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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사연이 담긴 만화책입니다.

nxylsx
5시간전
·
조회 99

 

안녕하세요.

 

보시다시피 평범한 만화책입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만화잡지 코믹 챔프에서 연재되었던

 

만화 아바타르의 2권이지요.

 

딱 봐도 씁덕내음 과하게 나는 이 만화책이 제 인생을 바꿔놓을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사실 별로 엄청난 사연은 아닌데 제목은 어그로를 끌어야 한다고 배워서 적용해봤다는 점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도권 중학생 오늘(14일)부터 3분의 2 등교…직업계고 매일 등교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부 생활을 하며 대회를 위해 매일 훈련과 연습을 하던 저는, 바야흐로 중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학교의 벽은 너무 높았고 저는 그만 벤치 신세가 되었더랬죠.

 

그렇게 운동에 점차 흥미를 잃어 방황하던 저에게 옆자리 친구 책상에 있던 잡지 한 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코믹 챔프 - 나무위키

 

 

그게 바로 개방장의 혈맹주이신 김성모 화백께서도 한때 거쳐가셨던 만화잡지 코믹 챔프였습니다.

 

제 기억으로 당시에는 가격이 2000원 정도 했었는데, 2000원에 매주마다 원피스, 나루토를 한 편씩 볼 수 있다 보니

 

반에 한 명 정도는 만화잡지를 사오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 친구에게 빌려 코믹 챔프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 관심을 끈 만화는 원피스도, 나루토도, 다른 유명한 만화도 아니었습니다.

 

 

 

 

 

 

 

 

 

아바타르 - 만화 - 미스터블루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것은 아바타르라는 국내 만화였습니다.

 

게임을 소재로 남중생과 외계인 여주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그려낸 만화였죠.

 

10년 넘는 인생을 운동장에서 흙내만 맡고 살아온 축구소년에게

 

2D 계집의 분내(잉크향)는 참기 어려운 자극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런 만화를 좋아한다는 것은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받을 사유에 해당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저는 억지로 원피스와 나루토의 내용을 숙지해가며 아바타르를 챙겨봤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잡지에 독자코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코믹 챔프에는 엽서에 그림을 그려서 보내면 그림을 평가해주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뽑히면 매일 보는 잡지에 제 그림이 실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설렌 저는, 가장 좋아하는 아바타르의 캐릭터들을 그려서 보냈죠.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마침 그 호에 그림을 보낸 사람이 별로 없었는지 제 그림이 잡지에 실리게 됐습니다.

 

저는 익명으로 보낸 제 그림이 실린 잡지를 친구들이 돌려읽는 것을 보면서 엄청난 떨림을 느꼈죠.

 

그리고 그 떨림이 식어갈 때쯤, 소포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그건 바로 작가님께서 저에게 직접 보내주신 사인본과 편지였습니다…!

(개인정보는 가리는 게 맞지만 작가님 성함은 어차피 공개된 정보라 인증을 위해 가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엽서와 함께 작가님께도 팬레터를 같이 보냈었거든요. 아마 그걸 보고 놀라서 답장을 주신 것 같았습니다.

 

제가 그림을 그려보내서 그랬던 건지 모르지만, 작가님께서는 제가 만화가 지망생이라고 착각하셨나 봅니다.

 

작가님께서는 “OO군이 만화가가 되어서 만날 때까지 저도 열심히 연재할게요!” 라는 문장으로 편지를 마치셨는데,

 

작가님께는 실수였을지도 모르지만, 이 문장은 제 마음 속에 깊숙히 박혔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는 만화가가 된다는 건 생각해본 적도 없었거든요.

 

지금까지는 운동만 해왔는데, 애초에 만화가가 될 수 있을 리가 없었고요.

 

하지만 친구들이 제 그림이 실린 잡지를 실었을 때의 떨림과,

 

작가님의 마지막 한 마디가 계속 저를 꼬드겼고,

 

저는 운동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때부터는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 집에 가면 계속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운동만 하던 알통몬이 후딘으로 진화하려면, 어중간한 노력으로는 안 될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시작한 노력이 결실을 거둬 대학에 가서도 글 쓰는 법을 배웠고,

 

대학 재학 중에 인디게임을 만들다가 현재는 게임회사에서 시나리오라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또 여러 사람들과 여러 작품을 만나며 진로가 조금씩 바뀌며 결국 만화가가 아닌 시나리오라이터가 되었지만,

 

저를 씁덕의 길로 이끌고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만들어준 것은

 

아바타르라는 만화와, 작가님의 착각이 담긴 편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만약 그런 우연과 인연들이 없었다면, 저는 계속 방황만 계속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지금도 제 침대 머리맡에는 아바타르가 있습니다.(가끔 일어나다가 머리 박음)

 

종종 야근과 철야에 지치고 결과가 잘 안 나와서 힘들 때면 침대에 놓인 아바타르를 보고 초심을 다시 새기기 위해서입니다.

 

 

 

아바타르는 사실 인기 있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이혜영 작가님께서는 장편 데뷔작인 아바타르를 완결지은 후 더 이상 신작을 내지 못하셨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는 분명히 작은 그 영향력이 제 인생을 바꿔놓았고, 덕분에 저는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설령 훌륭하게 해내지는 못하더라도 무언가 한 가지를 열심히 하다 보면,

 

그 작은 씨앗에서 무언가는 피어나지 않을까요?

 

급조된 훈훈함과 함께 제 사연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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