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침착맨의 광팬 22살 대학생 침순이 입니다.
사연이 있는 물건 자랑 대회가 열렸다는 걸 보고 바로 생각난 이 물건..
제목에도 보이다시피 9년만에 초딩때 첫사랑을 21살때 만나게 해준 그것은 바로
샤프 입니다.
이 물건은 12~22살까지도 마음에서 잊히지 않은 첫사랑이 얽혀있는 물건이기에 사연 올려봅니다.
대학생이 되고 적응하느라 첫사랑의 존재는 잊고 살았는데,
본가에서 추억 상자가 먼지 속에 쌓여있다는 걸 번뜩 떠올리고는 그 상자를 꺼내봤습니다.
상자 안은 이랬습니다.
저기 왼쪽에 있는 보라색 샤프가 단연 제 눈에 들어왔어요
바로 이것이 오늘 사연의 주인공,
초5때 제가 좋아하던 장난꾸러기 남자아이가 준 샤프입니다.
짝남의 유머있는 말솜씨에 반해서 같은 반일때 1년간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 아이와 도서관에 단 둘이 있을때,
저에게 대뜸
“침순아, 이거 가질래? 사촌이 준 샤프야.”
이러는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어?이걸 나한테 줘도 돼?”
라고 되물었더니
괜찮다며, 샤프를 저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이 물건이 아직도 제 추억상자에 남아있게 된 것 이죠
이 물건을 보니 그 짝남은 지금 어떻게 사나.. 문뜩 궁금해지더라구요
저녁에 초등학교 동창 친구와 전화를 할때 이 친구에게 제 마음을 털어놓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인스타를 찾아 연락해보라는거 아니겠습니까?
유레카!!!!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
짝남과 초5때 친구였던 다른 남자 아이와 저는 인스타 맞팔 상태였어서
어쩌면 이 남자 아이의 팔로잉 목록을 찾아보면
짝남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바로 찾아봤더니…
팔로잉 목록에 제 짝남과 동명이인이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이 사람인가? 싶어서 냅다 팔로우를 걸었는데..
맙소사.. 늦은 저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1시간 후쯤 저한테 이런 디엠이 왔습니다.
전 콩닥거리는 심장을 붙잡고 답을 했더니
대화는 술술 이어졌습니다.
저도 성인이 된 짝남의 모습을 보고 싶었고 짝남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듯 싶어
술 약속을 잡았습니다.
무려 9년만에 만난 제 짝남..
겉모습은 한결같더라고요
근데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장난끼도 줄어들고 더 순둥한 느낌이었어요.
서로 몰랐던 추억 속 의 얘기도 나누고
하하호호 웃으며 얘기를 나누다가 조심스럽게 고백했습니다.
"나 사실 너가 내 첫사랑이야"
고백하고 샤프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혹시 너가 나한테 준 보라색 샤프… 기억나? 사촌이 준..그 샤프”
돌아온 대답은..
“그게 뭐야?”
…….
…허허허
기억 못 하더라고요….네…
조금 서운했지만,어렸고..아무 생각 없이 줬다는 걸 알았기에
씁쓸한 표정을 애써 감췄습니다.
제 표정을 감지했는지, 기억난다며 뒤늦게 아는 척을 해주는데..
^^..여전히 착하구나 싶었네요….
만남 후에도 연락을 한달간 하다가
지금은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사느라 연락은 끊긴 상태입니다.
이 글이 방송타게 되면 연락 한 번 해봐야겠네요
9년만에 첫사랑을 만나게 해준 샤프...참말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