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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포츈의 창시자

말파이트
1일전
·
조회 412

 

 

짜잔. 제가 소개할 물건은 바로 진퉁인지 짝퉁인지는 알 수 없지만 2년 전 즈음 엄마(통칭 덜마)한테 반강제로 강탈(?)한 페라가모 장지갑입니다.

 

 

보시다시피 성인 남성 손바닥만한 지갑인데요. 덜마말로는 거의 30년 정도 되는 유물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심플한 디자인의 레더 지갑입니다.

 

 

근데 이거랑 미스포츈이랑 뭔 관련이냐구요? 이 얘기의 시작은 무려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여름 휴가철만 되면 가까운 외가 친척분들과 캠핑을 가곤 했습니다. 

그 중에는 외사촌 동생 두 명이 있었죠. 저와 1살 터울의 친동생(통칭 HK), 

그리고 저보다 4살 및 7살 아래의 동생(각각 WB, WJ) 이렇게 넷이서 어릴 때부터 친형제처럼 지냈었죠.

 

그러다 2008년의 어느 여름날. 저희들은 경남 거창에 있는 수승대 계곡에 놀러가게 됩니다. 

여느 휴가철 때처럼 텐트를 치고, 물놀이도 하면서 재밌게 놀았었죠.

하지만 물놀이를 끝내고 한창 고기를 굽기 시작했을 때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림처럼 다 같이 고기를 먹고 있을 때였습니다. 저는 불판 쪽이 더워서 HK 뒤로 피신해 고기를 먹던 상태였죠. 

제 앞에는 친동생 HK가 있었고, 제 뒤로는 WB가 바위에 앉아서 계곡 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기를 먹다가 HK가 갑자기 발을 헛디뎠는지 제 쪽으로 기우뚱하더군요. 그러더니 제 몸퉁이를 툭 하고 쳐버렸습니다

근데 문제는 그림과 같이 저랑 한 살 터울나는 동생이지만 피지컬은 저보다 HK가 더 우세한 상황이었죠.

 

그 찰나의 부딪침은 당시 10살이었던 제가 버틸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히 월 마리아를 뚫고 들어오는 갑옷 거인의 그것과 같은 것이었죠.

 불가항력을 거스를 수 없던 저는 그대로 넘어지면서 뒤에 있던 WB의 엉덩이를 쳐버리고 말았습니다.

 

 

바위 위에서 쭈그리고 앉아있던 WB의 당시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도 이 재앙을 거스를 수는 없었죠. 그는 겨우 6살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렇게 엉덩이를 맞으면서 앞쪽으로 자빠지게 된 WB는 결국…

 

 

 

 

 

 

 

 

 

 

 

이 상황을 목격한 어른들께선 난리가 났었습니다. 애가 갑자기 돌 위에서 떨어졌으니 진짜 머리라도 깨진거 아닌가 걱정하면서 달려가셨죠. 

하지만 다행히도 돌계단처럼 쌓인 바위 높이가 그리 높지 않았고 물에 떨어졌을 때도 바닥이 모래였던 점, 

당시 6살이었고 몸무게도 많이 안 나갔던 WB의 피지컬 등 복합적 요소 덕분에 약간의 찰과상과 멍든 정도의 부상만 입게 되었습니다.

 

사태가 어느정도 수습될 무렵, 분노로 증기를 내뿜던 덜마는 예상했던대로 저를 혼내기 시작했습니다.

 

“너는 애가 뒤에 동생이 있으면 피해 있어야지 왜 가만히 있는 애들 넘어뜨려!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물론 처음부터 미스포츈 q각을 제대로 준 저의 잘못도 있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저 또한 굉장히 억울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같으면 가만히 있을 저 또한 대들기 시작했죠.

 

“아니 나는 가만히 있다가 HK가 부딪쳐서 나도 같이 자빠진거라고! 왜 나한테만 뭐라해 엄마는! 아 HK 저거는 짜증나게 혼자 고기 먹고 있잖아 저기 보라고 아아악!!”

 

평소 이성적 판단을 잘 하는 덜마지만, 저때는 분노조절이 힘드셨는지 저의 분풀이를 듣고서는 오히려 양말이 벗겨지다 못해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 상태로 덜마는 손에 집혔던 어떤 물건으로 제 대리를 양분 할 것처럼 내리치셨고 저는 억울함의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야무지게 처맞은 저는 집에 갈 때까지 덜마랑 말 한마디 안 나눴었지만, 차후 HK의 자백으로 제 억울함을 풀 수 있었습니다.

 

 

 

근데 페레가모 지갑이랑은 뭔 관련이냐구요?

 

 

 

그때 제 머리를 쪼갤뻔한 물건이 바로 저 지갑입니다. 

저도 저 지갑의 존재는 잊고 살았는데 엄마 전용 책장에서 우연찮게 저것을 발견했지 뭡니까. 

처음 저것을 발견했을 땐 그 날의 억울함이 떠올라 딱히 정이 안갔습니다만

또 막상 계속 보니 아직 현역인거 같은데 엄마는 방목했다고 하고해서 그냥 제가 거둬들였습니다.

(솔직히 페라가모 지갑 공짜로 준다면 거부할 이유는 없긴 하니까요 ^ㅡ^)

 

 

위의 사건 이후로도 동생들 만나면 이 얘기를 꺼내곤 합니다. 

롤이 나오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라 그런지 미스포츈의 창시자는 HK라는 우스겟소리를 하면서 말이죠.

오랜만에 이 얘기를 꺼내니 동생들이 보고싶네요. 

요즘은 자주 못 보는데 다음에 보면 좋은 추억 남겨줘서 고맙다는 얘기 정도는 해줘야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제 동생의 여자친구의 하나뿐인 오빠의 하나뿐인 친구의 하나뿐인 남동생의 하나뿐인 형의 하나뿐인 친구의 하나뿐인 여동생의 남자친구의 형

침착맨님 굉장한 팬이라고 하더군요. 대구 오셨을 때도 버선발로 달려가고 싶었는데

다음날이 공무원 시험이라 못갔었대요 😢

그 친구 생일이 8월 24일이라던데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 내용이 마음에 드셨다면 

그 친구를 위해 “준갸생축!

댓글로 한마디씩 해주면 힘이 될 거 같다고 하네요.

 

다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면서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아디★오스

태그 :
#사연있는물건자랑
#침착맨
#준갸생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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