쿠는…
푸른색 ….
…

아무튼 평소 일기를 디지게 안 써서 친구들한테 처맞던 제가, 자랑스러운 쿠쿠쿠를 위해 이끼일기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6월.12일.

고작 하룻밤 사이에 쿠쿠쿠의 잎 끝부분이 갈색이 되었습니다.
고인물 이끼키우미 친구의 말을 따라 물을 더 줬습니다.
2025년 6월 13일.
12일과 똑같았습니다.
2025년 6월 14일.
…
…….
그 날, 마지막 이끼 일기가 올라갔습니다..



쿠쿠쿠는 변해갔고
저도 쿠쿠쿠를 잊어갔습니다.
버리려고 했는데,
귀찮더군요.
그래서 그냥 책상위에 장식용으로 뒀슴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2025년. 6월.15일.

드ㅓ얻두러ㅕ대1ㅓ야2ㅐㅓㅇ2ㅊ댜ㅇ2ㅓㅓ야저더어더2ㅑ2ㅐ2ㅐ92텨ㅑㅇ2ㅑㅕ뎌턎
곰팡이가 폈습니다
쿠쿠쿠에게
저는 그 날 이후로
쿠쿠쿠의 뚜껑을 다시 한 번 열지 못하였습니다.
쿠쿠쿠의 촉감을 다시 한 번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쿠쿠쿠를 다시한번 볼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쿠쿠쿠는 제 앞에있습니다.
지금.
2025년 8월 20일.
두 달이 지난 현재….
쿠쿠쿠는….

잘 안보이죠
안보이는게 낫습니다
웩ㅋㅋㅋㅋㅋ
곰팡이들의 클럽이 되었고
라바는 이제 생사를 알 수 없습니다.
그렇게 저는 이 병을 절대로 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쿠쿠쿠에게 메세지를 보냅니다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